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박도헌 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팀 감독은 경기가 끝나자 전광판을 쳐다봤다. 26대32로 6점 차 패배였다. 박 감독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두 카타르 심판 때문이었다. 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인도어홀에서 열린 한국과 쿠웨이트의 핸드볼 예선리그 F조 최종전. 심판들은 혼전 상황이 벌어지면 어김없이 쿠웨이트볼을 선언했다. 한국이 속공 기회를 잡으면 호루라기를 불었다. 사이드라인에서 다시 공격하라며. 가장 어이없는 일은 전반 22분에 일어났다. 심판은 김태완이 손짓으로 자기에게 욕을 했다며 코트에서 내쫓아 버렸다. 후반 9분쯤엔 이재우가 레드카드를 받아 4분간 퇴장당했고 박중규까지 2분 퇴장을 받았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1승1무1패가 된 한국은 다행히 골득실차에서 일본에 앞서 간신히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한국은 규정 대로 경기 종료 후 한 시간 내에 판정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12개 조(24명)의 심판 가운데 무려 9개 조가 중동 지역 출신이다. 박도헌 감독은 “아시아핸드볼연맹의 회장국을 맡고 있는 쿠웨이트가 한국을 탈락시켜 금메달을 따내려고 중동 심판들을 앞세워 장난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의 ‘한국 남자 핸드볼 죽이기’ 움직임은 개막 전에 이미 감지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독일 핸드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에이스 윤경신이 소속 팀의 일정 때문에 대표팀 합류가 늦어지자 출전 기회를 박탈하려 했다. 개막식이 열린 지난 1일까지 조직위에 윤경신의 여권을 제출하지 않으면 출전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 관례에 어긋나는 일었다. 다행히 대한체육회가 중재에 나서 문제는 해결됐다. 한국 남자 핸드볼은 한국엔 ‘효자’지만 다른 나라에겐 ‘공공의 적’이다. 1986년 서울대회부터 2002년 부산대회까지 무려 16년 동안 정상을 지키고 있으니 견제가 너무 심하다. 비인기종목 ‘한데볼’은 외국에 나가서도 서럽기만 하다. 설움을 달랠 길은 아시안게임 6연패 달성밖에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도하=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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