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2005년 6월 24일) 난 여느때와 같이 지하철을 타고 퇴근을 했습니다. 저희 역은 지상3층에 있고 개찰구를 통과하여 2층부터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제가 막 그 에스컬레이터를 타려고 다가가는데 장애인 한 분이 목에는 지퍼가 열려있는 가방을 걸고 한 쪽에는 목발을 짚으신 채로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곳의 그 쇠난간이 있는 부분의 절반쯤을 가리고 계시더군요. 전 평상시에 음악을 들으며 출퇴근은 하는데 그 분을 보고 순간 "아 짜증나! 이젠 여기서까지 구걸인가?"라는 생각에 그 분을 성급히 지나쳐 가려는데 아주 작게 문득 들린 소리는 "저 좀 잡아주시겠습니까?" 였습니다. 절반쯤 내려가던 저는 뒤로 돌아 다시 뛰어 올라가서 그 분을 부착하고 에스컬레이터에 올랐습니다. "제가 이어폰을 꽂아서 말씀을 잘 못들었네요 미안합니다" 라고 변명을 했습니다. 그 분의 눈이 저의 그 야비했던 눈을 봤을 것만 같더군요. 집으로 돌아오며 내가 정말 썩었구나 라며 마음 한 켠이 아리더군요.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내가 점점 더 내 아이들에게 떳떳하지 못한 부모가 되어 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픈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