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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꿨던 꿈인데,,생생하고 재밌어서 나름대로 각색해서 글로 써놨었어요.
그리고 오유에도 올렸는데 ...ㅜㅜ멋모르고
꿈이니까 미스테리 게시판인가? 하면서 올려버렸다가 비공 왕창받고 삭제했던 기억이 ㅜㅜㅜ
나중에서야 게시판을 잘못찾아도 한참 잘못찾았다는 걸 깨닫고 부끄러웠는데
이렇게 꿈게시판이 생겼으니 ㅋㅋㅋ다시 올려볼게요
나름대로 이야기로 어떻게든 만들어보려 했는데
꿈 자체가 과학성이며 논리며 개연성이며...구려서 ㅋㅋㅋㅋㅋ좀 어설플 수 있어효..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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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의 기원과 관련된 꿈을 꿨다.
내 꿈에 따르면 놀랍게도 포켓 몬스터라는 애니메이션 속 세계는 서기 8550년이다.
일단 꿈의 배경은 서기 8550년에서 좀더 과거로 거슬러 서기 5000년 쯤, 지옥처럼 변해버린 지구다.
평화롭던 지구를 뒤집어 놓은 것은 갑작스러운 소행성과의 충돌이었다.
과학 기술의 비약적 발달로 신의 자리를 넘보며 자만했던 인간들에 대한 벌인지
마치 신의 분노를 보는 듯, 거대한 우주의 공격은 매섭고 광폭했으며 그 끝을 알 수 없었다.
인간들도 그리고 인간 외의 동식물까지도 속수무책으로 스러져갔다.
그럼에도 우주의 분노는 날로 커져만 갔고
그렇게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 이후 세상은 물, 불, 낙뢰, 회오리 등 수많은 자연재해로 쑥대밭이 되었다.
(뜬금 주의, 유치함 주의)
그런데 세상에는 기원전부터 살아온 한 비범한 할머니가 있었는데 이 할머니는 쉽게 말해 초능력자였다. 할머니는 물, 불, 바람, 전기, 돌, 염력, 비행 등등 모든 능력을 응축해 간직하고 있었다.
사실 할머니는 이 능력들을 인간들에게 나눠주려는 시도를 기원 전부터 꾸준히 계속 해왔었다. 그러나 탐욕스러운 인간들은 얻은 능력들을 이용해 온갖 악행을 저질렀고 이 능력에 지나치게 도취한 몇몇은 외형까지 끔찍하게 변화해버렸다.
일련의 능력 분배 시도 중 단 한번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인간들은 탐욕에 사로잡혀 스스로 풍요로운 평화를 거부해버린 것이다.
그렇게 할머니의(당시에는 소녀였지만) 시도는 항상 실패로 끝났고 더 이상의 능력 분배 시도는 그만 두기로 하였다. 결국 할머니는 인간에게 능력을 주는 것을 포기한 채 안타까워하며 (엄청 긴 수명을 가졌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평범한 삶을 사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서기 5000년의 인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간, 아니 지구는 멸망해버릴 것이다. 그 능력들을 인간들에게 나눠준다면 인간들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이 위기를 모면하고 다시 능력을 회수하면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할머니는 늙어버렸다. 한 번 이 능력을 뿌리고 난 후에 다시 능력을 회수할 힘이 남아있지 않다. 그렇게 된다면 기껏 위기에서 벗어난 인류는 항시 되풀이 돼 왔던 탐욕으로 능력을 악용하다가 자멸해버릴 것이다.
할머니는 고민에 빠졌다. 능력을 뿌리는 것은 어쨌든 이 위기를 막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다른 위기를 불러올 것이다.
순간 할머니의 소박한 방이 위치해 있는 80층짜리 건물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한 쪽에서는 불길이 치솟고 연기가 시야를 가렸으며 다른 한 쪽에서는 물이 차오르고 암흑에 휩싸였다.
할머니는 본인의 수명이 다했음을 직감했다. 할머니는 기르던 고양이 팹시를 쓰다듬다가 조용히 끌어안았다. 동시에 할머니의 방이 무너지며 건물 밖으로 몸이 던져지는 것을 느꼈다. 할머니는 팹시와 함께 추락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팹시가 가여웠다.
팹시는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듯 한 유기묘였는데 팹시콜라 패트병들 틈에 끼어 있었다.
팹시는 할머니를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들을 극도로 무서워했다. 심지어 다른 동물들도 무서워했다.
팹시의 일생동안 팹시는 할머니를 제외하고 다른 어떤 동물들과도 교류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할머니는 마지막 순간까지 팹시가 너무나도 가여웠다. 할머니는 팹시에게 마지막으로 선물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번뜩이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렇다! 할머니는 인간 이외의 동물들에게 능력을 뿌리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결심한 할머니는 팹시를 더 꽉 껴안고 두손을 모아 기도했다.
그러나 추락은 빨랐다. 할머니는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으로 빨려들어가듯 떨어졌다.
그런데 할머니의 육체가 바닥에 닿는 찰나의 순간,
번뜩이는 섬광이 할머니와 팹씨를 잽싸게 감쌌다.
할머니와 팹시가 떨어진 지점의 아스팔트는 부드럽게 음푹 파여있었다.
할머니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캡슐모양의 금빛 판을 이마에 붙인 직립한 고양이가 냐옹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출처 | 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