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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시민인 나도 사찰받았다
게시물ID : sisa_1842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닥치고투표해
추천 : 14
조회수 : 39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4/04 16:41:02

지난 대선 때 4대강사업 비판하는 글(당시에는 대운하)을 올렸다.
제목은 "청계천으로 흥하고 대운하로 망한다."라는 글이었다.
그러자 경찰 사이버수사대라고 하면서 전화가 왔다.
정책비판 글 올리는데 무슨 문제냐고 했더니 후보자 비방은 안된다고 말한다.
전국 경찰서에서 수시로 전화가 왔고, 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한 정책 비판은 국민의 권리라고 말했다.

하루는 집에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죄송합니다. 제가 자동차에 접촉사고를 냈으니 XXXX 차 주인 되시면 잠시 나와보세요."
나는 깜짝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문을 열고 나가니 뒤에 숨어있던 경찰관 2명이 나를 체포했다.
나는 놀라서 왜 이러냐고 소리쳤다.
경찰관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비방했으니 선거법 위반으로 경찰서에 함께 가자고 하면서 묵비권이 있다는 말을 해주었다.

나는 주위에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이명박 욕했더니 잡아가네요. 살려주세요"
무조건 끌고 가려고 하였다. 나는 속옷 차림이었다. 나는 옷이나 입고 가자고 저항했다.
하지만 경찰은 막무가내로 끌고 가려고 하였다. 이때 윗집에 사시는 아주머니가 지나가다 그걸 보시고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는데 옷이나 입혀서 가시면 안 돼요?"
라고 나를 도와주었다. 그래서 겨우 옷을 입고 가게 되었다. 정말 무서운 순간이었다.

경찰서에서 경찰관은 나에게 블로그의 글을 지우라고 협박하였다.
나는 무서워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집으로 와서 이글루스에 올린 글을 지웠다.
나는 그 일이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얼마 있다가 법원에서 재판을 받으러 오라는 통지가 왔다.
그렇게 평생 처음으로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 
한단 동안 재판이 진행되고 7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얼마 있다가 고지서가 날라왔고 성실히 납세하였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 재판관이 일심 재판에서 정봉주 유죄 선고한 유명한 이모 재판관이었다.

그다음부터 글쓰기가 두려웠다. 댓글도 달지 못했다. 
한동안 주위에서 항상 나를 감시하는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잡혀가는 꿈을 꾸기도 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집권 초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촛불집회가 일어났다.
나는 두려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마음에 사진기를 들고 나갔다.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국민적 관심사라 그런지 많은 조회 수가 있었다.

이때 두 가지 경험을 하게 된다.
내가 사진을 올린 글에 내 영문 알파벳을 쓰고 이제 그만두라는 댓글이 달렸다.
깜짝 놀랐지만, 처음에는 우연이겠거니 했다.
다음번에 또 사진을 올렸더니 댓글에 내가 사진 찍는 모습의 사진이 올라왔다.
분명히 내가 누군지 알고 있고, 예상은 했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감시받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렇지만 나는 사진 찍는데 설마 잡혀가지 않겠지 생각하며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 올렸다.

그러다가 나는 2008년 8월 15일 촛불집회 사진을 찍다가 연행되었다.

저녁 7시에 도착해서 1시간 정도 사진을 찍고 집에 돌아오려 하는데
지나가던 나를 남대문 경찰서장이 
"저놈 연행해" 하고 소리쳤다.
전경들이 나를 둘러싸고 꼼짝 못하게 하였다.
나는 사진만 찍었다고 소리쳤다.
하지만 경찰 서장은 연행하라고 지시했다.

나는 중부경찰서로 연행되었고 이틀 동안 경찰서 구치소에 있다가 풀려났다.
또 재판을 받게 되었다. 이번에는 벌금 150만 원이었다.
다행히 민변에서 무료 변론을 해주었고 그 당시 같이 연행되었던 분들과 같이 재판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재판은 증인 출석이 되지 않아 진행되기가 어려웠다.
출석해 보면 재판은 5분이면 끝났다. 
"증인이 출석하지 않아서 몇 월 며칠로 연기하겠습니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
나는 같이 재판받고 있던 한 분에게 분통을 터트렸다.
"바쁜 사람 오라 가라 해놓고 이게 뭡니까?"
"그냥 벌금 150만 원 내고 끝내는 게 훨씬 났겠어요!"
그분은 이렇게 말했다.
"그게 저들이 노리는 겁니다."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재판받는 것도 민주주의에 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귀찮게 해서 정권에 대항하려는 의지를 꺾으려는 저들의 의도가 이해가 갔다.

그렇게 출석만 하다가 드디어 2년 만에
나를 체포했던 전경이 나타났다.

재판관 
"저분이 자신은 사진 만 찍었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양모 전경
"네 저분 인도에서 사진만 찍었습니다"


이게 3년 동안 출석해서 이루어진 재판 전부다.
같이 재판을 받던 어떤 분이 이렇게 말했다.

"이명박을 잘못 뽑은 죗값을 치르는 겁니다. 흐흐"

"그렇네요." 라고 내가 허탈하게 대답했다.

3년이 넘었는데도 이 재판은 아직도 판결이 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촛불집회 때 부당하게 연행돼서 재판을 받고 계신 분들이 1,500명 이상 된다고 한다.


평생 경찰서 한번 안 가본 평범한 시민이 정책비판 했다고 벌금 내고, 사진 찍었다고 잡혀가고, 감시받고, 재판받았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지도 모른다.
그러게 뭐하러 나서느냐고 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라도 이명박정부에게 국민 뜻 무시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그게 이유다.


이제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민을 무시하는 이명박 정권은 심판 받아야 한다.

제발 투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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