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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삼아 써본 판타지 소설 프롤로그예요. 어떤지 봐주세요!!
게시물ID : readers_269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utt.
추천 : 2
조회수 : 24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1/27 21: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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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풀벌레 우는 소리 가득한 새벽. 베니안 대륙 동남쪽에 위치한 로디오니 성벽 밖, 길다란 천을 발목까지 두른 한 사내가 성벽을 바라보며 우뚝 서 있다. 음침한 기운이 감도는 사내는 이내 성벽 가까이 발걸음을 옮긴다. 무언가 입으로 중얼거리던 사내의 오른손에서 푸른 빛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푸른 빛은 대기를 진동시키며, 점점 더 강렬해졌다. 중얼거림을 멈췄을 때, 사내는 있는 힘껏 푸른 빛을 성벽 위로 던졌다. 순간 경비병들이 소리쳤다. 
"무언가 날아온다!!! 경보를 울려!!!"
경비병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경보를 울리는 순간에 강렬한 푸른 빛을 발산하는 물체는 성벽 위에 도달했다. 
뎅- 뎅- 
커다란 소리를 내며 한 경비병이 경보를 울렸을 때, 푸른 빛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졌다. 순식간에 푸른 빛의 범위 내의 모든것이 깨끗하게 사라졌다. 그 대신 그 자리엔 베니안 대륙에 존재하지 않던 마수들이 나타났다. 
키에에에에엑--
어딘가 어색해 보이는 모습의 마수들은 이성을 잃고 찢어지는 울음소리를 내며 로디오니 성채를 부수기 시작했다. 대비하지 못한 공격에 성채의 병사들은 힘도 쓰지 못하고 주민들과 함께 스러지듯 죽어나갔다. 영주 성 내에 있던 고위 기사단들이 나와 상황을 저지하려 할 때, 성벽 밖에서 혼란스러운 관경을 지켜보고있던 사내는 소리없는 웃음을 터뜨리고는 뒤돌아 사라졌다. 사내가 자리를 뜬 후 동이 트기 시작했다. 마수들의 울부짖음과 병사와 기사단, 주민들의 울음섞인 비명소리는 해가 비쳐도 끝날 줄을 몰랐다. 

00. 신호탄

대륙 남서쪽에 위치한 수도 아래, 작은 해안 도시 호민. 조용한 마을에서 유일하게 마을사람들에게 둘러쌓여, 눈에 띄는 사내가 있었다. 
"아 다음은 우리집 순실이 차례라니까!"
"이 여편네가 어디서 새치기야, 임신한 우리 소 봐주러 가야된다고! 한시가 급해!!"
"아니 내가 명색의 촌장인데 우리 집부터 가야지, 암" 
"아니, 촌장님은 이럴때만 권위적으로 나온다니까~ 그러지말고 우리 차례대로 합시다!"
시끌시끌하게 모여있는 마을 사람들이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대고 있을 때, 중간에 끼어있는 사내는 걱정하고 있는 소녀에게 말했다. 
"이 강아지 괜찮을거야. 어제 뭔가 잘못먹고 채한 것 같은 걸, 혹시 어제 뭔가 나눠줬니?"
울먹거리는 소녀가 말했다. 
"제가...먹기싫어서....야채를....나눠줬는데...훌쩍... 그것 때문인가요..?"
"음...그 뒤에 니가 고마워서 준 고기를 급하게 먹다가 그랬다는데 ?"
사내가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산에 고로초라는 약초의 즙을 내서 먹이면 금방 나을거야, 가서 추니에게 먹이렴"
소녀는 눈물과 콧물을 소매로 닦아내고 인사를 한 뒤, 추니를 들고 달아나듯 달려갔다. 여전히 시끄러운 사람들 틈에서 사내가 허리를 폈다. 그 때 마을 경비대장 히쿡이 무리로 걸어왔다. 
"어이 하빈 !! 우리 순찰조가 왕궁방향에서 날라오는 제벅을 봤다는군. 자네 떠날 준비를 해두는게 좋을 것 같네만"
하빈은 귀찮다는 듯이 허리를 양쪽으로 돌리면서 말했다. 
"쉬러 온지 얼마나 됐다고.. 그 잘난 왕궁은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라니"
그러자 마을사람들이 일제히 한숨을 쉬었다. 
"이번에도 이렇게 빨리 가는구먼.. 엉터리 의사에게 맡겨야 한다니"
"우리 송아지는 빛을 못보겠어.."
"이봐 하빈 촌장인 내 상태정도는.."
하빈이 소리쳤다. 
"여러분!! 저는 탐험가지 수의사나 의사가 아니란 말입니다!!!  위험할 때마다 도움이 됐던건 그저 가지고 있던 희귀 약초들 덕분이라고요!! 그러니까 그만들좀 하세요!!"
하빈이 크게 소리치자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웃었다. 
"하빈은 정말 바보같다니깐"
"특히 저렇게 소리칠 때 말이야"
"어떻게 매번 고향에 돌아올 때마다 저모양일까"
하빈이 마을사람들 틈을 비집고 나와 지친듯한 발걸음을 옮겨갈 때 제벅이 하늘에서 나타났다. 그리고 곧장 하빈의 앞으로 가더니 흰색이었던 제벅의 색이 붉은 색으로 바뀌며 금새 잿가루로 변했다. 경비대장이 놀라며 말했다. 
"저것이 왕실 마법사들이 마력으로 만들어 보낸다는 제벅..자네가 이곳에 있다고 해도 한 번도 보낸 적이 없더니만..하빈 붉은색은...?"
하빈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전쟁 혹은 마수,신수에 의한 국가적 재앙 등에 의한 긴급 소환입니다. 하지만 봉화가 타오르지 않았으니, 크게 걱정하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마을사람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비밀로 해주십쇼"
제벅을 만난 왕하 소속을 나타내는 뱃지가 하빈의 주머니 속에서 떨리기 시작했다. 

-수도 두 번째 태양, 립튼 왕국 왕의 집무실. 

고급스런 원목위에 천년전쟁 때 바위에서 튀어나와 왕을 지켰다고하는 신수 암룡이 새겨진 문이 있다. 무거워 보이는 문이 열리면서 왕하 기사단장 모르조가 빠른 걸음으로 왕에게 다가가 대리석 바닥을 미끄러지듯이 왕에게 예를 갖췄다. 
"모르조, 하빈은?"
"예, 폐하 붉은색 제벅을 보내 두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도착할 것입니다."
왕이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천년전쟁 이후 첫 공격이네...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문제야.. 공격한 마수와 공격한 상대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어..손도 못쓰고 당해 버리다니.." 
"우리가 모르는 마수라도 하빈이라면 알 수도 있습니다 폐하"
왕은 고뇌에 잠긴듯 땅을쳐다보며 머리만 쓸어넘겼다. 
"하지만 살아남은 주민과 병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누군가가 마수들을 성벽으로 이동시킨 것 같다더군. 본적이 없는 기술로 말이야.."
"예, 폐하. 마수의 소리가 들리기 전에 굉음과 함께 푸른 빛을 보았다는 다수의 증언이 있습니다. 이를 보면 아마도 마법이 사용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역시 목인들을 찾아가야하는 것인가"
주먹을 쥔 왕의 손이 가볍게 떨렸다. 
"대륙에 뿌려진 피의 역사를 반복할 수는 없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어서도 안돼.."
"섣부르게 판단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하빈을 기다리시지요" 
왕은 시선을 바닥에서 창가로 옮겼다. 창 밖에는 청명한 하늘과 왕국의 상징인 깃발이 보였다. 
"하빈이 오면 하빈에게 그 망나니도 데려오라 해야겠네.. "
"예, 폐하"
모르조는 걸어온 길을 빠르게 돌아갔다. 무거운 문이 다시 열리고 닫히자 왕은 혼잣말을 했다. 
"마법이라면 정말...위험하군.."

01. 불어오는 바닷바람

호민에서 빠르게 출발한 하빈은 수도를 향해 달렸다. 사흘 밤낮을 쉬지 않고 달린 하빈은 호민과 수도의 중간마을인 카브르에 도착했다. 입에 거품을 물며 탈진해가는 말을 달래며 하빈은 간신히 카브르에 도달할 수 있었다. 말이나 하빈이나 지치기는 피차일반이었으나, 붉은 제벅을 받은 이상 하빈은 최대한 빠르게 수도에 도달해야 했다. 야영조차 그에겐 사치가 되어버렸지만 마을에서 만큼은 쉬기로 했다. 가뿐 숨을 내뱉으며 침을 질질흘리는 말을 교환소에 맡겨놓고 그는 마을 주점으로 향했다. 도시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크기의 변방마을인 카브르는 호민 만큼이나 조용했으나 수도가 가까운만큼 사람이 제법 많았다. 특히 주점은 밤이나 낮이나 사람이 모여있어 마을보다 시끌벅적했다. 익숙한 발걸음으로 카브르의 주점으로 들어간 하빈은 큰 소리로 외쳤다. 
"헤디스 !! 달맞이주랑 요깃거리 반나절 머무를 방하나!!"
수도로 가는 길에 항상 들리는 마을인 만큼 하빈은 주점 주인과 이미 익숙한 사이다. 
"하빈, 마을로 들어간지 일주일이나 됐는지 모르겠군. 자네가 다시 나올줄은 알았지. 반푼이 모험가들이 왕국에 큰일이 생겼다고 떠들어대더군. 껄껄껄"
민머리에 수염을 기르고 우락부락한 사내는 걸걸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끄러 헤디스, 웃을일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하빈은 지친 몸을 이끌고 헤디스 앞에 앉았다. 
"이 잘나신 왕국에서 얼마나 급했으면 제벅을 썼다고, 코 앞에 있던 나한테"
달큰한 달맞이주 한잔을 털어넣고는 얼굴을 찡그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역시 달맞이주는 니 녀석 집이 최고야. 다른건 몰라도 그거 하나만은 인정하지"
"제벅이라니..말로만 들어본 녀석을 썼다는거냐?"
헤디스는 수염을 매만지면서 말했다. 
"그래 마력이 희귀한 이 나라에서 마력을 쓸 정도에 일이 벌어졌다고, 문어대가리야"
하빈은 소시지와 죽을 번갈아가며 입에 집어넣었다. 문어대가리라는 소리를 들은 헤디스는 정수리까지 빨개져 하빈을 노려보며 다가가다 여자 목소리에 멈춰섰다. 
"하빈! 일찍돌아왔네. 이번에야 말로 나를 위해 찾아온거야?"
하빈 또래로 보이는 귀엽게 생긴 여자가 주방 뒤편에서 나왔다. 검게 그을린 피부에 흰색 머리칼을 길게 늘어뜨리고, 중간키정도 되어보이는 그녀는 하빈을 보자 생글생글 생기가 돌았다. 
"카멜라..이런 싸가지없는 녀석은 절대 안된다. 차라리 나를 죽이거라."
헤디스의 딸, 카멜라는 뾰루퉁한 표정으로 헤디스를 노려보며 말했다. 
"아빠, 아빠 허락은 받을 생각도 없었거든요"
배를 다 채운 후 달맞이주를 계속해서 입에 털어넣던 하빈은 앞에서 투닥거리는 부녀를 보며 고개를 젓고는 말했다. 
"카멜라 미안하지만 널 보러온게 아니야. 급한 일이 생겨서 수도로 돌아가는 중이야. 헤디스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모험가들이 늘어놓던 얘기나 해줘"
헤디스는 아직도 씩씩거리며 카멜라를 주방으로 구겨넣은 뒤에 하빈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녀석들은 네게 도움도 안되는 꼬마녀석들이지만, 어디까지나 소문이 전해진거니까.. 남서쪽 끝자락에 있는 로디오니는 너도 알거야. 그래 그 제일검이었던 페르하가문이 있는 곳, 그 영감탱이가 약해진 탓인가 그곳이 함락되었다는 소문이 돌고있어. 아마도 사실이겠지 니녀석이 소환을 당한 것을 본다면 말이지"
헤디스는 주문을 정리하고 종업원들에게 빠릿하게 움직이라고 소리치면서 말했다. 
"그치만 페르하가문이 있다면 그곳은 문제없는 것 아닌가? 헛소문일수도 있지"
하빈은 무언가 생각난 표정이었다. 
"아니야.. 페르하가문의 제일검은 투병중이야. 나이가 나이인 만큼 움직이기도 힘든 몸이고, 그의 자식들은 대부분 왕국군 소속이다. 로디오니 성채에 있지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한,두명이라면 몰라도 말이지. 그래도 기본적으로 병력이 적은 성은 아니지만...왠지 커다란 일이 생겨버린 기분이 드는걸"
하빈은 병에 남아있던 달맞이주를 입에 모두 털어넣었다. 
"난 이제 올라가서 쉬어야겠어"
하빈은 돌아서서 열쇠를 쥐고 계단으로 걸음을 옮겼다. 
"계산은 역시나 그걸로?"
"응, 이걸로"
하빈은 왕하 소속 뱃지를 헤디스 앞에 대고 흔들어댔다. 그러자 그것을 확인한 사람들은 잠시 말을 멈추고 그 모습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주점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웃고 마시고 떠들는 것은 모험가들에겐 의무와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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