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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 [자작] 저를... 기억하세요? -4부 완결-
게시물ID :
panic_27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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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숏다리코뿔소
★
추천 :
6
조회수 :
199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3/29 08:03:15
2012년 6월 26일. 아들이 급하게 집을 나서려는게 보였다. “야, 아들 밥먹고가!” “아, 엄마? 아 괜찮아요.” “안되. 오늘 너 생일이라 미역국 끓여놨어. 먹고가.” “네?” 식탁에 가족들이 모여 앉아 조용히 밥을 먹었다. “아들? 오늘, 언제 들어와?” “글쎄요~ 흠~…….” 별말없이 밥을 다 먹은 진환이가 출근길을 나섰다. “다녀올게요~” 하며 문을 닫는 소리에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뒤로 가족들이 다가와 내 등을 감싸안았다. “여보, 우리 진환이, 이제 내 아들인데, 내 아들….” 2012년 6월 26일, 출근길.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진환을 모르는 여자가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을 시선에 아랑곳 안던 진환이 힐긋하며 그 여자를 보곤 다시 신호등을 바라보았다. 이상하게 귓잔등으로 그녀의 시선이 느껴졌다. 묘하게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집에서 15분 거리의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 길. 어느순간 이상한 남자가 나는 쏘아보는 것을 느꼈다. 순간 섬뜩한 기분이 들었지만 스처지나가며 출근길을 재촉했다. ‘얼굴에 뭐 묻었나….’ 지하철역에 거의 도착할때가 되어 지하철 다리밑을 지나길에 뒤에서 누군가 내게 소리쳤다. “야! 최진환!”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보는데 갑자기 뒤에서 펑!하는 굉음이 지하철 다리 밑을 진동시키며 커다랗게 울렸다. 아까 길에서 나를 노려보던 남자가 눈을 크게 뜨고 놀란 표정을 하더니 갑자기 뒤돌아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무슨일인지 영문을 몰라 주위를 살폈다. 횡단보도에서 나를 바라보던 여자가 바닥에 누워있었다…. 2012년 6월 26일, 지하철역 다리밑. 진환씨의 뒤를 쫒아 지하철역에 거의 도착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하고 진환씨와 눈을 마주처봤으나, 역시 나를 기억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안다. 그 전까진 몰랐는데 성큼성큼 걷는 진환씨의 걸음의 넓은 보폭을 사람의 몸으로 따라잡으려니 숨이 조금 차올름을 느꼈다. ‘매번 등만 바라봤었지...’ 매일같이 바라보던 넓은 등…. ‘자전거 뒤에 앉은 나를 부르던 진환씨, 내게 우물쭈물하는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 “저기요. 정현씨….” “네?” “……. 아니에요! 하하하.” ‘그 때 무슨말 하려고 했어요?’ ... 뒤에서 작은 권총을 가슴주머니에서 꺼내드는 남자가 진환씨를 무섭게 쏘아보며 소리쳤다. “야! 최진환!” 진환씨를 향해 달렸다. 50년간 나와함께 수호계에서 몸담던 선배가 길옆에 서서 ‘쓸데없는 짓’이라는 듯 실눈을 뜨며 날 바라봤다. 선배의 옆을 스쳐가며 진환을 힘차게 밀어냈다. 펑! 하는 소리가 다리 밑을 시끄럽게 울렸다. 가슴팍에 망치를 얻어 맞은 것 같은 통증과 그 주위의 살들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온몸에 퍼져갔다. 나를 발견한 진환씨가 놀라며 내게 달려왔다. “무슨?! 이봐요!!” 진환씨가 위에 입고있던 자켓을 벗더니 총이 꿰뚫고 지나간 상처위에 덧대었다. 진환씨가 휴대전화를 들고 외치는 목소리가 온 터널을 울렸다. “……. 놀랐, 죠…?” “괜찮아요? 기다려요. 구급차 금방올거에요.” “저…. 저기요…?” “네!! 네, 괜찮아요? 말씀하세요!” 선배가 눈을 지긋이 감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있다. 현정 : ‘딱 하나만 물어보면 안되요? 딱 하난데...’ 선배 : ‘하나도 어떤 하나냐에 따라 다르겠지... 너, 벌써 규칙을 너무 많이 어겼어...’ 단 한가지만...이라고 생각하니 머릿속으로 하고싶던 말들이 어지럽게 엉켰다. ‘매일 자전거타고 나 학교보내주는거 힘들지 않았어요?’ ‘그때, 전쟁터에서 무슨일 있었어요?’ ‘죽을때 많이 아팠어요?’ ‘저 기억안나요?’ ‘저 안보고싶었어요?’ 진환씨가 한참동안 말이 없는 내가 걱정이었는지 어느세 손을 꼭 움켜잡고는 무언가 소리치고 있었다. ‘안들려...요. 진환씨.’ 어차피 지워질 영혼, 무엇이 아까워 마지막말 한마디를 못 뱉었을까. 망설임이 길었던 탓에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파란 불빛과 빨간 불빛이 교차되는 곳을 향해 진환씨가 달려가는 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다.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듯 선배가 내 앞에 서며 진환씨를 향한 시야를 가렸다. 선배 : “두번의 생을 바칠만한 사람이야? 현정아, 바보야.” 현정 : ‘두번? 두 번이 뭐에요. 제 전부에요. 제 전부에요... 선배.’ 선배 : “미안, 위에서 너 빨리 대리고 오래서. 난리야 지금 위에서...” 현정 : ‘딱 한마디만 물어 본다니까요...’ 선배가 다시한번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번지는 것을 느꼈다. 희미하게 진환씨가 보인다. ‘진환씨... 저, 사랑했었죠?... 저 사랑했었죠?’ ... ... ... 병원에서의 전화를 받고 가족들이 급히 진환을 찾아 병원으로 향했다. 은연중 진환의 죽음을 받아들였던 모든 사람들이 병원에서 말없이 누워있는 현정선생님을 보며 가만히 숨을 죽였다. 아직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진환을 보며 어머니가 목을 놓아 울음을 터트리셨다. ... ... ... 3년 후 2015년 6월 26일. 가족들이 병원 환자 회복실에서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시간을 보내고있었다. 수정의 가슴에 안긴 아기가 세상에 찾아온 피곤함에 곤히 잠들어 있었다. 수정 : “자기, 우리 애기 누구 닮은거 같아?” 진환 : “음... 딸이니까, 예쁜 수정이, 너 닮아야지?” 수정 : “닮아야 하는거 말구~ 나 별로 안닮은거 같은데...” 진환 : “하하하 나 닮으면 큰일인데?” 수정 : “아니야, 자기 닮아도 이쁘게 클꺼야...” 진환 : “우리 딸이니까 우리 닮았겠지, 잘 봐바 벌써 낮이 익잖아?” 가족들 : “...” ... 누나 : “애기 이름은? 생각해봤어?” 진환 : “생각은 몇 개해봤는데, 글쎄... 아직 잘 모르겠네?” 수정 : “...” 아버지가 조용히 입을 여시며 아기의 이마자락을 슬쩍 쓰다듬으셨다. 아버지 : “밝고 정이 많은 아이라고 짓자. 밝을 현에 인정 정. 현정이...” ... ... ... ... ... ... ... ... ... -끗- 지루한글 읽어주셔서 ㅠ ㅠ 감사합니다. 이번글은 쓰기가 힘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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