이미 연예인 측이 조유영 노홍철 은지원을 중심으로 연합이 구성되어 있고, 그렇게 되면 앞으로 나머지 비 연예인도 당연히 서로 연합을 할 수 밖에 없게 될 겁니다. 비 연예인이 전략적으로 여러 사람과 플레이를 하고 싶더라도, 연예인 연합 측에서는 무조건 같이 놀아주질 않으니 어쩔 수가 없죠.

근데 비교적 두뇌가 우수한 비 연예인 플레이어들이 서로 굳건히 연합을 하면 연예인 연합이 전략적으로는 당해낼 수 없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연예인 연합 쪽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갈 것이라는 게 이상민의 판단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사람이 적어질수록 개인적인 역량이 중요해 질 것이고, 홍진호, 임요환, 이두희 등과 같이 상위 라운드에 가는 것은 이상민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죠.

이 판단은 매우 적절한 판단입니다. 지금까지 연예인 연합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게임이 다수에게 매우 유리했을 경우이거나, 비 연예인의 협력이 있었거나, 절도 같이 더러운 수를 썼을 때 뿐이니까요. 앞으로 비 연예인들이 굳건히 연합을 결성하게 된다면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연예인 연합이 이기기 힘들어질 겁니다. 사실 이번 게임도 임요환이 독자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하다가, 상대가 이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폭탄을 연예인 연합에게 넘겨줬기 때문에 가능했지요. 때문에 한 라운드라도 빨리, 아직 비 연예인 쪽이 연합을 결성하지 않았을 때, 사전에 이들을 떨어뜨리는 것이 이상민에게는 가장 좋은 전략입니다.

이번 라운드 플레이를 보면 이상민은 그 전략의 틀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었습니다. 일단 비 연예인들이 연합을 하려고 한다고 언질을 놓아서 대놓고 연합하기 껄끄럽게 하고, 비 연예인 중 한 명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서로 이간질을 시도하는 등 (이두희에게 홍진호를 찍도록 유도), 나름 최선의 플레이를 했습니다. 마치 이은결이 연예인 연합을 미리 와해하기 위해서 움직였던 것처럼이요.

비록 이두희가 홍진호를 찍지 않고 조유영을 찍었지만, 불명의 징표로 이두희를 낚았기 때문에 비 연예인끼리 데쓰 매치에 가는 걸 막고 이두희라도 데쓰 매치에 보낼 수 있었지요. 진짜 불멸의 징표는 아껴 두면서, 확실하게 홍진호, 임요환, 이두희 셋 중 둘을 데쓰 매치에 보내려고 했던 이상민의 계략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짜 증표로 이두희를 도우려는 것처럼 해서 자기를 믿게 만들고, 홍진호를 선택하는 것이 이두희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처럼 꾸몄죠. 물론 분노에 찬 이두희가 결과적으로 조유영을 선택하긴 했지만, 가짜 증표를 심은 덕에 셋 중 하나라도 데쓰 매치에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이상민의 행동들이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보는데, 게시판에서는 벌써 혐상민이 되어버렸네요. 순진한 이두희가 떨어진 것이 불쌍하긴 하지만 차분하게 게임을 되짚어보면, 딱히 이상민은 욕을 먹을 짓은 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Ps. 이상민이 금고 위치를 아무 이유 없이 은지원에게 알려주었다고 해서 비난을 받는 것도 같은데, 이상민은 자신이 금고를 열 동안 망을 봐주거나 할 사람이 필요하기도 했고, 은지원이 자기에게 불멸의 징표를 뺏어갈 깜냥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 말해준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판단은 이상민이 불멸의 징표를 어떻게 쓸 것인지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는 절대 자신의 이익에 반하여 친목을 위해 쓸 것 같지는 않네요.

Ps 2. 암전게임에서 이두희가 너무 은지원만 믿고 단순하게 플레이한 게 아쉽네요. 애초에 연예인 수가 많아서 어떻게 했든 불리했을 것 같긴 하지만요. 근데, 암전게임은 심판들도 같이 어두운 공간에 있다는 것 이용하면 말 그대로 룰 브레이킹한 플레이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전체 조명이 녹색/빨간 불보다 항상 늦게 켜지니까, 중앙선에서 양쪽에 발을 걸치고 있다가 녹색/빨간 불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잽싸게 움직여도 허용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적외선 카메라로 다른 심판이 감시하고 있다면 안 되겠지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