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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탈당 스토리 1. 한겨레-조선의 드문 의견일치?
게시물ID : sisa_269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연작
추천 : 3/2
조회수 : 35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7/01/30 07:27:28
 <한겨레>-<조선> 의견일치 "탈당은 구명도생"  
 한 목소리로 탈당파 맹비난, 탈당파 "<한겨레>, 권력중독됐나"  
 
     2007-01-29 08:59:35
  
"약삭빠른 탈당"(<한겨레신문>) 
"정권 망치고서 담 넘어 도망치는 정권 핵심들"(<조선일보>) 

<한겨레신문>과 <조선일보>가 드물게 한목소리를 냈다. 천정배 의원 등의 열린우리당 탈당에 대한 원색적 비난이 그것이다. 

29일자 <한겨레신문>과 <조선일보> 사설은 이례적으로 제목부터 내용까지가 흡사했다. '어느 신문' 사설인지 가리면 신문 제목을 가리면 헷갈릴 지경이다. 

<한겨레> "약삭빠른 탈당" 

지난주말 사설을 통해 탈당파를 '구명도생파'로 규정해 임종인 등 탈당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던 <한겨레>가 이날에도 개의치 않고 '열린우리당 침몰과 약삭빠른 탈당'이란 한층 원색적 제목의 사설을 통해 탈당파를 맹비난했다. 

사설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열린우리당 탈당 사태를 "침몰 직전의 배에서 탈출하는 행렬을 보는 듯하다"며 "이들은 ‘중도개혁 또는 민주, 민생개혁 세력이 주축이 된 새 정당 건설’을 탈당의 변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명분이나 설득력이 없다. 이들이 주장하는 새 정당이 3년 전 개혁정치를 내걸고 출범한 현 열린우리당의 노선이나 정책과 무슨 차이가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탈당해서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과 힘을 합치거나 아니면 반대로 보수적인 한나라당으로 간다면 그래도 이념에 따른 정치권의 재분화로 차라리 이해할 만한 구석이라도 있다"며 "별 차이가 없는 정당을 새로 만들자고 당을 떠나거나 깨자는 것은 일종의 꼼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사설은 "사실 거창한 이유를 대는 게 우습다"고 재차 탈당을 비아냥댄 뒤, "여당 의원이 공동운명체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이나 남은 상태에서 미래가 어둡다고 탈당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며 노무현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할 것을 주문했다. 

사설은 또 "정치도의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단지 인기가 없다고 해서 정치적 동지들을 내몰거나 결별하는 풍토를 보면서 자라나는 후세들이 무엇을 배우겠는가"라고 '후세교육'을 걱정하기도 했다. 

사설은 화살을 천정배 의원에게 돌려 "특히 천 의원은 여당 원내대표와 법무부 장관을 지내는 등 이 정권에서 핵심 구실을 했던 사람"이라며 "남들이 탈출하는 것을 돕고 최후까지 남아서 배와 운명을 같이하는 게 아름답다.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라는 비난했다. 

<조선> "정권 핵심들, 정권 망치고 담 넘어 도망쳐" 

<조선일보>도 이날 '정권 망치고서 담 넘어 도망치는 정권 핵심들'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열린당 탈당 사태와 관련, "국민은 이미 열린우리당에 사망선고를 내렸다. 탈당 사태는 생명을 다한 정당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이 소동이 결국 헌 간판 내리고 새 간판 내거는 국민 눈속임으로 끝날 것이란 사실도 이미 탄로났다"며 "그렇다고 해도 불과 3년 전 대통령을 만든 옛 여당을 깨고 새 여당을 앞장서 만든 정권 핵심들이 마치 피해자인 양하면서 경쟁적으로 여당 담장을 넘어 도망치고 있는 것은 염치 없는 짓"이라고 비아냥댔다. 

사설은 "지금 여당이 이렇게 된 것은 대통령과 그 주변 정권 핵심들의 공동 책임"이라며 "천 의원부터가 2004년 원내대표 시절 '민생을 구실로 개혁을 미뤄선 안 된다'며 각종 악법을 밀어붙였다"며 천 의원이 주도했던 사학법-국가보안법 등 4대 악법 폐지를 비난했다. 

사설은 또 "천 의원이 원내대표를 시작했을 때 40%가 넘던 여당 지지율은 그가 원내대표를 그만둘 때는 절반이 됐다"며, 이례적으로 노 대통령 핵심측근인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이 전날 천 의원을 비난할 때 썼던 통계를 이용해 천 의원을 비난하기도 했다. 

사설은 이어 "전 당의장과 현 원내대표 등 다른 탈당파도 그런 일에 나팔을 불고 추임새를 넣던 사람들"이라며 "그런 그들이 ‘민생’ 깃발을 다시 꺼내 흔들며, ‘반개혁세력’이라고 저주하던 민주당과 합칠 궁리를 하고 있다"며 추가탈당을 예고하고 있는 정동영 전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를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탈당파 "<한겨레>, 권력에 중독됐나" 

탈당 의원들은 보수 <조선일보>의 비난은 예상했던 것이나 진보를 표방하는 <한겨레>의 잇따른 원색적 비난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천정배 의원의 한 측근은 "세상을 오래 살다 보니 <한겨레>와 <조선일보>가 동일한 정치사안을 놓고 똑같이 비난하는 일을 다 보게 된다"며 "<한겨레>도 권력에 중독됐나"라고 탄식했다. 

그는 "엄격히 말해 노무현 정권의 몰락에는 <한겨레> 책임도 없지 않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17대 총선후 아파트 분양원가 공약을 파기할 때도 <한겨레>는 침묵하며, '분양원가 공개 대신 분양가 연동제만 실시해도 아파트값이 20%이상 떨어질 것'이란 정부 주장만 싣는 등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견제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강재섭 대표 등 한나라당 진영이 왜 탈당세력을 비난하며 노대통령과 함께 공동책임을 지라고 비난하는 지 그 동인을 <한겨레>는 진정 모른단 말인가"라며 "<한겨레>는 연말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하기를 바라는가"라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그는 "<한겨레>가 탈당사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는 언론의 자유이며, 일부 탈당세력 가운데 구명도생 세력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탈당세력 전체를 매도하기에 앞서 <한겨레>도 오늘날 노무현 정권과 진보세력이 왜 이렇게 국민적 외면을 받게 됐는가에 대해 스스로 뼈저린 자성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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