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
|
달콤함이자 시련이 적힌 중의적인 푯말에 속아
차가운 심사대에 선 몰골과
그 그림자를 징병하는 고통의 사령관이
개떼 같은 절망을 관제하여 꿈속 나라를 침략하오.
비록 손 놓고 관망만 하지 않은 것이나
소통법이 다르던 특사는 외교에 무능했으며
자원을 모두 건 결사단은 출사표가 무색하게도 첫 곤경에 탈락했소.
어둠은 사방도 모자라 4차원의 능선까지 포위한 듯 압박감이 느껴졌고
하얀 돌, 백석을 놓을 나의 봉토에는 이제 흰색이 없소.
고로 SOS나 항복의 깃발마저 시늉할 수 없소.
사실 타협할 게 있나 싶었을 만큼, 애당초 한 문건도 이룬 것이 없던 탓이오.
좌의정과 우의정, 각각 아집과 미련에게 파훼법을 논하지만, 해답은 안 보이고
사각 없는 감시가 꿈의 성패를 공략하기로서
연민을 찾는,
전보처럼 흐른 내 눈물은
한 오라기 빛과 만날 실낱의 퇴로도 막혔소.
바로 네가 세상에서 되고 싶어 한 모습이고
언젠가 그 황금별을 주었었지.
그건 미약한 여명 따위가 아니야, 넌 잘못 기능했다!
그래서 원래 나의 것을 되찾으려고 온 거다 "
그가 허공을 젖자
발밑의 그림자가 액체로 변했고
나는 네 발이 포박된 채
공기 번데기 속에 갇혀
조용히 가라앉았다.
" 잘린 무릎으로 세상을 낮게 살 것이다.
생존 이외는 여유가 없을 테며
주린 배나 겨우 채우는 데 조급할 것이다.
그리고 넌... "
그의 말 한 마디마디가,
" 그것마저 과분하다. "
짙은 저주처럼 마력이 응축되어,
" 그 형편없는 목숨 부지할 테거든 "
뼈 마디마디를 벤다.
" 이제 꿈꾸지 말고
욕망하지 마라.
앞으로 그런 인간이다. "
보이지 않는 벽이 생성되리란 듯
" 내가 온 이상... "
완벽한 일직선을 긋는다.
" 지금까지의 빛, 그 황금별을 거둬갈 테니. "
영혼의 목을 옥죄는 섬찟한 목소리와
그 동시에 머릿속의 문장이 완성된다.
황금별이 사라져야 그나마 뼈를 깎는 고통은 덜 거야.
어리석은 빛이 맨발의 나에게 가시밭길을 밝혀준 거야... 그래,
그래, 내가 품기엔 너무 아름다운 욕망이었소.
고통의 군주가 와버렸어. 나는 이것을 받친다.
그가 허리춤의 검을 정복지에 꽂자
순식간에 자라난 독목禿木이 하늘을 찢어놓았고
도란도란했던 집은 액자가 깨지고 폐허가 돼버렸고
가장 두려웠던 형상이자, 또한
고통의 속박을 끊어, 어쩜 또 다른 궁여지책 삶을 찾게 위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