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기요. 그 사람 아닙니다. 저번에 말씀드린거 같은데. 핸펀 저장된 번호에서 제 번호 좀 지워주세요.
그러다 한참 지났나 또 그 새퀴에게서 연락이 왔다.
= 제발 좀 지워 주세요. 이렇게 사정합니다. 삭제 부탁드려요. 저 스카이 아니에요.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 뒤로 그 새퀴는 연락이 안 오더니 또다른 새퀴가 문자가 오는 거라.
= 스카이형. 잘지내시죠. 왜 통 연락이 없으세요. 궁금. 한번 뭉칩시다. ㅋㅋㅋ
왠만하면 험한 말 안하는 나였지만 슬슬 짜증이 돋기 시작했다.
= 저기 죄송한데요. 저번에도 다른 분이 연락 계속 왔는데. 저 그 사람 아니니까 그 사이트에서 전화번호 좀 지워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지우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안심하고 또 며칠이 흘러 갔다. 근데 또 연락이 왔다.
= 스카이 형. 저번 모임에는 왜 안나오셨어요.ㅋ 애들이 다 형 궁금해하고 난리났어요.ㅋㅋ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화가 났다.
= 거기 사이트가 뭡니까. 계속 이상한 문자가 날아드는데 스카이가 아니라고 몇번 말해야 되요!! 지워 달라구요 제발!!
근데도 한참 지나니까 다른 놈이 또 연락을 하는거다.
= 형. 우리가 궁금하지도 않으세요.ㅋ 형 소식 아는 애들이 없어요. 요즘 머해요.
드디어 분노 폭발, 차마 쓰지 않았던 욕까지 나옴.
= 아이 시팔. 도대체 아니라고 몇번을 말해. 번갈아 가면서 이게 뭐하는 짓이야! 제발 사이트에서 내 전화번호 좀 지워 달라고!!!!!!!!
의외로 공손했다. 미안하다고 답장까지 보내면서. 괜히 내가 심했나 미안한 생각까지 들었다.
근데 얼마지나지 않아 또 문자가 왔다.
= 스카이형. 담주에 정모 있어요. 게시판 들어와서 확인 요망. 이번에는 필참! ㅋㅋㅋㅋ
그 전에 미안한 마음을 가졌던 만큼 쌓였던 분노가 폭발했다.
= 야이. 개새퀴들아. 너희들 때문에 나 지금 정신병원 다니면서 약 먹고 있어. 제발 그만 좀 하라고! 스카이 아니라고 몇번을 말해! 모임에 가서 다른 새퀴들에게도 전해!! 이제 제발 좀 그만 하라고!!
차마 전화는 못했다. 그 정도 용기는 나지 않았다.
이제 문자 오는 거 자체가 두렵다. 내 친구들이든 아니든. 그러던 차에 또 문자가 날아 왔다.
= 형. 나 이번 정모에는 못갈듯. 갑자기 일이 생겨서 지방 가는 중! 형 본지도 오래 됐다.ㅋㅋ
나는 그 문자를 보며 부들부들 떨었다.
= 야이 짐승만도 못한 새퀴들아!! 나 스카이 아니라고! 한번만 더 보내봐!! 긴말 필요없고 경찰에서 만나자! 이 개새퀴들아!
이러다 사람이 미치는구나 싶었다. 한참이 흘렀다. 잊혀질만큼 지났을 무렵 스카이 새퀴가 다쳤나부다.
= 형. 다쳤다면서요. 급하게 연락처 찾아서 연락드립니다. 빨리 완쾌되기를 빌어요.
치가 떨렸다. 나는 바로 전화번호를 눌렀다. 뚜~ 뚜~ 신호는 가는데. 부들부들 떨면서 계속 전화번호를 눌렀다.
한참있다 연락이 왔다.
= 형 미안. 지금 회의중. 나중에 전화할께.
= 지금 받아 이 개새퀴야!!!!!!!!!!!!!!!!!!!!!! 스카이 그 새끼 지금 어딨어. 어느 병원이야!!!!! 시발 죽여버릴꺼야. 벌써 1년이 다 되간다. 스카이아니라고 제발 좀 지워 달라고 그렇게 사정했잔아. 이 잔인한 새퀴들아.
나는 계속 전화를 했다. 안받는다.
그러다 갑자기 전화기가 꺼졌다. 아악!!!!!!!!!!!!!!!!!
흥분을 가라앉지 않아 부르르 떨고 있는데 다른 새퀴에게서 문자가 왔다. 밝히진 않았지만 말하는 투가 모임짱같았다.
정말 죄송하다고 앞으론 절대 거는 일 없을거라고. 사이트에서 벌써 지웠는데 예전에 저장해 놓은 애들이 모르고 건거 같다고 너무 죄송하다고.
이 새퀴들이 문자로 욕을 맞받아친다든지 그랬으면 당장이라도 전화 걸고 난리가 났을텐데 이 새퀴들 진짜 반성하는 거 같단 말이야. 그래서 차마 심하겐 못하겠고 아니라고 저도 흥분해서 그랬다고 이해해 달라고 하고 끝냈다.
그러고 신기하게도 한참이 그냥 지났다. 아무일 없이. 나의 정신적인 충격과 상처도 꽤 아물었다. 대충 이해는 된다. 온라인상으로 무슨 게임같은거 하니까 전화걸 일은 거의 없다가 한번씩 연락 할 일 있으면 스카이란 놈 자기 정보란에 허위로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건거겠지. 자기 일 아니니까 그냥 놔 둔거고. 이해는 한다.
그러던 중 잊고 지내던 악몽의 문자가 왔다.
= 형. 오랜 만이죠.ㅋ 저 결혼해요. 와 주실꺼죠.ㅋㅋ
그 문자 한통으로 그간의 용서하는 마음은 다 사라졌고 휴식 뒤에 다시 찾아 온 끔찍한 악몽에 몸서리쳤다.
= 야이 개새끼야. 결혼식이고 좆이고 다 때려 엎어 버릴꺼야!!!! 스카이 이 좆같은 새퀴 찾어!! 절대로 용서 못해. 찢어 버릴꺼야. 이 개새퀴들!!!!!!!
진짜 정신병원에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왜 내 성격이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스카이 개새퀴. 사람 성격 완전 볍신 만들어 놨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