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치밀한 - 그리고 여유 시간이 많은 - 한 네티즌의 사기꾼 퇴치 사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한 사이트에 자신의 무용담 전모를 올려 네티즌들로부터 환호를 받고 있는 주인공은 제프라는 이름의 청년.
그는 지난 4월 친구의 부탁을 받고 경매 사이트 e베이에 노트북 컴퓨터(G4 파워북)를 내놓았다. 구입한 지 20일 정도 되는 것으로 반품 기한을 놓쳐 경매에 내놓게 된 이 노트북의 경매 시작가는 1700달러, 즉시 구매가는 2100달러(약 210만 원)이었다.
물건을 내놓자 영국으로부터 메일이 왔다. 친절하고 예의바른 영국인은 당장 구매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경매 사이트의 수수료가 비싸니 외부의 결제 대행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어왔다.
제프는 문제의 결제 대행 사이트가 부실하고, 또 경매 사이트로부터 구입 희망자가 정식 등록된 사람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은 후 경매 사기꾼의 '입질'이 온 것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보통 사람 같으면 연일 도착하는 사기꾼의 메일을 무시했을 것이다. 그러나 제프는 이 사기꾼을 골려주고 싶었다. 그는 마치 속아넘어가는 것처럼 답신을 보내다가 노트북을 받으면 결제 대행 사이트를 통해 송금하겠다는 영국의 사기꾼에게, 착불로 노트북을 보냈다. 그런데 그 노트북은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매직으로 대충 그려 넣은 가짜 노트북.
운임은 180달러였다. 또 제프는 사기꾼을 골탕 먹이기 위해 노트북의 가격을 높게 신고했기 때문에 물건을 받는 사기꾼이 내야 했던 세금은 약 450달러. 결국 60만원 이상을 부담하고 박스를 열어 본 사기꾼의 표정을 어땠을까. 사기꾼 퇴치 작전을 꾸민 제프와 친구들은 그 표정을 상상하면서 낄낄거렸다.
머지 않아 사기꾼으로부터 보복이 시작되었다. 먼저 바이러스가 첨부된 메일이 도착했다. 또 제프와 친구가 운영하는 사이트를 대상으로 서비스 거부 공격을 해왔다. 제프는 사기꾼의 공격을 간단히 막아 낸 후 더 큰 쾌감을 느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