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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민국(현 대만)에서 쓰는 한자의 모양
게시물ID : history_274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두부먹는쯔위
추천 : 11
조회수 : 2644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7/01/23 23:09:49
흔히 중국 대륙에서는 기존의 한자를 간략화 시킨 간체(簡體/简体)를 사용하고 대만에서는 번체(繁體) 또는 정체(正體)를 사용하며 대만에서 사용하는 한자의 모양이 한국의 한자 모양과 같다라고 막연하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대만 교재로 중국어를 공부하다 보면 의외로 여러가지 세세한 차이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만에서 공식적으로 쓰는(즉 공문서나 기타 국공립 시설 따위에서 쓰이는) 글자의 자형(字形)은 중화민국 교육부에서 제정한 것을 따릅니다. 대만에서 중국어를 써한자를 "매우" 활발히 사용하기 때문에 한자를 더 효율적으로 가르치자는 것도 있고 대만 정부 스스로 (요즘들어서는 중화가 아닌 대만섬 고유 문화를 좀 더 중시하는 경향이 크지만) 자신들이 중화 문명의 적통이다라는 명분적인 문제도 있어 "한자의 각 구성 성분을 명확히 구별하는 방향"으로 글자의 자형을 표준화하게 됩니다. 물론 민간에서 원래 자형에 비해 압도적으로 약자가 많이 쓰이는 경우는 약자를 반영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글자 자형이 실제 생활에서 쓰이는 한자의 자형하고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세월이 흘러 한자에서 서로 모양으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성분(달월 - 육달월 이라던지)을 다시 구분시키려고 "억지로" 모양을 바꿉니다) 대만 사람들도 실제로 필기할 때는 이 자형을 잘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컴퓨터로도 2000년대 초반까지는 중화민국 교육부에서 제정한 대만 표준 자형을 따르는 글꼴이 거의 없을 정도였지만, 이후 중화민국 교육부에서 표준 자형을 따르는 글꼴을 인터넷에 배포하면서 (다운로드) 공문서나 뉴스 자막 등에서는 거의 이 표준 자형을 따릅니다. 나중에 윈도우 버전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윈도우 대만판의 기본 글꼴도 이 중화민국 교육부 표준 자형을 따르면서 현재는 널리 보급된 상태이지만 여전히 글 쓸 때는 불편하다고 잘 쓰이지 않습니다.

밑에서는 대만의 표준 자형 중 전부 다 설명할 수는 없으니 한국에서 일반적인 자형과 크게 차이나는(그래도 간체-번체나 구자체-신자체(일본)의 차이보다는 훨씬 작습니다.) 것만 설명하겠습니다. 아래 예시에서 앞칸은 한국의 자형, 뒷칸은 대만의 표준 자형입니다.

1. 구성 성분을 구별하기 위해 정리된 자형

1) "舌"을 구성요소로 가진 것 중 그것이 "혀 설"을 가리키는 경우는 첫 획을 직선으로 긋고 "괄"을 가리키는 경우는 휘어 씁니다.
舌.JPG
(선을 기준으로 왼쪽이 한국의 글자 모양, 오른쪽이 대만의 표준 자형입니다. 그 안에서 왼쪽은 舌이 "혀 설"인 것, 오른쪽은 "괄"인 것입니다)

2) "匚 (상자 방)"과 "匸(감출 혜)"를 엄격히 구별합니다. 전자는 왼쪽 하단을 90도로, 후자는 왼쪽 하단을 곡선으로 처리합니다.
區.JPG
(선을 기준으로 왼쪽이 한국의 글자 모양, 오른쪽이 대만의 표준 자형입니다. 각 부분에서 왼쪽은 구성 성분이 "상자 방"인 것, 오른쪽은 "감출 혜"인 것입니다)

3) "艹 (풀 초의 변형)"과 "卝 (쌍상투 관)"을 엄격히 구별합니다. 전자는 4획인 十十형태로, 후자는 4획이지만 가운데를 텅 비게 씁니다.
草.JPG
(선을 기준으로 왼쪽이 한국의 글자 모양, 오른쪽이 대만의 표준 자형입니다. 각 부분에서 왼쪽은 구성 성분이 "풀 초"인 것, 오른쪽은 "쌍상투 관"인 것입니다)

4) "月" 중 육달월(肉의 변형)인 것과 아닌 것을 엄격히 구별합니다. 육달월은 안의 선이 서로 비스듬하게 쓰고, 아닌 경우 서로 평행하게 씁니다.
月.JPG
(선을 기준으로 왼쪽이 한국의 글자 모양, 오른쪽이 대만의 표준 자형입니다. 다만 푸를 청의 경우 한국 자형은 靑이지만 비교를 위해 일본 및 중국의 자형인 青을 대신 넣었습니다. 각 부분에서 왼쪽은 구성 성분이 "육달월"인 것, 오른쪽은 아닌 것입니다)

2. 중화민국 교육부에서 원래 자형에서 바뀐 형태(약자 등)를 받아들인 것
정1.JPG
(선을 기준으로 왼쪽이 한국의 글자 모양, 오른쪽이 대만의 표준 자형입니다. 한국의 글자 모양이 원형이며 대만의 글자 모양이 변형된 형태입니다. 위 글자 외에도 차이가 나는 글자가 여러 개 있습니다)

3. 중화민국 교육부에서 원래 자형을 표준화한 것 (한국에서 쓰이는 형태가 바뀐 형태인 것)
정2.JPG
(선을 기준으로 왼쪽이 한국의 글자 모양, 오른쪽이 대만의 표준 자형입니다. 대만의 글자 모양이 원형이며 한국의 글자 모양이 변형된 형태입니다. 위 글자 외에도 차이가 나는 글자가 여러 개 있습니다)

4. 단순히 모양이 다른 것
이 경우는 크게 자형이 바뀌는 것이 아닌 단순한 습관 차이로 인한 자형 차이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辶"의 경우 점을 하나만 찍고 밑을 꺾어 씁니다.
進.JPG
(선을 기준으로 왼쪽이 한국의 글자 모양, 오른쪽이 대만의 표준 자형입니다.)

2.) "食"이 부수로 들어갈 때 모양이 다릅니다. 한국의 자형은 강희자전체에 가깝고 대만의 자형이 민간에서 사용되는 형태에 더 가깝습니다.
食.JPG
(선을 기준으로 왼쪽이 한국의 글자 모양, 오른쪽이 대만의 표준 자형입니다.)

5. 한국과 대만의 글자가 일대일 대응되지 않는 경우

1) 著(나타날 저)와 着(붙을 착)
著.JPG
(선을 기준으로 왼쪽이 한국의 글자 모양, 오른쪽이 대만의 표준 자형입니다.)
사실 着은 著의 다른 형태이고 著에 "나타날 저"와 "붙을 착" 두 뜻 모두 있었지만 후에 구별을 위해 나눈 것이라고 합니다. 대만에서는 원래대로 著만을 쓰고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대만에서 뜻 구별은 문맥으로 합니다.

2) 煙(연기 연)과 菸(담배 연)
煙.JPG
(선을 기준으로 왼쪽이 한국의 글자 모양, 오른쪽이 대만의 표준 자형입니다.)
대만을 제외한 다른 국가(한국, 중국, 일본)에서는 煙(간체자 烟)로 연기, 담배 뜻을 모두 나타내지만 대만에서만 유독 담배를 가리킬 때는 菸로 씁니다.(발음은 煙과 菸 모두 yān으로 같습니다) 예를 들어 흡연(吸煙)을 대만에서는 吸菸라고 씁니다.

위에서 보여준 것보다 차이가 나는 한자들이 많지만, 여기까지만 씁니다. 사실 저도 한자의 변천 과정에 대해 깊게 공부한 사람은 아니라 틀린 정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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