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욥을 시험에 붙히자 욥은 하느님에게 농락당하여 하루아침에 모든 재산을 잃고 알거지가 되었다
종들은 살해당하고 자식들은 집안에서 먹고 마시다 갑자기 불어온 돌풍에 집이 무너져 모두 깔려 죽고 말았다
하느님이 욥을 정수리에서 발바닥까지 썩어 문드러지게하니 욥은 흉칙한 늙은이가 되어 떠돌게 되었다
마침내 욥이 절망하여 말하길
내가 태어난 날을 멸하게 하라
사내아이를 낳았다고 이웃이 기뻐하던 그날이여! 없어져 버려라
칠흙같은 어둠에 싸여 아에 동트지 말아라
어찌하여 이한몸 모태에서 숨지지 아니 했던가
어찌하여 모태에서 날적에 숨이 막히지 아니 했던가
그리했더라면 이한몸 누워서 편히 쉴터인데
땅을 호령하던 왕들과 황금을 두른 귀인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영면했을것을
낙태되어 모태에서 곧장 무덤으로 가는것이 나았을것을
어찌하여 고단한 두 무릅이 나를 받았으며 어린것에 젖에 물렸던가
태어나지 않았던들 악한자들이 설치는 꼴을 보지 않았을것이고
가난한자들을 꾸짖는 욕설도 듣지 않았을것이고
귀한자 천한자 차별이 없고 노예가 주인에게서 속박당하지 않는 그곳에서 편이 쉬었을것을
어찌하여 가난한 자에게 빛을 주시고
괴로운 자에게 생명을 주었던가
인생은 땅위의 헛된 노동이요
생애는 해지기만을 기다리는 날품팔이의 하룻날과 같지 않은가
욥이 하느님을 싫어하여 피해 달아나다 하느님을 통열히 비판하며 말하길
여자몸에 태어난 사람이란것이 수명은 하루살이 같은데
그마저 괴로움으로 가득차있습니다
꽃처럼 피어나다 곧 이슬처럼 말라 사라질터인데
그런 사람에게서 살피고 들추실일이 무엇이며
법정에 붙혀 죄를 논할일이 무엇입니까?
그러니 사람에게서 눈을 돌리시어 품꾼같은 하루나마
편이 좀 쉬게 내버려두십시요
당신은 아득히 높은 곳에서 어둠에 몸을 숨기고 있으면서
사람에대해 무엇을 안다고 무슨 심판을 하겠다 하십니까! 보십시요
악한자들이 복을 받고 부유하여 더 천천히 늙고 더 건강하니 어찌된 일입니까?
재산은 해가 갈수록 어김없이 불어나고 개구쟁이 어린것들이 흥겨워 여기저기 뛰어 놀며 행복하게 살더군요
변변치않은 자식들도 부모덕에 다 한자리씩 차지하고 으시대며 살면서 기껏 하느님에게 한다는 소리가
우리 앞에서 비키시요
당신의 가르침따윈 알고 싶지도 않소
당신이 무엇이관대 참견질이며 전능한 힘이란게 무엇이라고 우리가 섬길것이며
무슨 먹을것이 생긴다고 당신에게 빌랴!
이러한 악인의 집이 적막한적이 있던가요
그집 대문은 세상 유력자들의 방문으로 웅성대고
사람들은 그가 방귀만 꾸어도 싱글벙글합니다
하느님이 진노하여 벌을 내리시겠다고 한들 그들이 끄덕이나 하던가요
하느님은 아비의 죄를 남겨두었다가 자손들에게 내리신다고 하지만 그게 어디 될말인가요
죄를 지은 본인이 벌을 받아야지 살만큼 살고 죽은 다음에 집안이 어찌된들 무슨 상관이 있습니가?
반면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처지를 보십시요
일생을 뼈가 부셔저라 일만하다가 숨을 거둡니다
병들면 그저 죽는 날만 기다리고 행복이란 맛도 보지 못하며
짐승처럼 흙과 한덩어리가 되어서 한낯 뙤약볕에 구워져 말라 비틀어어져갑니다
행여나 자식들에게 먹일 음식, 옷한벌 구해줄수있을까
새벽같이 찬바람이는 세상에 나가 돈벌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저 가련한 모습을 보십시요
악인의 밭에서 부스러기를 좀 주워보기도하고
걸친 옷도 없이 밤을 새우고 덮을것도 없이 오들오들 떨어야하고
폭우가 내리면 거리에서 그대로 젖고 숨을 곳도 없이 바위에 웅크리고 있는 저 모습을 보십시요
이욕이 눈에 보이면 힘없는 사람들을 개처럼 걷어차 밀처버리니
이천덕꾸러기들은 아에 숨어서 나오지 말란 말입니까?
채무가 있다하여 아비없는 아이를 어미의 젖가슴에서 떼어내고
빈민의 젖먹이를 저당잡아도 괜찬다는 것입니까?
빈창자를 움켜쥐고 남의 곡식을 날라야하는 빈민들을 죽도록 때려서
그신음 소리가 도시마다 사무치는데
당신은 그들의 신음소리를 들은체도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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