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첫 경험
게시물ID : readers_269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콜필드
추천 : 0
조회수 : 22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11/15 15:49:41
1. 소희 이야기
 
안녕하셨어요? 으응, 안녕. 3년 만인가. 나는 훌쩍 커 버린 소희 앞에서,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 머뭇거렸다. 이게 얼마 만이에요. 소희는 나와는 달리 잘도 재잘거렸다. 그러게. 벌써 일 년도 넘었다. 그나저나 너 밥 먹었니? 버스 타기 전에 터미널에서 라면 먹었어요. 그럼 밥이나 먹으러 가자. 나는 그렇게 말하며 소희를 데리고 터미널을 빠져나왔다. 찌는 듯한 햇살이 내 머리 위로 내리쬈다. 서울은 건물이 많아서 그런가, 더 덥다. 소희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손바닥으로 차양을 만들었다.
소희는 고향 후배였다. 중학교는 같은 학교였지만, 인문계와 실업계로 학교가 엇갈리는 바람에 중학교를 졸업하고는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다. 네가 지금 고2인가? . 소희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소희가 다니는 학교 생각이 났다. 엄청 공부 못하는 애들만 다니는 걸로 유명한 학교였다. 그래 학교는 잘 다니니? . 오빠는요? 나도 잘 다니지 뭐.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마주앉은 소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정말 많이 컸구나. 중학교 때는 화장이라고는 하지 않던 애였는데, 목과 얼굴의 피부색이 다른 것이 보였다. 3년이란 세월이, 소희를 여자로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꽤 괜찮게 생겼는데. 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남자친구는 있니? 없어요. 소희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서울엔 혼자 왔어? 잘 데는 있고? 계속 그렇게 물은 덕에 어느 정도 정보를 캐낼 수 있었다. 내년엔 고 3이니까. 그전에 서울에 한번 와보고 싶어서요. 하고 소희는 말했다. 친구들 없이 혼자 서울에 오다니. 조금 신기했다. 문득, 이 애는 해 봤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남자친구가 없다니까 아무래도 안 했을까. 아니다. 저 정도 얼굴이라면 했을 수도 있어. 얼른 짐작이 안 되었다.
점심을 먹은 후 소희를 데리고 강남으로 홍대로, 이리저리 오갔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밤 아홉 시가 훨씬 넘어 있었다. . 이제 슬슬 가야겠다. 근데 너 어디서 자려고? 내 말에 소희는 자신없는 표정을 지었다. 한번 물어볼까. 우리 집에서 자고 가겠느냐고. 문득 자취방 청소를 안 해놓은 것이 생각났다. 그 방에서? 일단 물어나 볼까. 나는 잠시 고민했다. 그때 소희가 말했다. 아참. 저 오빠 자취방에서 자고 가면 안 될까요? 으응? 내 방에? 나는 속으로는 좋았지만, 애써 고민하는 척을 했다. 물 많이 안 쓸게요. 소희의 말에 나는 마지못해 승낙하는 척을 했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이 벌게지는 것이 느껴졌다.

 
 
. 오빠 방 좋네요. 침대도 있고. 소희는 내 방문을 열고는 감탄했다. 좋기는. 잠시만 기다려. 나는 방 여기저기 널브러진 옷가지들을 대충 치웠다. 정말, 오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땀으로 양손이 흥건하게 젖었다. 소희가 침대에서 자기로 하고, 나는 바닥에 이불을 깔고 누웠다. 뭐야. 이거 안 하는 건가. 하긴. 아직 애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불을 덮었다. 쿵쾅대던 가슴이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하며 잠이 솔솔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때, 소희가 오빠. 하고 나를 불렀다. ? ? 순간 식었던 가슴이, 다시 뛰었다. 이리 올라와요. 오빠가 방 주인인데. 이러면 제가 미안하잖아요. 나는 몇 번 실랑이를 벌이다가, 또다시 못 이기는 척을 하고서는 침대 위로 올라갔다.
 
 
2. 첫 경험
 
인터넷에 널린 수많은 경험담을 보면서 상상을 해본 적은 있었지만, 그리고 야한 소설이나 동영상을 핸드폰으로 보다가 땀을 뻘뻘 흘리며 자위를 한 적은 있었지만. 정작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나는 몰랐다. 심지어 그 때까지 난 완전한 여자의 나체를 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도톰한 입술을 찾아 키스를 했다. 소희도 본능적으로 혀를 내밀었으므로 쉬웠다. 소희의 입술에서는 달콤한 맛이 났다.
소희가 신음을 내뱉었다. 그 신음을 붙잡고 싶을 정도로, 기분 좋은 신음이었다. 그러나 신경이 쓰였다. 움직일 때마다 침대에서 삐걱삐걱 소리가 크게 났다. 조용한 새벽이었으므로 더 크게 들렸다. 바로 옆 벽이 주인집 작은방일 텐데. 하지만 나는 천천히, 일을 진행시켜야만 했다. 소희가 내 심장소리를 듣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슴은 계속 뛰기만 했다.
내 손가락이, 어둠을 한참을 더듬은 후에야 소희에게 닿았다. 꼭 옛날 할머니가 입던 삼베적삼을 만질 때의 그런 감촉이었다. 까끌거렸다. 그 전에는 그런 느낌을 못 가졌었는데. 나는 순간 아. 하고 탄식했다. 왜 그래요? 소희가 물었다. 아냐. 아무것도. 바닥은 여전히 삐걱대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겉잡을 수 없는 황홀함으로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소희가 겨우 내 어깨를 두어 번 잡아 끌었을 때였다. 시발, 이게 섹스인가? 의구심이 들었다. 오 분도 되지 않았을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은 끝났다. 시계바늘이 똑딱이는 소리가 그제야 들려왔다. 희미하게 소희에게서 기분 좋은 살 냄새가 났다. 나는 횟집의 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처럼, 가만히 그 자리에 있었다. 씩씩 거친 숨을 몰아쉬는 사이사이 알 수 없는 낭떠러지로 내가 곤두박질치는 것만 같았다. 죄책감이 들었다. 감당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큰.
나는 주섬주섬 옷을 입는 소희를 돌아 볼 엄두도 못 내고 얼른 옷가지를 챙겨 입었다. 그리고 곧장 후다닥 침대에서 내려왔다. 가쁜 숨을 내쉬며, 아까 누웠던 자리에 도로 누웠다. 티셔츠의 등 부분에 땀이 흥건하게 젖었다. 침대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몇 번 나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졸음이 내 몸을 감싸 안았다. 콘돔을 쓰지 않았는데. 하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3.
그것이, 내 첫 경험이었다.


--------------------------------
야설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저는 '성장 소설'의 한 범주로 놓고 생각하고자 했습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