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사회] ○…고향이 전남 여수인 직장인 정모(39)씨는 올 초 달력을 보고 한숨을 지었다. 추석과 일요일이 겹쳐 연휴가 단지 3일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추위에 떨며 귀성에만 20여시간이 걸린 지난해 설의 끔직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나 정씨는 직장 동료로부터 내년 추석 연휴는 잘만 하면 9일이나 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내년을 기약하며 올해는 참자’고 결심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추석을 며칠 앞두고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짧은 연휴 때문에 겪어야할 ‘귀성·귀경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나마 일부 직장인은 내년 추석 연휴가 유례 없는 ‘황금연휴’가 될 것이라는 기대로 위안을 삼는 분위기다. 2006년 달력을 살펴보면 내년 추석 연휴는 10월5일부터 8일까지 4일간이다. 그러나 공휴일인 개천절(10월3일)이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화요일이어서 월요일(10월2일)과 목요일(10월4일)만 휴가를 내면 주5일 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의 경우 무려 9일간 연휴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다 내년에는 공휴일이 연휴로 이어지는 날도 많다. 우선 어린이날(5월5일)이 금요일이며,제헌절(7월17일)·성탄절(12월25일)이 월요일이라 3일 동안 휴일이 이어진다. 또 현충일(6월6일)·광복절(8월15일)도 화요일로,하루만 휴가를 내면 4일 연휴도 가능하다. 내년 연휴에 대한 기대감에 들뜬 것은 직장인 뿐만 아니다. 쓰나미 등으로 최악의 불경기를 경험한 여행사들도 황금 연휴가 많아 주5일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2006년 대목’에 사활을 걸고 벌써부터 각종 여행상품을 준비중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내년에는 연휴가 많아 중국·일본 등 2박3일 코스나 싱가폴·홍콩·대만·세부 등 3박4일 상품,특히 30% 가량 저렴한 자유여행 상품 등 신상품을 미리 준비하고 있으며 징검다리 연휴에 대비해 남태평양 투어도 다양하게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절 황금 연휴는 내년 추석 연휴 정도로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설과 추석 연휴의 날짜를 조사한 결과 매년 추석과 설 연휴 가운데 한번은 일요일을 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내년 이후 13년 동안 음력 1월1일인 설과 음력 8월15일인 추석은 합해서 일요일이 7번,월요일 6번,토요일이 2번이다. 게다가 2009년과 2012년에는 두 명절 연휴가 모두 일요일에 걸쳐 있는 등 13년 동안 무려 15번이나 짧은 명절 연휴가 예정돼 있다. 회사원 이종만(33)씨는 “올해처럼 너무 짧은 추석 연휴와 내년처럼 너무 긴 연휴는 둘다 국가 경제와 직장인들의 라이프 사이클에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며 “정부와 기업이 연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장희 맹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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