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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기성세대와 맞짱좀 뜨자.
게시물ID : sisa_1832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난사람이다
추천 : 10
조회수 : 59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04/01 22:52:48
  읽기 싫은 사람 위해서 한줄요약.
  너 이번에 1시간 귀찮다고 투표 안하면, 등록금때문에 10000시간 일해야된다.




  이 세상은 기성세대의 것이다. 그래서 기성세대가 아닌 우리는 항상 기성세대에게 두들겨 맞아왔다. 기성세대가 우리한테 한 폭력은 높은 등록금, 과도한 스펙경쟁유발, 평생 일해도 한 채 얻기 힘든 집값 등으로 구체화되고 실체화된다. 우리는 기성세대에게 항상 두들겨 맞는 조밥이었다. 아니 지금도 조밥이다.

  기성세대는 우리를 착취하기도 했다. 기름진 고기를 얻기 위해 우리를 목동으로 썼지만, 우리에겐 살이 얼마 없는 뼈다귀만 던져줬다. 게다가 목동이 되기 위한 비용을 우리가 지불해야한다. 취업하기 위해 대학을 가고, 높은 등록금을 충당하기 위해 대출받고 알바하고 있다. 중세시대 농노보다 더 못하다. 적어도 영주는 농노에게 농노가 되기 위한 비용을 지우진 않았다.
  우리는 오늘도 사회의 밑바닥에서 사회를 기름지게 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 그런데 엄청난 양의 노동을 투입하지만 미약한 양의 보상만 받는다. 이 얼마나 충실한 조밥이며, 성실한 노예인가.

  이제 기성세대에게 주먹 한방 날려줄 시간이 왔다. 우리는 기성세대에게 기름진 고기를 달라하고, 우리 좀 패지 말라고 주먹 좀 휘둘러야 한다. 80년대처럼 짱돌을 들 필요는 없다. 기성세대가 우리를 팰 힘을 길렀던 수단, 권력을 획득했던 제도. 그것을 활용하면 된다. 그것은 바로 투표다. 우리의 주먹은 투표면 된다. “기성세대와 맞짱 뜰 섬세하고 세련된 폭력”, 지금의 우리에게 투표는 그러한 존재다. 우리는 짱돌 대신 투표용지를, 토익책 대신 투표도장을 들어야 한다. 투표로 획득된 힘으로 기성세대에게 선빵을, 아니 그동안 맞아왔으니 크로스카운터를 날리면 된다.

  우리가 기성세대에게 투표용지로 폭력을 행사하는 순간, 우리의 삶은 비로소 풍부해지고 우리는 실존적 존재가 될 수 있다. 기성세대의 배를 채우는 도구적 인간에서 자신의 삶을 사는 실존적 존재로 변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등록금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높은 등록금은 우리를 노예로 만든다. 우리는 취업하기 위해 대학에 가는 시기에 산다.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높은 등록금을 부담해야한다.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는데, 그 돈을 사용자가 아닌 노동자가 부담한다. 그러니 우리는 높은 등록금을 부담하기 위해 대출을 받거나 술집에서 서빙을 하며 술주정 부리는 진상들을 상대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하기 위해 일을 하는 이러한 싸이클 속에서, 우리의 개인적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삶을 향유할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그런데 만일, 우리가 힘이 쎄고 목소리가 크면, 기성세대가 우리를 이렇게 살도록 내버려 둘까? 우리가 힘이 쎄면 오히려 그들이 우리를 위해 일해야된다. 우리가 등록금에 불만을 터뜨리며 그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때(짱돌 아니다. 투표다.) 그들은 우리를 두려워하며 이 등록금을 낮출 수 밖에 없다. 등록금이 낮아지면, 우리가 등록금을 벌기위해 투입했던 시간, 그 시간을 온전히 우리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애인이랑 데이트하고, 예술작품 구경가고, 취미생활을 영위할 수 있단 소리다. 투표는 우리 삶을 풍부하게 해준다.

  사실 우리가 이렇게 조밥이 된 책임의 절반은 우리다. 기성세대는 본인들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힘을 키워왔다. 구글을 켜고, ‘연령대별 투표율’, 이것을 검색해보라. 투표율을 보는 순간, 왜 우리가 조밥인지 깨달음이 온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은 투표를 많이 하는 집단으로 주어진다. 투표율이 높아서 그들이 기성세대인 것이다.(기성세대라서 투표율이 높은게 아니다.) 그들은 권력의 속성을 우리보다 먼저 깨닫고, 권력을 얻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가 눈앞의 토익책을 펴고 사회의 건실한 부품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순간에, 그들은 우리를 사용할 지위를 획득하는데 노력해 왔다.

  좌파냐 우파냐 일단은 접어두자. 진영논리를 넘어 우리에게 급한건 투표율이다. 왼손으로 패냐 오른손으로 패냐는 그 다음 문제다. 우리는 보수냐 진보냐의 집단적 이해관계에 앞서, 세대로서 공유하는 문제들과 공감이 있다. 보수진영이든 진보진영이든 우리는 모두 등록금, 주거, 취업, 결혼, 교육 등의 문제를 공유한다. 그러한 문제들로 가슴아파한다. 그러니 어떤 방법으로 저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에 앞서, 저 문제를 공론화시켜 사회의 권력이 저 문제를 해결하는데 쓰이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왼손으로 밥먹을지 오른손으로 밥먹을지는 밥부터 짓고 생각하자는 말이다.
  우리가 기성세대를 향해 주먹을 날리는 순간, 기성세대는 드디어 우리의 문제를 중요하다고 여기기 시작할 것이다. 주먹을 많이날리면, 우리를 두려워 하기 시작할 것이다. 다시말해, 우리세대가 높은 투표율을 보이면, 기성세대는 우리세대의 권력을 의식하고, 우리의 요구에 관심을 보이게 된다.
  이것은 정치인의 정치활동으로 구체화 된다. 정치인은 권력을 추구한다. 그 권력은 투표하는 자들이 준다. 우리가 어느 세대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이는 순간, 정치인은 우리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정치인들이 우리의 문제에 눈을 감고, 오직 기성세대만을 위한 일을 했던 것은 우리가 투표안하는 조밥이였기 때문이다.(식당 주인들은 돈이 많은 손님이나 단골들에게 신경쓰지, 뜨내기 손님이나 거렁뱅이는 상대 안한다.) 투표하자. 투표율을 높이는 순간 우리가 정치인들의 VIP고객이 된다.

  투표는 드래곤볼에 나오는 원기옥과 같다. 모일수록 쎄진다. 투표의 권력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그래서 잘 뭉쳤던 기성세대의 원기옥이, 잘 못 뭉쳤던 우리의 원기옥을 깨고 우리를 팼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쪽수가 더 많다. 우리가 투표하면, 우리 원기옥이 더 쎄다. 우리가 힘이 더 쎌 수 있는데, 왜 두들겨 맞으며 조밥을 자처하는가.
  그러니 토익책은 접어두고 투표장으로 가자. 공부보다 투표가 더 밥먹여준다. 토익을 100시간 파면 삼겹살을 주지만, 1시간 들여서 투표하면 한우준다. 아니 1시간도 안든다 투표. 만일 내 취향이 한우보다 삽겹살이 좋다면 말리지 않겠지만, 한우 좋아하면 그냥 투표해라. 그게 우리가 밥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더 맛있는 반찬 먹는 방법이다.

  풍만한 가슴에 흥분해왔던 남자들은 이제 풍만한 투표율이 더 섹시하다는 걸 눈치좀 채자. 매끈한 가방을 좋아하는 여자들은, 투표해서 가방 두 개 사라. 꼭 사라. 투표하면 가방 값도 떨어진다. 아니 가방 하나 더 살 돈을 더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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