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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집-272] <거짓말이다>
게시물ID : readers_269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문장수집가
추천 : 2
조회수 : 20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11/28 10: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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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땅히 할 일을 하지 않아서 304명이 죽은 거예요. (281)

 

2) 이 나라는 마음이 없습니까. 국가부터 정직해야 합니다. (225)

 

3) 감방에 처넣어야 할 쥐새끼들은 전부 어디로 숨은 거지? (192)

 

4) 보기 좋고 듣기 좋은 말들은 돈을 가리는 가면에 불과합니다. (26)

 

5) 정말 소설 같은 일이, 우리만 모른 채 우리를 기다렸던 셈입니다. (178)

 

6) 2014416일로부터 비롯된 우리 삶의 변화는 좋든 싫든 계속될 겁니다. (358)

 

7) 제겐 존경하는이란 꾸밈말이 세상에서 가장 더럽고 텅 빈 깡통처럼 느껴집니다. (15)

 

8) 저는 존경하는이라는 꾸밈말을 누군가의 이름이나 직책 앞에 죽을 때까지 붙이지 않을 겁니다. (12)

 

9) 많은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사고가 나면, 그걸 이용해서 한몫 챙기려는 날파리 떼가 몰려들기 마련입니다. (23)

 

10) 선내 진입도 못 하는 상황을 사실대로 전한 이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말들은 들끓고 글들은 흘러 넘쳤죠. 관직이 올라갈수록 번지르르한 거짓말들을 마이크 앞에서 해 댔습니다. (61)

 

11) 국민과 국민이 만난 거야. 유가족과 잠수사가 서로 사과를 주고받아선 안 돼.

    오히려 우린 함께 국민을 우롱하고 상처를 입힌 자들을 찾고 그들에게 공개 사과를 받아야 해

    정말 머리 숙여 사과할 사람을 찾으려고 내가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라고. (181)

 

12) 한 사람을 포기하면 하나의 우주를 잃는 것이다. (185)

 

13) 고통스러우면 그 고통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295)

 

14) 분노에 절망이 얹히고 거기에 다시 공허함이 밀려들었습니다. (318)

 

15) 시간과 공간과 인간, 이 중첩의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335)

 

16) 처음엔 부풀어 쌓이는 생각들이 끔찍했지만, 차츰 그 속에서 제가 놓친 문제들이 보이더군요. (132)

 

17) 즐거웠던 일, 기뻤던 일, 뿌듯했던 일보다 생각하기 싫은 일들이 이상하게도 먼저 떠오릅니다. (197)

 

18) 세상일이란 것이 항상 한쪽으로만 흐르진 않습니다.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있기 마련입니다. (314)

 

19) 옅은 웃음을 띨 때도, 내가 과연 이런 미소를 머금어도 되는지 스스로에게 되묻는 조심스러운 시선이 뒤따랐다. (58)

 

20) 사람은 죽어도 질문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질문이 사라지지 않는 한, 그 사람은 완전히 죽은 것이 아닐 겁니다. (86)

 

21) 후회는 왜 이리 항상 늦는 걸까

    돌이킬 수 없을 즈음이 되어야 최선책과 차선책과 차차선책이 떠올라. 일은 벌써 최악으로 벌어졌는데 말이야. (109)

 

22) 지구라는 행성 전체를 비추는 햇빛으로부터 홀로 멀어지는 느낌은, 단지 어둡다는 것만으론 부족합니다

    빛이 없는 세상으로 스스로를 추방하는 외로움이랄까요. (65)

 

23) 이제 곧 몸과 맘을 바쳐 몰두하기 직전, 제 속을 들여다보는 겁니다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일에 판단을 내리진 않습니다. 다만 이곳에까지 이른 제 마음을 살피는 겁니다. (49)

 

24) 깊은 인간은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은 채, 중첩된 어둠 속에서 침묵하는 법이라고

    그러나 결코 가만히 있지 않고, 만지며 냄새 맡으며 귀 기울이고 있다고. 그것이 영원히 미완성으로 남는 완성이라고. (387)

 

25) 잠수사도 인간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에요. (203)

 

26) 잠수사들 영웅 대접? 필요 없습니다. 저들도 인간입니다. 치료가 시급한 인간! (207)

 

27) 선내에서 발견한 실종자를 모시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두 팔로 꽉 끌어안은 채 모시고 나온다! (34)

 

28) 여객선에서 목숨을 잃은 이는 모두 304명입니다. 두 달 넘게 잠수하고 또 잠수하면서 그 숫자를 열한 명까지 줄인 겁니다. (187)

 

29) 목숨이 끊겼으니 시신이 수중에 있더라도 상관없다는 유가족이 있을 수 있을까요

    주검을 거둬 장례를 치른 후에야 비로소 죽은 자는 죽은 자가 되는 겁니다. (226)

 

30) 포옹을 준비하고 포옹을 하고 포옹을 마친 뒤, 떠오르는 상념을 해결하는 것 역시 고스란히 잠수사의 몫입니다

    누가 이 듣도 보도 못한 포옹으로부터 받는 마음의 상처를 함께 나누겠습니까. (34)

 

31) 상상을 해 보세요. 온전한 시신도 있지만 끔찍하게 최후를 맞은 시신도 있습니다

    잠수사들은 그 시신들까지 고스란히 봤고, 봤을 뿐만 아니라 끌어안고 왔단 말입니다

    여러분 같으면 다시 그 선내로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204)

 

32) 한 사람 한 사람을 품에 안고 나오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얼마나 제각각 다른 존재인지 압니다

    키나 몸무게는 물론이고, 똑같은 자세로 최후를 맞은 이는 한 사람도 없으니까요

    극심한 공포와 목숨이 끊어지는 마지막 순간에도, 마지막 순간일수록, 그 사람은 오롯이 그 사람인 겁니다. 

    그 차이를, 그 유일무이한 특별함을, 잠수사는 만지고 안고 함께 헤엄쳐 나오며 아는 겁니다. (113)

출처 김탁환 장편소설, <거짓말이다>, 북스피어,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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