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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시절 사이다썰#1
게시물ID : soda_27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54
조회수 : 14099회
댓글수 : 66개
등록시간 : 2016/01/29 0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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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가족회사 얘기로 너무 오래 끌어서.. 예고편 겸... 짧게 하나 쓰고, 반응봐서 길게 가보려 합니다.
 
동기들 사이에서는 공포탄 사건 이라 불리는 전설이죠.
 
당시 야간근무는 위병소 or 불침번이 있었는데. 위병소는 후임병들에겐 가장 군생활을 겁나게 만드는 곳이었죠.
새벽 2-3시 정도..아무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 선임병과 후임병 단 둘만의 시간..
 
1시간 근무 시간동안, 단잠을 깬 선임병의 짜증을 후임병은 1시간동안 듣고있어야 했죠..
 
주로 위병수칙 4-5가지를 암기하도록 시키는데, 단 한글자라도 틀리면 바로 쌍욕먹고 1시간동안 죄송합니다만 외쳐야 했지요..
제가 참을 수 없던건, 여자친구와의 성관계는 어떻게 하는지?, 처녀였는지? 계속 여자친구를 들먹이는 내용.
 혹은 부모 험담도 들어야 했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모두 부정당하는 듯한 조롱을 들어야 했습니다
 
처음엔 누구나 그러하듯, 좋은 후임이 되려고 노력했고, 뜻에 거스르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만, 그게 오래가지 않더군요.
그당시 뱃속에서 자라던 흑 이무기가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그날도...위병근무에 선임병과 나갔지요. 이등병 6호봉시절...
 
선임: "위병근무 수칙 1."
 
나: "본 초소는.."
 
선임: "다시."
 
나: "본 초소.."
 
선임: "다시."
 
나: "본 위병소.."
 
선임: "다시."
 
.......이렇게 20분......
 
나: "죄송합니다. 첫 부분만 알려주시면 틀리지않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선임: "야 씨x아. 이걸 못외우냐? 너 좋은 대학 다닌다며? 근데 이걸 못외우냐?"
 
나: "(난 대학 얘기한적 없지만 서도...) 죄송합니다."
 
선임: "사회에서는 어땠는진 모르겠는데, 여기서 너는 그냥 좆병신인거야 알아? ㅎㅎ 열받냐?"
 
나: "아닙니다. 제가 못외운 탓이니 열받지않..."
 
선임: "아가리 싸물어라. 이새끼들은 말이 x나 많아. 그래서 어쩌라고 ㅆㅃㄻ."
 
....이렇게 30분....
 
나: "죄송하지만, 위병수칙 수첩 한번만 참고하면 안되겠습니까? 욕은 먹더라도 어느부분이 틀린지는 알아야 겠습니다." (이때 이미 한계가 왔음..)
 
선임: "보지마라."
 
나: (수첩을 뒤짐)
 
선임: 보지마라고!!새x야. 보면 죽여버린다.
 
나: 본 '소초' 는 위병초소로..... 하....(피식)
 
그랬음. 본인이 50분동안 욕을 먹게된 원인은. 소초를 초소라고 말한 이유였음. 이때 이미 어이가 털림. 분노로인해 손이 덜덜 떨림..
고작 소초 하나로 사람을 1시간동안 괴롭히다니...이건 아니었음. 적어도 이런 이유로 욕먹으러 군대온건 아니었음.
 
선임: "너 지금 명령 불복종인거 아냐? 넌 복귀하고 뒈졌어."
 
나: "ㅇㅇ 상병님. 제가 아무리 모자라는 이등병이지만, 지금 하신 말씀이 명령 불복종이라면, 그전에 ㅇㅇ상병님이 하신건 내무부조리 아닙니까?"
(이때 이미 이놈이 멍청하단걸 알고 있었고, 제발 한대 쳐주라...살짝만 이라도 밀어주라...기도 하고있었음. 다음 수를 이미 생각해두고...)
 
선임: "개x끼야!"
 
(퍽) (자기 방탄으로 본인의 방탄을 때림) 
 
(빵!! 두다다다다다다!!!!!)
 
............뭐야!!!!!!!!!!!!!
 
당직사관 위병소로 달려나옴. 다음날 우리 중대는 발칵 뒤집어짐. 대대장님 소환. 연대에 보고들어감. 선임은 영창.....인가??
 
그랬음. 위병소는 공포탄이지만, 공포탄이라도 한발 한발 소중한 것임. 모든 탄피에는 사용한 명분과 이유가 있어야함.
군 생활 2년 동안 사격시간 외에는, 공포탄 한발 당겨본적 없는 남자들이 많을거임.
 
본인은 선임이 방탄으로 치는 순간, 조종간 연발로 바꿈과 동시에 앞으로 넘어지며, 방아쇠를 당겨버림. 두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행정반에서 당직사관과, 당직병과, 불침번이 달려 나왔을때 마주한것은 바닥에 엎어져서 정신을 못차리는 본인의 모습이었음.
아니.
 
애초에 저 멀리 행정반에서 사람들이 달려나오기 전 까지 우리에겐 1분 가량의 텀이 있었음.
 
선임: "야!!!!ㅇㅇ야!! 빨리 일어나 새끼야!! 제발!!!"
 
나: "으윽.....윽....."
 
선임: "야!!!!(당황해서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음...이게 좀 웃겼음. ㅋㅋ 죽음을 기다리는 모습 ㅋㅋㅋ)"
 
분명 공포탄이라도 함부로 이유없이 갈긴건 징계사유가 됨. 하지만, 본인은 한대 맞고 쓰러지며 우연히(?) 조종간 연발로 바뀌었고.
 어쩔 수 없이(?) 격발이 당겨진(?) 상태라....아무리 군대가 대가리가 없는 단체라도. 이등병을 영창보내진 않음.
 
다음날 대대장님이 오셨고. 선임은 아침부터 마당에 머리를 박고 있었음. 본인은 침상에 누워있고. 머리를 맞고 귀가 잘 안들린다고 꾀병을 부림.
행정반에서는 길길이 날뛰는 대대장님 목소리가 들림.
 
"우리 부대가 구타라니!!! 우리 부대가 구타라니!!!!!!!!!!!!"
 
정작 그러시는 본인은 머리를 박고있는 선임을 축구공 마냥 걷어차고 있었음.
비겁한 놈들 특징이 높은 사람한테는 반항할 엄두도 못내는거 아님? 맞을때마다 "죄송합니다!" 열심히 외치는 선임병의 비겁함을 보았음. ㅎㅎ
 
본인도 행정반에 불려감. 대대장님은 본인을 공주님 대하듯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셨음.
당시 본인의 판단에 대대장도 높아봤자 고장 중령임. 앞으로 대령, 준장 달려면 부대가 시끄러워지면 안되겠지? 하는 생각.
 
나: "대대장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대대장: "아니야. 아니야. 그래 다친곳은 괜찮나?"
 
나: "네. 이상없습니다."
 
대대장: "(선임을 가리키며) 저놈은. 영창이야. 내 부대에 저런놈을 둘순 없지."
 
나: "(갑자기 무릎을 꿇으며) 대대장님. 오해십니다. 저는 맞은게 아니라 발을 헛디뎌 넘어진 것입니다.!!!!"
 
대대장: "어허! 일어나. 여기 당직사관도 봤고, 다른 병사들도 자네가 쓰러져 있는걸 봤다고 하던데. 겁내지 마. 내가 후환 없도록 잘 처리할께."
 
나: "대대장님. 사나이가 군대까지 와서, 고작 같은 식구가 무서워서 이런다고 보십니까? 솔직히 말씀드려서 가족은 미우나 고우나 가족 아닙니까.
      ㅇㅇ상병역시 대대장님께는 미우나 고우나 내새끼 아닙니까. 저는 고작 이런 이유로 가족을 내치고 싶지 않습니다."
 
대대장: (포~~~옥풍 감동 ㅠㅠㅠㅠ내 두손을 꼭 잡으며)"너 이새끼. 이~~~노무새끼!!!(궁뎅이 팡팡)"
 
.....그렇게 선임병은 영창을 면하고 군장돌기 1주일로 징계를 받음. 뭐..어차피 공포탄 사용 명분은 아무거나 갖다 붙이면 되니까..
그리고 본인은 포상휴가 1일을 받음. 대대장 감동상(?).
 
 
 
 
후에 군장도는 선임옆에 가서 조용히 얘기했음.
 
나: "야...씨발아....니 군생활 앞으로 내가 꼬아주마. ㅎㅎㅎ 이등병, 일병일때는 모든게 용서가 된다는거 알고있냐? 사람 잘못건드렸다 넌."
 
선임: "..........(후들후들)"
 
그 선임은 전역하는 그 순간까지 본인의 라이터로 생활했음. 담배 불 붙이는 라이터.
이게 후임들에게 전설처럼 내려오던 당시 본인 부대의 공포탄 사건 전말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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