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체조 대표팀의 맏형 양태영(26·포스코건설)은 담담하게 말했다. 7일 새벽(한국시간) 2006 도하아시안게임 체조 남자 개인 종목별 평행봉 결선이 열린 어스파이어 홀. 모자를 눌러 쓴 양태영은 캠코더를 들고 관중석에 앉아 있었다. 풀이 죽어 있었지만 눈빛은 살아 있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저긴데….’ 그의 눈빛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지긋지긋한 불운은 지난 2일(한국시간) 찾아왔다. 남자 체조 단체전 철봉에서 공중 회전 연기를 펼치다 바닥으로 떨어져 왼쪽 무릎을 다친 것. 국제 대회 첫 금메달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도대체 왜 자꾸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나나.” 양태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둘렀다. 돌이켜보면 지난 2년은 실망과 좌절의 연속이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심판의 어이없는 오심으로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도둑맞고 말았다. 그해 말 동아시안게임에서는 편파 판정으로 동메달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손가락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었다. 양태영은 이번 대회에선 금메달이 확실하다고 믿었기에 마음고생이 더했다.
양태영의 목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다. 좌절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양태영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다. 앞으로 긍정적으로 좋은 일만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실력자 양웨이가 평행봉에 오르자 양태영이 캠코더를 높이 치켜들었다. 그의 마음은 벌써 베이징에 가 있었다
---------
그때가 생각나더군요.. 후진국 이란 이유로 선진국인 미국에게 아니, 심판에게 금메달 뻇겼던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