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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상담좀 부탁합니다.
게시물ID : gomin_2715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uuu
추천 : 0
조회수 : 26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1/24 18:59:37
요즘 제가 왜이러나 싶어서 글 올려봅니다. 설마 지인이 읽지 않길 바라며...
그냥 밑도끝도 없이 시작하겠습니다. 제 삶에 위기를 느껴 글을 올려봅니다.
네이버지식인에도 올렸지만 조금 더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듣고싶어서 여기에도 올립니다.
글이 정말 많이 길어질것같지만 한번 정독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금융계통에서 일하는 프로그래머입니다. 
제가 대학교 들어갈때 컴퓨터가 제 적성에 맞을거같아서 선택하고 결국은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뭐 일 자체만 따지면 적성에도 맞고 할만 합니다.
그런데 업무라는게 저한테 너무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저는 조용히 앉아서 연구하는걸 좋아하는데 
회사 특성상 그게 안되고 시간에 쫒겨가면서 막 소리쳐가면서 일하게 됩니다.
상상이 안되시죠? 근데 프로그래머인데도 나름 사무직인데도 이렇게 일합니다. 
제 성격이 워낙 조용하고 말도 없고 그런데 이런 직군에서 일을 하다보니 하루하루 일하는게 끔찍하고 고통스럽습니다.
남들이 절 보면 항상 스트레스를 쌓기만 하고 풀지를 못한다고 합니다.
취미생활좀 가지라고..
근데 회사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프로그래밍이 제 취미였습니다. 
취미가 일이되버리니.. 뭐.. 취미생활을 해서 스트레스를 풀어야될 시간에 그냥 멍하니 있게 되고..
회사가서는 스트레스받고 집에서는 스트레스를 풀어야되는데 뭘 해서 풀어야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회사에있으면 짜증나고 집에가고싶고 집에가도 딱히 하는것도 없고 혼자 멍때리다가 잠들고
다음날아침부터 또 스트레스받고
주말되면? 주말이라고 뭘 하는게 아니니 또 집에서 가만히 있다가 주말 다 보내버리고...
사는게  폐인같으니 정신도 폐인스럽고 안그래도 안좋은몸 점점더 안좋아지고..
그런데도 개선의 의지도 없고...

요즘들어 왜 내가 이렇게 살고있는건지 고민이 많습니다..
제가 놀러다니길 좋아하지도 않고 누구 만나는것도 안좋아하고..
덕분에 통장에 잔고는 늘어가지만 하나도 기쁘지 않습니다.
아마도 제가 우울증을 겪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남들을 보면 아무리 사는게 힘들다 어떻다 해도 일단 즐길땐 즐기고 스트레스를 풀줄 안다는게 너무 부럽습니다.
스트레스쌓이면 풀줄도 알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나면 다시 힘내서 열심히살고..
전 그런게 되는 자체가 부럽습니다..


제가 어릴때부터 허약체질이란 말을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부모님께 들은 이야기지만 자식이라서 하는말이 아니고 
저는 정말 어릴때부터 코피도 자주 흘리고 남자인데도 여자아이들보다 더 허약하고.. 체육은 맨날 낙제이고
빈혈도있고... 
이렇게 허약한데 군대는 어떻게 1등급이 나와서 제대로 갔다오고...
군대는 다행히 행정병으로 갔다와서 버텼나봅니다..
몸으로 하는 보직이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네요..

바로 앞의 문단을 쓴 이유는 얼마전에 제가 회사에서 난생 처음으로 기절을 하고 거품을 물고 쓰러져서 
119에 실려간거 때문입니다.
몸이 아무리 허약해도, 스트레스를 아무리 받는다고 해도, 빈혈이 좀 있다고 해도.. 
그런데도 운동을 안한다고 해도.. 
제가 회사에(저희 회사도 아니고 파견나간 회사였습니다)그냥 앉아있다가 갑자기 거품물고 기절을 했다는데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다행히 옆에 있던 직원이 쓰러지는 절 받아주고 119에 신고해준것같지만 당연하게도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요..
회사에 있었는데 정신차려보니 병원 응급실 침대에 눕혀지고 있었습니다.
링겔맞고 여기저기 불려다니면서 검사받고.. 침대에 누워있는데 
사장님오시고 차장님오시고... 에휴..
근데 쓰러지다가 어떻게 됐는지 등뼈인지 척추인지가 약간 아파서 힘이 들어가면 숨을 못쉽니다. 
제가봐도 제가 한심합니다. 

'젊은나이에 뭐하는거니.. 참나 한심하다 한심해.... '

그날 병원갔다가 퇴원한 이후로 계속 생각에 빠져있습니다.

내가 왜 이러고있지.
사는것도 재미 하나도 없고. 오로지 그냥 일이나 하려고 태어난거같고,
남들처럼 취미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취미도 없고 즐기는것도 없고 그냥 항상 멍한 표정이고
일만 열심히 하면 뭐하나.. 내 삶은 의미없이 이렇게 흘러가버리는데....
아직 30살도 안됐는데 몸은 또 왜 이리 허약한거야.. 한창 튼튼해서 쇠라도 씹어먹을 나이에 거품물고 쓰러지기나하고..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네... 내 또래의 다른 사람들은 돈도 벌고 친구도 만나고 이성친구도 사귀고 희노애락을 느끼면서 살고 그럴텐데...

몇일째 이런생각뿐입니다...
제 스스로도 말이 정리가 안되지만 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내일부터 당장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데.. 또 걱정입니다.

스트레스받을걱정... 아직 완전하지도 않은 몸으로 출근할 걱정...
저 만나는 사람마다 기절했던거 물어볼 걱정...
당장 일정이 얼마 안남은 업무 걱정...

스트레스받는거 그대로 쌓고있다가 119에 실려갔다왔으면서 또 그 전이랑 똑같이 살아야 한다는 걱정...

제가 써놓고도 정리가 안되네요... 아무튼 저에게 인생선배로서 아무말이나 좀 해주세요..

그리고 추가로...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경험을 했으니 운동이나 좀 열심히 하고.. 스트레스는 누구나 받는거니 회사를 그냥 다녀야 할까요?
아니면..... 회사랑 집에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잠깐동안의 휴식기간을 좀 가져볼까요? 몸좀 괜찮아지면 이참에 운동도 시작하고요..
친구랑 여행이라도 다녀올까요?

저 스스로 다시 읽어봐도 정리가 안되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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