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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271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nxkzl★
추천 : 0
조회수 : 149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3/26 17:12:50
AM 4:17.
오늘도 어김 없는 불면증은 나를 찾아와서 괴롭힌다.
불면증.
잠에 들려고 눕고 눈을 딱 감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오만가지 망상.생각.잡념.
이 모든것들이 나를 잠 못들게 한다.
작게는 오늘 하루 있었던 일부터.
크게는 몇달전. 아니면 몇년전 내 어린시절의 잊고싶은 기억들.
그 생각들이 결국은 나를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든다.
AM 4:25.
빌어먹을...
그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던거 같은데 시간은 겨우 8분 지났다니...
오늘도 잠자기 공쳤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나쁜걸 떠나서 내 자신이 미칠지경이다.
남들은 잠 을 줄이고싶다고하는데 그들이 이런 잠못자는 기분을 알기나 할까?
이런저런 짜증남을 가지고 어차피 잠 못자는거 운동이나 시작 할겸 해서 냉장고에 있는
커피를 꺼내어 마시는 순간 갑자기 머리가 띵해지며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난 여러번의 경험으로 이 반응조차 나를 엿먹이기 위한 수작이라는걸 다 알지만
내 몸과 정신은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졌기에 이 반응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며
먹던 커피를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둔채
침실로 돌아와 잠을 청한다.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AM 4:35.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산산조각 부숴놓는다. 누군가 왠지 내 시계를 몰래 조작하는것만같은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결국 난 수면을 포기 한채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공원으로 나갔다.
이렇게 해 뜨기전 어두운 길을 걷다보면 별에별 생각이 다든다.
옆쪽 한적한데선 학생무리들이 담배를피고 술로 병나발을 불고 .
공원 벤치에는 노숙자가 신문을 위에 덮은채로 코를골며 자고있다.
잔다라...
내가 지금 저 노숙자에게 딱 하나 부러운게있다면 저렇게 코를 골며 자는것이지.
그리고 내 바로 앞에선 어떤 여자가 헐레벌떡 달려오며 나에게 강간범이 자기를 쫓아온다고
도와달라고 얘기했지만.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
가뜩이나 잠을 못자 예민한 상태인데.
게다가 내가 또 도와주면 이년들은 지 나몰라라 하고 도망가고 나만 또 애꿏은 혐의를 받겠지.
병신같은년.
난 그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그년 이 왔던 길을 손가락으로 똑바로 가르키며
당신을 쫓아오는 사람은 없으니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난 가뜩이나 잠을 못자 신경이 예민하니까 알아서 갈길 가라고
차갑게 쏘아붙힌후 그년이 왔던 그 길을 그대로 걸어갔다.
걷다보니 왠 남자가 모자를 푹 눌러 쓴채로 내 옆을 지나가면서 뭐라 궁시렁 거렸는데
피곤해서 그런지 무슨말인지 하나도 못알아듣고 신경 끄고 공원을 한바퀴 휘적휘적 걸어다녔다.
밤 공기는 밤 공기만의 쌀쌀한 매력이있는거 같다.
그리고 이 어두움은 어떤일이 일어나도 누구하나 알수없을것만같은 신비로운 고독감을 안겨주기도하고.
어느덧 공원을 걷다보니 해가 뜨고 있었다.
난 왔던길을 다시 돌아가는도중
코골던 노숙자는 쥐 죽은듯 아주 조용히 신문을 얼굴에 쓴채로 자고있었고
그 옆엔 옷가지들이 떨어져있었고
담배 피고 술먹던 학생들은 쓰레기를 방치해둔채로 어디론가 사라져있었다.
나도 슬슬 피곤이라는 기쁨이 찾아와서
산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 와서 시계를
보니
AM 6:00.
...정말 시간 안간다.
어쨌든
난 지금 몹시 피곤하지만.
지금 잠이 들어도 30~1시간 내로 깨어나겠지.
빌어먹을 불면증 같으니라고.
난 어릴적 티비를 켜놓고자면 이상하게 스르르 잠이 온단 생각에 티비를 킨 채로
짧은 수면에 들어갔다.
...
"오늘 새벽 5시경 XX공원에서 강간 당할뻔한 여성을 도와주려다 살해를 당하는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XXX기자?"
"네 오늘 새벽 5시경 XX공원에서 어느 한 남성에게 강간을 당하는 여성을 발견하고, 그 근처에 있던 노숙자 김모씨가 도와주려하다가 용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여성은 김모씨와 용의자가 싸우는 도중에 도주했고..."
"다음 뉴스 입니다. 청소년 흡연.음주 문화 이대로 괜찮은가?"
.
.
.
AM 6:45.
잠 못드는 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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