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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나 사이
게시물ID : readers_273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떻하나..
추천 : 1
조회수 : 27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1/11 19:21:02
 마침 그때가 마이클 브라운을 죽인 사람들이 풀려날 거라는 소식을 네가 듣게 된 바로 그 주였지.자신들이 쥔 불가침의 권력을 무시무시하게 선언이라도 하듯 그의 죽은 몸뚱이를 길거리에 팽개쳐 두었던 그 사람들은 결코 처벌받지 않을 터였다.나는 애초에 어느 한 명이라도 처벌될거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어. 

 하지만 너는 어렸고 믿고 있었지.그날 밤 너는 밤 11시까지 자지 않고 기소 발표가 나기를 기다리다가, 뉴스에서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렇게 말했어."그만 들어갈게요."  네가 방으로 들어간 뒤, 나는 네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

 5분 후에 나는 네 방으로 들어갔지만 너를 안아 주지 않았어.너를 위로하지도 않았어.너를 위로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했으니까.괜찮아질 거라고 말해 주지도 않았어.괜찮아질 거라고는 절대 믿지 않았으니까.

 대신에 내가 너에게 한 말은 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늘 나에게 하셨던 바로 그 말씀이었어.  "이것이 너의 나라다.이것이 네가 사는 세상이다.이것이 너의 몸이다.너는 이 모든 것 안에서 살아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타네하시 코츠(오숙은 역), 세상과 나 사이(열린책들, 2016), 22~23페이지 

 위에 발췌한 부분은 읽다가 왈칵 눈물이 나온 내용이었습니다.14살밖에 안된 아이가 인종 문제를 인식하고 자신과 같은 인종의 사람을 죽인 경찰이 처벌받지 않는 상황에 절망하고 두려워하며 우는 모습도 슬펐지만, 그런 아이에게 냉정하게 현실을 알려줘야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더 슬픈 부분이었습니다.다만 이 부분은 원래는 문단 나눔이 없었는데 제가 가독성을 고려해서 나누었습니다.  

세상과 나 사이는 흑인 아버지가 흑인 아들에게 이야기해주는 편지 형식의 책입니다.현실주의적인 저자는 무엇보다도 몸의 소중함을 강조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갑니다.미국이라는 인종차별적인 사회에서 흑인들의 몸이 너무나 쉽게 파괴되며 가해자는 거의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물론 진보적인 흑인의 입장에서 쓰여졌으며 다소 도발적인 태도를 보여주기는 합니다만, 비참한 상황을 담담하게 잘 풀어나가며 인종 문제에 대해 신체를 강조하는 현실주의적 태도는 참신한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며 특히 인종 문제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으면 더욱 좋을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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