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 가족이 왔어요.
비가 내리던 작년 말복, 10여년을 키운 진돗개 누리가 사라진 후
(사라졌습니다. 말 그대로. 몇주동안 미친듯이 찾아 헤멨지만 이렇다할 목격자도 없이, 그렇게 사라졌어요.)
누리의 빈자리를 대신할 귀여운 진돗개 아가가 왔어요.
비내리는 날 먼 진도에서 6시간이나 차를 타고 엄마 품을 떠나 부산까지 와 줬는데...
그냥 멀미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사진보다 많이 마르고, 힘도 없고, 물만 마시고.
차를 타고 이동한 스트레스 때문에 한두끼 굶겨야 한다고해서
아... 멀미가 심하구나...했는데.
아버지가 오늘 낮에 링거라도 맞으면 좀 나아질까 싶어서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파보장염이라고 진단이 났다고해요.
지금은 집에 가 있대요.
치료비가 많이 들고, 생존 가능성 또한 희박하다는 아버지 문자에
너무 놀라서 화장실에서 좀 울었더니 진정이 되네요.
분양하신 분께서 다음주 쯤에 대신할 아이를 골라서 보내준다고 했다고 하더군요.
(인터넷을 통해 진도에 있는 진돗개견사에서 분양받았어요.)
잠복기 동안 분양을 받은거 같아요.
그게 장거리 이동 때문에 끼니를 굶기면서 진행이 빨라진게 아닌가 싶은데...
일단 퇴근 후 집에가서 아버지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거 같아요.
아직 이름도 못지어줬어요.
10여년 동안 진돗개 성견과 함께 생활했다보니
아가는 원래 이렇게 작고 마른가 싶어서 그저 귀엽다고 쓰다듬고
피곤에 지쳐 잠자는 아가 앞을 왔다갔다하며 철없이 귀찮게군 어젯밤의 제가 원망스럽습니다...
파보장염.
생존가능성이 희박하다고는 하지만, 생존가능성이 아예 없는건 아니죠?
혹시나 오유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글을 적어봅니다.
제가 아가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가족인데, 이대로 보낼 수는 없어요.
생후 2개월이 채 되기도 전에 엄마품을 떠나오게했는데
건강하게 예쁘게 사랑하며 같이 부대끼며 살려고, 가족이 되려고 고심하고 고심한 끝에
고른 아가인데...
아후... 가슴이 먹먹한게 일이 손에 잡히질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