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작년 늦가을의 일이였다. 갑자기 강한 바람이 낙엽을 날려올렸다.그에 유혹 되어 시선을 위로 향하자 조개구름이 길게 깔린 가을의 푸른하늘이 넓게 펼쳐져있었다. 나는 머리를 가볍게 누른채로 가만히 하늘을 올려 보았다.
여느때처럼 한손은 바지주머니에 다른 한손은 자연스레 빼놓고 근처 학원으로 향했다.
11월10일 기말고사.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울한 현실에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겨울이 오지 않았지만 늦가을의 바람도 제법 찼기에 서둘러 걸음을 재촉했다. 얼마정도 걷자 주위의 나무는 짙은 상록수로 바뀌어 있었다.계절을 잊은 듯 학원의 가로수 길은 녹색으로 물들어 있었다.학원에 도착하자 오늘이 휴일이라는 것을 알려주듯 싸늘한 냉기만이 감돌았다.그렇지만 이런 분위기를 원해서 찾아온것이니 나로써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다행으로여겨졌다.아..그런데 너무 춥다.설마 이렇게 추울줄이야.옷이나 두껍게 입고올걸.휴일이라도 당연히 히터는 틀줄 알았던 내 생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괜찮아 추우면 안졸리고 좋지.마치 미리 생각해 놓았던 것처럼 말하며 빈교실의 내 자리에 앉았다.
그 후 몇시간 후 교실의 적막과 추위를 버티는것이 한계에 가까워진 나는 같이 공부할 말동무라도 부르기로 마음먹었다.급히 휴대폰으로 친구를 불렀다.내가 불러서 기꺼이 나올 친구는 한명 뿐이다.(현2학년9반26번)15분 정도 지나자 친구가 도착했다.속으로는 무척 반가웠으나 내색은 하지않았다.그런데 혼자나 둘이나 추운건 마찬가지이거니와 이젠 주체할 수 없는 공복까지 밀려와서 더 이상 펜을 잡을 수 없었다.그래서 친구와 근처 마트로 향했다. 공부할때는 역시 초콜렛이라는 생각에 나는 미니쉘을 하나 집었는데 친구는 돈이 없는지 내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카운터에가서 초콜렛은 내보니 가격은 460원.내 주머니에 있는돈은 450원.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넓고 넓은 세상에 하고 많은 초콜릿중에 하필 이것이 460원이며 하필 그때 내 주머니에는 450원밖에 들어있지 않는가.젠장 10원이 부족하다.
짧은 시간이 였지만 수많은 생각이 내 머릿속을 휘집으며 지나갔다.월래 10원만 깍아주시겠어요?라고 말하려 했지만 공황 상태였기 때문에 이렇게 말했다.으헣헣허허허 10원이 부족해!~ 라고 말하며 카운터에 엎드려버렸다.그 덕분에 미니쉘을 얻었고 친구는 뛰쳐나갔다.그리고 나도 뛰쳐나갔다. 밖에서는 친구놈이 평생을 우려먹을꺼라며 날 놀렸고 난 좌절했다.그 후 학원에서 공부를 한 뒤 친구와 헤어졌다.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웃음밖에나오질 않는다..시계를 보니 오늘이 어제가 되고 있었다.당시에는 잊고싶은 추억이였지만 지금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