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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지하철을 탔다가 ~
게시물ID : freeboard_2694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피노키오여리
추천 : 9
조회수 : 36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7/11/26 06:08:30
어제 밤에는 욕 먹을 짓을 좀 했습니다 

여러분은 지하철을 타면 잠이 언제 제일 많이 오시는지 ... 

아침 일찍 ?? 혹은 저녁 늦게 ?? 

하루 종일 고된 일가를 마치고 ...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

막차에 가까워서인지 언제나 만차이지만 

간혹 기분 좋게 자리 하나 얻어내지요 ... 

어제도 그러한 날이 었습니다 

너무 많이 걸어서 다리가 아린 어제 같은 날은 자리에 앉으면

그 짜릿한 편안함과 함께 나도 모르게 스르륵 눈이 감기지요 ...

제 옆에는 일렬로 한 8명?? 죄다 졸고 있었습니다 ...

아니 뻗어있었습니다 ... 죄다 뭣들을 하고 왔는지 .. ^^ 

저를 포함 모두 일행같아 보였겠네요 ㅋㄷㅋㄷ 

한참을 정신없이 자다 번뜩 깼어요 

지하철이 멈추길래 역이 어딘지 확인하고 또 여유있는(?) 잠을 신청하지요 

저는 종착역에 내리기 때문에 ^^ 여유(?) 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지하철 안이 소란 스러웠던 순간은 ... 

아버지 연세쯤 되시는 분과 아줌마가 타셨습니다 (물론 이때 전 눈을 붙인 .... ^^;;;)

"야야 ... 봐라 ... 봐라 ... 저거 보이나??" 

라고 했던것 같습니다 ... 전 눈을 떴고 사람을 확인하고 자리를 양보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말에 울컥해서 그냥 "눈뜨고" 버팅기었습니다 

"저것들 왜 전부 눈 쳐감고 있는줄 아나?? 미안해서 안카나 미안해서 쯔쯔쯔" 

참 ... 큰 아저씨의 목소리 였습니다 지하철 안 사람들 다~~~ 들으라고 

사람은 많은데 ... 지하철이 조용한 시간대를 아십니까?? 

막차에 가까워지는 시간 ... 만차 안 ... 말할 힘도 없는 사람도 많습니다 

적어도 제가 확인한 학생들은 정말 "뻗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제정신이라 할지라도 인지할 시간조차 없었을듯 ...

이건 머 ... 자리 양보하려고 두리번 거리고 있어야하는 것도 아니고 ... ㅠㅠ 

그 조용한 지하철 안에서 아무죄 ... 아니 죄는 있을수도 있겠군요 

어쨋든 그 말을 세번 네번 계속 반복하는데 ..... 

학생 몇명 순식간에 정말 죽을 죄인 만들더군요 

그때 학생 한명이 조용히 일어나 아줌마만 앉으셨고 아저씨의 소란은 수그러들었습니다 

정말 .. 대 놓고 "비켜라" 보다 더 기분 나쁘더군요 

그래서 저는 오늘 큰 죄 ... 하나 지었습니다 

평소 버스, 지하철 자리 "양보"하나 만큼은 철저하게 지켰다 자부합니다만 ...

어른들도 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당연"은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 

문득 떠오르네요 ... 

4~5년 전 노신사 한 분께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했는데 

할아버지께서 중절모를 벗으시면서 고등학생이었던 저에게 정중히 인사하시며

"고맙습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할아버지가 멋있습니까?? 

전 지금까지 본 할아버지 중에 그 분이 제일 멋있었습니다 

멋있게 나이먹는 방법입니다 

어쨋든 ... 전 큰 죄를 지었기에 ... 오유여러분께 대신 진심으로 사과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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