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중에 배트맨 과 더불어 스파이더맨을 1위로 꼽는 1인입니다.
(이하 내용은 뭣도 모르는 오징어의 리뷰)
기존의 샘 레이미 감독의 거미남자 영화가 '스파이더맨' 영화였다면,
마크웹의 놀라운 거미남자는 '피터파커' 영화라고 보입니다.
영화를 전부 보시면 아시겠지만
스파이더맨 영화는 피터파커로서의 생각과 내면 갈등 등의 모습은 최소한도만 보여주고,
스파이더맨으로서의 활약상을 더 많이 보여주는 반면
어메이징에서는 피터파커로서의 모습이 훨씬 많이 나오죠.
그것을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은 피터파커가 스파이더맨 사진을 찍어 돈을 버는 장면이었습니다.
스파이더맨에서는 피터파커가 스파이더맨 사진 구함 이라는 광고를 보고,
자기가 직접 사진기 타이머를 맞춰놓고 범죄자들 때려잡으며 셀카를 찍습니다.
하지만 어메이징에서는 언제 찍어다 보냈는지도 보여주지도 않고
덜렁 신문에 실린 스파이더맨 사진에 '사진사 피터파커' 라는 서명을 보여주죠.
그만큼 어메이징 영화가 스파이더맨보다는 피터파커를 중요하게 다룬다는 걸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런 차이 때문인지 피터파커의 내면 갈등이 스파이더맨과 어메이징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스파이더맨에서는 피터파커의 내면 갈등과 해소 과정이 비교적 단순하고 그만큼 차근차근 순조롭게 진행이 됩니다.
반면 어메이징에서는 너무 현실적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내적 갈등이 복잡 미묘하고 해소 과정도 복잡해서 갈등의 진행이 어지럽습니다.
대표적으로 삼촌의 죽음 이후의 과정이 이러한 차이를 잘 보여준다고 보는데,
(이하 내용은 스파이더맨1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1 의 스포일이 있습니다)
스파이더맨에서는 삼촌이 죽은 걸 알자마자 그 즉시 범인을 뒤쫓아 맹추격
-> 그 범인이 자신이 방관해 사실상 놓아주었던 범인인 걸 알고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자책, 자괴감에 빠지게 됩니다.
이후 삼촌의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을 되새기며 범죄에 맞서 싸우게 되죠.
어메이징에서는 삼촌이 죽은 걸 알게 되었으나 범인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나중에서야 범인이 자기가 만났던 사람이란 걸 알게 되어 뒤늦게 범인을 잡기 위해 닥치는대로 범죄자들을 잡고 다니기 시작합니다.
범죄자들에게 얼굴을 들킬까 무서워 복면을 쓰고, 효과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이것저것 연구하다가 웹슈터+ 슈트를 착용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다보니 분노는 줄어들고.. 점차 범죄자들을 때려잡는 일을 즐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메이 숙모를 마주하면 다시 죄책감이 떠올라 메이 숙모를 자꾸 멀리하게 되죠.)
분노가 수그러들어서 그런지 자신을 걱정하고 잘해주는 그웬을 마주하면서 다시금 연애감정이 솟아오르고..
삼촌의 복수를 뒤로 하고 그웬과의 관계를 어느정도 진전시키지만,
코너스 박사가 리자드맨이 되는 바람에
그와 친밀한 사이였던 피터파커는 그를 막기 위해 스파이더맨으로서 리자드맨과 결투를 벌이게 됩니다.
이렇게 어메이징1 이 끝나버리는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결국 삼촌의 죽음에 대한 갈등은 끝맺음을 맺지 않고 영화가 끝나버립니다.
이 갈등은 2 에서도 메이 숙모에 의해 잠깐 언급되나 결국 갈등은 끝나지 않고 2 영화도 끝나버리죠.
(오히려 또다른 내적 갈등과 죄책감이 생기기만 하고..)
(아마 후에 나올지 모를 샌드맨을 위한 떡밥이 아닌가 싶긴 한데, 적어도 감정 정도는 어느정도 마무리 지어줬어야 하지않나 싶습니다)
이처럼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에서는 갈등이 생기고-> 심화되고-> 클라이막스-> 해소 과정이 반복되며
피터파커의 갈등이 해소되고 내면적으로 성장을 하고 엠제이와의 관계가 개선되는 등,
그야말로 짜여진 각본대로 순조롭게 진행이 된다면,
어메이징 시리즈는 피터파커의 내적 갈등과 죄책감 등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묘사가 되어있습니다.
마치 현실에서 우리가 내면적 갈등을 겪을 때, 영화나 소설처럼 그것이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는 것처럼, 이 영화에서도 피터파커의 내면적 갈등과 고민 등은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고 꼬이고 꼬이게 되지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평가를 해보자면,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영화는 '스파이더맨' 으로서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완성도를 보여주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피터파커의 고민과 내적 갈등이 스파이더맨으로서의 활약에도 영향을 주고
스파이더맨으로서의 활약이 피터파커의 고민과 내적 갈등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는 등,
피터파커와 스파이더맨이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연결되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반면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피터파커' 로서는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스파이더맨' 으로서는 2% 정도 부족하지 않았나.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피터파커로서의 내적 갈등이나, 고민, 연애 등의 상황과
스파이더맨으로서의 활약이 매끄럽게 이어지지가 않습니다.
뭔가 뚝 떨어져 있다는 느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라는 느낌이랄까요. 피터파커가 아무리 고민에 빠져 있고 내적 갈등을 한다고 해도
슈트를 입으면 그런 고민 싹 잊고 히어로짓(?)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피터파커의 내면을 표현하는 연출도 좋고,
스파이더맨의 스피디하고 스파이디한 액션과 연출도 정말 좋았지만,
스토리 진행을 좀 더 매끄럽게 다듬지 않으면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에 밀릴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마크웹 감독님이 독특하면서도 내면을 표현하는 연출에 탁월한 재능이 있으신 거 같긴 한데 (500일의 썸머도 감명깊게 봤습니다.)
아직 블록버스터 영화에 필요한 그런 연출에 조금 약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도 2편에서는 훨씬 스토리 진행이 매끄럽게 진행되는 걸 보고
3편은 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줄 거 같다는 기대감이 듭니다.
그리고 이렇게 피터파커와 스파이더맨의 이야기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는 단점을 제외하고라도
영화관에서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2편은 액션이 너무나 화려하고 뭔가.. 멋지다고 해야하나..
멋있어서 또 보러 가고 싶을 정도...
별점을 매기자면 별 5개에 어메이징1은 3.9 점 / 어메이징2는 4.2 점 주고 싶습니다.
3편 정말 너무 기대합니다.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뭣도 없는 오징어 한마리의 지극히 주관적인 분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