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하고는 거리가 먼 여자사람이었습니다. 남동생이라고 하나 있는건 군대 면제고.. 어려서 군인 남자친구가 있어 본적도 없고여..
군대는 그냥 먼나라 얘기였고 아무런 관심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군 가산점 논란마저 관심밖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여름.. 만난 남자친구가 군인이었습니다. 처음엔 자기 직업을 말하기 싫어 하더라구요.. 정확히는 계급을ㅋㅋ 장교 아니라며 부끄러워 하고 자기는 부사관 이라고 하더라구요.. 그게 뭔지 제가 알겠습니까ㅋㅋ 그냥 그러겠거니 했고.. 솔직히 장교랑 부사관 차이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고백할때 남자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자긴 하는일이 이래서 잘 챙겨주지도 못할꺼고 잘 만나지도 못할꺼고 연락도 잘 안될꺼라고.. 그래도 그런 나랑 만나줄수 있겠냐고..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었습니다..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좋았으니까요^^
남자친구는 22사단 수색대대 입니다.. 2개월은 대대에 4개월은 전방에.. 전방은 핸드폰이 정말 안터지더군요 ㅋㅋㅋㅋㅋ 뭐.. 오유에는 남자분들이 더 많아서 저보다 더 잘 아시겠지만요ㅎㅎ
자기일에 참 열심히인 사람입니다. 목표도 확실하구요.. 우수 분대장 상도 받았다고 좋아하더니 얼마전엔 자기 위에 몇명 있는데 자기가 먼저 진급댓다며 자기는 이제 중사진 이라고 좋아하더라고요.. 귀엽게도ㅋㅋ 중사진이 뭔지는 몰라도 남자친구가 열심히 일한 댓가를 받은거 같아서 기뻣습니다. 기뻐서 눈물이 난다는거 처음 경험해본거 같습니다.
전방에 가면 "작전"과"매복"을 나갑니다. 뭐를 하는지는 잘 모릅니다ㅠㅠ 뭐냐고 물어보면 맨날 군사기밀이라고 말 안해주고 말해도 모른다고 그러고ㅠㅠ 서운하긴 하지만 군사기밀이라는데 말하면 잡혀가니까 참습니다 ㅋㅋ
사설이 길어졌네요..
내일은 설날입니다. 남자친구는 오늘같이 추운날에도 금강산 자락 한 구석에서 매복하고 있겠지요. 남들은 따뜻한 집에서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에 잠도 못자고 춥고 그런 산속에서 말이에요..
비단 제 남자친구 뿐은 아닐겁니다, 다른곳에서 추위와 잠을 상대로 싸워가며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
그나마 제 남자친구는 직업이니 돈이라도 받으니 밥값한다쳐도 20살 초반의 어린 친구들 부모님도 보고싶을텐데 휴가도 못나가고 얼마나 고될까 생각하면 참 안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씩만 생각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분단국가, 휴전상태인 이 나라에서 이렇게 마음편히 먹고 자고 일할수있는건 보이지 않는곳에서 소리없이 묵묵히 나라를 지키고 있는 이들이 있어서 그렇다는걸요..
알아주는이 아무도 없다는건 너무 슬퍼서요ㅠㅠㅠㅠㅠ 과거 내가 그들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던거 처럼 분명 저같은 사람도 많겠지요.. 그런 사람이 많이 줄었으면 좋겠습니당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