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니어스 사태에 대한 반감은 단순히 연예인 몇 명에 대한 비호감을 쏟아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지니어스 내의 이상민을 주축으로 한 연예인 집단에 대한 반감은
현재 현실에서 권력을 가지고 부정 부패 비리를 저지르며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정치인들에 대한 반감,
온갖 부당한 일들을 시키며 '야 이게 사회생활이야!' 하며 떵떵거리는 비열한 직장 상사에 대한 반감,
학생회 하나 잡았다고 이것 저것 시키고 등록금 불이익 주며 왕 헹세를 하던 대학 학생회에 대한 반감,
부조리함을 권력으로 찍어누르며 모두의 입을 닫게 쉬쉬 시키던 뒤틀린 기강을 기반으로 한 군대에 대한 반감,
학교에서 아이들을 왕따시키며 돈을 뺏고, 폭행하고, 그러면서도 처벌받지 않고 깔깔대며 당당한 그 일진들에 대한 반감,
그리고 현재 권력을 가지고 있는 친일파 들에게 붙어 아부하며 그 '사회생활' 을 영위하고 싶어하는 일베에 대한 반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지난 오랜 시간동안, 살아오면서 이에 대해 너무나 많은 고민을 해 왔습니다.
이 많은 부당함들에 맞서 아닙니다를 외칠 것인가, 아니면 포기하고 자기도 사회 생활에 뛰어들어야 할 것인가.
사회에 처음 뛰어 든 초년생들이 가장 심각하게 겪어왔던 이 대부분의 문제들은 80년대 90년대를 거치며
온갖 소설과 드라마를 통해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부당한 것을 어쩔 수 없이 희생해 왔던 회사원 아버지' 이미지가 덧씌워져
사람들 머리에 주입되어 왔었습니다.
부당함에 굴복하고 화를 참는 것, 너가 약자고 바보라서 그런게 아니라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으니까 라는 명분을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은 꽤나 성공적이어서, 이제 누구나 불의 앞에 '현실을 직시해라', '철 없이 정의 따지고 그러지 마라', '사회생활 잘 해라' 라는 충고를 거리낌 없이
던질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리는 항상 무언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해 왔지만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고
이걸 어디서부터 바꿔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지니어스는 그 선을 아주 명백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이두희에게 살아보니까 사회가 그렇더라.. 는 말을 이상민이 아닌 그 날 게임에 참여도 하지 못했던 홍진호가 내뱉었다면 어떻게 들렸을까요.
이상민이 저를 인생 내내 불편하게 했던 그 말, 사회 생활이 그래! 라는 말을 지껄였을 때
저는 이 불편함이 도대체 어디서 오는지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당신, 지금 그 말 내뱉는 당신 같은 사람만 없으면 우리가 이런 사회생활 하지 않아도 돼.
뒤통수 치고, 남을 속이고, 뻔뻔하게 거짓말 하고, 잘못 한 거 인정 안하고, 온갖 사기 혐의로 인생 점철해 놓고도 가해자 주제에
그걸 파란만장하고 고생이 많았던 인생으로 포장해서 당당한 갑 행세 하며 파벌 만들어 마음에 안 드는 사람 왕따 시키고, 낙하 시키고, 또 사기 치고.
너 같은 종류의 인간만 이 사회에 없으면 그런 기도 안차는 '사회 경험', '사회 생활' 도 필요 없는데.
지금 저 인간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입을 나불대는가.
저에게 이상민의 모습은 지금 비틀어진 한국 사회의 꼭대기 였습니다. 세상이 다 그러니까 참아! 라고 나를 찍어 누르는 부정 부패 였습니다.
지니어스를 더 이상 보지 않기로 생각한 저에게, 고맙게도 지니어스가 남겨준 과제가 한 가지 있습니다.
다시 한번 처음으로 돌아가서 , 나는 도대체 이 썩어빠진 사회 생활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아니, 앞으로 과연 할 것인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방송이었습니다.
지니어스 관련 글이라 그런가;; 별 생각 없이 자게에 올렸다가.. 올리자 마자 반대 먹어서 자삭하고 여기 다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