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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효녀입니다.
게시물ID : gomin_2700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불효녀
추천 : 6
조회수 : 425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2/01/20 22:36:31
21년 동안 부모님 속을 안 썩인 적이 없습니다.

초등학교떈 말썽꾸러기

중학교땐 선생님들의 관심을 질질 끄는 사회 부적응자스러운 취향의 우울한 학생.

고등학교땐 반항에 부모님 속 썩이고 비난하고 소리지르고 친구들이랑 어울리느라 집에 늦게 들어오고. 

재....수.는 그래도 열심히 했습니다만,

근데 그래서 들어간 학교를 1학기만에 휴학했지요. 

재수때랑 똑같이 똘망똘망하게 눈 뜨고 내 포부를 말하면서요. 이젠 정신차렸다고. 다 잘 될거라고...

웃긴겤ㅋㅋㅋㅋㅋ두번이나 정신차렸다 해놓고 인생 열심히 말아 먹고 있으면 누가 믿을까요. 깔깔깔. 

누가 믿을까요. 

사회적으로 중상위층은 되는 아버지, 어머니. 

찬란한 학벌을 갖추신 똑똑하고 잘생기고 아름다우신 아버지, 어머니. 

이런 어려움은 겪을 필요 없으신 두 분.

언니는 5년쨰 우울증으로 부모님 속을 썩이고 부모님 자살 충동을 일게 하더니, 

둘쨰는 16년은 공부도 못하는 머저리로 부모님 속을 썩이고 

공부에 관해선 포기해줬더니 5년 동안 방황하면서 부모님 속을 썩이는군요. 

오늘 

정말 평소보다 10년은 더 늙으신것 같은 부모님을 마주 보고 

진지하게 어떻게 어떻게 길을 갈 건지 이야기를 하는데 

체념하신 얼굴로 그냥 자근자근 이야기를 풀어 놓으시고 이야기를 들으시고 하시는데 

하하하하 

나 같은 딸 낳지 않으셨다면 아이구 이뻐라 하는 가정으로 행복하게 살았을 텐데 

난 왜 태어난건짘ㅋㅋㅋㅋ 어머니 몸 안 좋아서 위험한 애기랬는데 

굳이 왜 수술해서 태어나게 한 건지 

왜 그래서 우리 엄마 아빠가 힘들어야 되는건지 

우히히 그냥 콱 뒤져서 부모님의 행복한 앞날을 위해 길을 터드릴까 하다가 

이렇게 폐를 많이 끼쳤는데 

내 시체 치우는 값 

장례식 값 

그리고 마음의 상처까지 

도저히 남겨드릴 수가 없어서 그냥 이 질긴 목숨 그대로 이어 나가는데 

정말 올해 부터는 

아까 말씀 드린데로 부모님 속 안 썩이고 

행복하게 해드리고 

자랑거리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정말. 

정말.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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