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때부터 친구였다가 고등학교가서 좋은감정으로 만났던 친구가 있어요 그러다가 안좋게 헤어져서 너무 속상했었는데 대학교가고 나서 제가 먼저 연락해서 그래도 친구였는데 너랑 관계가 이렇게 돼서 속상하다 속깊은 얘기하며 풀었죠 그리고 지금신랑 만나면서 애증같은 감정도 싹 사라지고 진짜 친구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됐어요 결혼전에 간간히 연락도 하고 술도 마시고 신랑이랑 연애사 신세한탄도 하고요ㅎ
그러다가 결혼식장에 축하해주러 온 그애를 보니 기분이 좀 야리꾸리 복잡미묘하더라구요 암튼 결혼식때보고 지금까지 연락도 뜸하다가 친구가 그애 내일 외국간다고 자리를 마련해서 제 딸까지 8명이서 밥먹고2차로 저희집엘 갔어요 신랑은 술마시러나가서요
근데 명절지내고 집안일 다 밀려서 컵들이 죄다 씽크대로 나와있어서 황급히 닦는데 따라와서는 수세미를 뺏어들더니 지가 막 닦는거에요 그래도 손님인데 야 됐어 이리줘 했더니 시끄럽다고 내가 한담서 뻐기는 거에요ㅡㅡ 그래서 게임한다고 막 꼬득여서 겨우 손놓게 했는데 이놈이 다시 주방으로 가더니 팔걷어부치고 설거지를 하는거에요 첫사랑한테 내 주방 보여주는것도 좀 그런데 우리집음식물에 손담그게 하는게 너무 쪽팔려가지고 손잡고 억지로 빼내는데 그놈이 한숨을 푹쉬면서 진짜 내마음이 너무 미어진다면서 행복하려고 결혼한거아니냐고 너 너무 힘들어보인다고 오글거리는 대사를 치며 제 어깨를 잡는거에요
그순간 신랑에 대한 원망,미움과 그애와 옛날감정들이 뒤섞이면서 울컥하더라구요 미친놈지랄한다하고 황급히 자리를 피하긴 했지만 옛날추억들이 생각나면서 기분이 복잡미묘하더라구요 그리고나서 제 딸안고 놀아주는걸보니 그것도 좀 이상한기분이고.. 저게 저놈딸이 될수도 있었는데 이런생각ㅎㅎ
다 정리됐다고 생각했는데 정이란게 참 무섭네요 역시 남녀간에 우정은 존재할 수 없는건가 생각도 들고 그동안 우정이란 이름으로 보기좋게 포장하고 있었던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