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이 거울이시여, 언제나 나를 본다.
천진한 미소를 보와, 나는 내 불우함을 겪고
멋진 차림을 보와, 나는 내 초라함을 겪고
부러운 한 쌍을 보와, 외로움을 겪었네.
익숙해야 할 세상이 새삼스럽게 평생 아프더라.
눈을 떠 살아야 하기에
고통뿐이라 말하면
맹인을 무시하는 걸까?
차라리 안 보이려 숨지 않고도
나 역시 살고 싶기를 연습했다.
웃어 행복한 거라고
사람 대 사람으로
유일하게 편견 없는 널
애써 웃을 때까지
노려 보지만
주먹 부딪혀
빗금이 가서야
웃게 되리
피가 뚝뚝 흐르고
깨진 거울 속 모습만이
꼭 입가를 찢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