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자화상2
게시물ID : readers_271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내가더잘할개
추천 : 1
조회수 : 37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2/13 04:23:09

전신이 검은 까마귀

까마귀는 까치와 다르다

마른가지 끝에 높이 앉아

먼 설원을 굽어보는 저 형형한 눈

고독한 이마 그리고 날카로운 부리

얼어붙은 지상에는 그 어디에도

낱알 한 톨 보이지 않지만 그대 차라리 눈밭을 뒤지다

굶어 죽을 지언정 결코 까치처럼

인가의 안 마당을 넘보지 않는다


검을테면 철저히 검어라

단 한개의 깃털도 남기지 말고


겨울이 되자 온세상 수북히 눈이 내려

저마다 하얗게 분장하지만

나는 빈가지 끝에 홀로 앉아 말없이

먼 지평선을 응시하는 한 마리

검은 까마귀가 되리라

출처 오세영, 자화상2
http://news.mk.co.kr/newsRead.php?no=770601&year=2016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