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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는 아니지만..] 주변에 암 환자가 있다면 꼭 읽어주세요.
게시물ID : humorstory_2880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과메기의꿈
추천 : 6
조회수 : 82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4/05 21:28:56
얼마전 부터 오유에서 '항암치료는 암 환자를 죽이는 짓이며, 암 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식이요법과 면역력 증강' 이라는 글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마디만 하자면, 지랄 옆차는 개소립니다.

저희 아버지도 작년 봄 경에 가벼운 위염에서 시작해 위암으로 발전하셨는데, 중기도 말기도 아닌 초기였지만 써놓으신 면역력 증가와 식이요법 이 소리 해대는 사이비 한의사 할아범한테 설득당해서 병원 가는거 줄이시고 계속 집에서 채식이랑 이상한 한방약만 드시다가 몸이 쇠약해지셔서 작년 9월에 세상을 등지셨습니다. 가족 포함 주변사람 아무도 그렇게 훅 가실줄은 몰랐죠.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이래, 스물넷밖에 안 먹었고 예대생이지만 나름대로 암에 대한 이야기와 논문, 그리고 연구결과 등을 많이 조사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것이 이런 걸까요?

식이요법 지랄하면서 암 환자가 먹는거 부실하게 하면 진짜 몸에 안 좋습니다. 아니 안 좋은 정도가 아니라 황천가는 지름길입니다. 암 환자는 "먹는거 잘 먹고," 병원에서 하란대로 하면서 많이 웃고, 유쾌하게, 미래를 바라보고 힘차게 사는 것이 최고입니다.

채식과 한방이 암 환자에게 좋다? 제가 감히 확실히 말 할 수 있는것은, 채식을 하느니 고기를 먹는게 낫다는 겁니다.

고기를 먹으면 그 단백질이 암세포로 가서 그걸 뭐 키우고.. 이딴 소리들을 많이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암 환자들보고 육식을 하라는게 아닙니다. 단 채식이 맞는 사람이 있고, 기운이 없어서 육류를 섭취해 기력을 회복해야 하는 사람에게 무턱대고 야채랑 약만 들이부으며 '식이요법'이라고 외치는 건 정말 병신같은 짓거리라는 겁니다.

물론 그런 방식이 몸에 맞는 사람이 없다는 보장은 할 수 없죠. 하지만 그런 도박을 하느니 평범하게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식이요법, 면역력 증가 이지랄의 맹점은 자기자신이나 주변사람들이 도무지 환자분의 건강상태를 측정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환자 스스로도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건지, 몸이 나아지고 있는건지 알 도리가 없죠. 저희 아버지께서 식이요법과 면역력 증강 약을 복용하시기 시작한 이후 위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셨는데, 그 사이비 한의사는 그게 면역력이 활성화되어서 잠깐 아픈거니 조금만 참으라고 대답했고 아버지께선 그 말을 믿으셨습니다.

통증을 참기 위해 아버지께선 핫팩을 데워 항상 배에 대고 계셨고... 물론 통증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돌아가실 때 까지도요. 항상 배에 핫팩을 대고 계셨기에 아버지의 주검을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검게 뭉그러진 아버지의 배를 보며 제가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주변에, 아니면 혹시 가족이 암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글을 읽고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저는 아직도 너무 후회하고 있습니다. 현대 의학을 믿으세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암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식이요법' 이 아니라 '건강한 식생활,' 그리고 '많이 웃는 것' 입니다.

자꾸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서 말이 조금 거칠었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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