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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에 대한 혐도 좀 지나친거 같음.
게시물ID : animation_2744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zoth
추천 : 16
조회수 : 1068회
댓글수 : 82개
등록시간 : 2014/10/09 18:40:52
사실 중2병은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에 자기는 뭔가 특별한 존재라는 그런 착각에서 나오는 행동으로서........
 
좀 커서 이불뻥뻥차는건 그때 일이고, 당시 그 자체를 혐오할 필요는 없는데 요즘 보면 중2병이라고 하면서 혐오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거 같네요.
 
사실 중2병도 어떤 가능성을 열어주는 그런 과정의 하나에요.
 
 
 
자기가 기타를 치면 엄청 멋지게 보인다는 착각에 치게 된 기타가 평생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중2적인 감성으로 쓰게된 소설이 미래의 소설가가 될 수도 있는데....
 
그런 과정적인 면은 무시하고, 현재 나온 일면만 보고, 평범이 아니라는 이유로 나쁜걸로 보는것 같음.
 
어마금같은거 1권만 보면 어쩌면 이렇게도 메리수적인 주인공에 부합하는 소설일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차후로 가면 갈수록 달라지고 있잖아요....
 
중2병도 가능성이에요, 현재 남들과 다른 자신을 바라다가. (뇌속이)폭주한 상태라서 그렇지, 나쁘거나 혐오할 만한게 아니라는거지요.
 
 
 
저는 그 단어가 처음 수입되었을때는 재미로 자주 썻는데, 최근에 우리나라에 정착되면서 부터는 최대한 안쓰기 시작했지요...
 
평범이 아니라서 차별을 두는것 자체가 중2병이 나쁜거라고 인식되는게 안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 되어서요.
 
 
 
 
 
보라!
때 아니라. 지금은 그 때 아니라.
그러나 보라!
살과 혼,
화려한 오색의 빛으로 얽어서 짜 놓은
훈향(薰香) 내 높은
환상의 꿈터를 넘어서

검은 옷을 해골 위에 걸고
말없이 주토(朱土) 빛 흙을 밟는 무리를 보라.
이 곳에 생명이 있나니
이 곳에 참이 있나니
장엄한 칠흑(漆黑)의 하늘, 경건한 주토의 거리
해골! 무언(無言)!
번쩍이는 진리는 이 곳에 있지 아니하냐.
아! 그렇다. 영겁(永劫) 위에.

젊은 사람의 무리야
모든 새로운 살림을
이 세상 위에 세우려는 사람의 무리야.
부르짖어라, 그대들의
얇으나 강한 성대(聲帶)가
찢어져 해이(解弛)될 때까지 부르짖어라.
격념(激念)에 뛰는 빨간 염통이 터져
아름다운 피를 뿜고 넘어질 때까지
힘껏 성내어 보아라
그러나 얻을 수 없나니,
그것은 흐트러진 만화경(萬華鏡) 조각
아지 못할 한 때의 꿈자리이다.

마른 나뭇가지에
곱게 물들인 종이로 꽃을 만들어
가지마다 걸고
봄이라 노래하고 춤추며 웃으나,
바람부는 그 밤이 다시 오면은
눈물나는 그 날이 다시 오면은
허무한 그 밤의 시름 또 어찌하랴?

얻을 수 없나니, 찾을 수 없나니,
분(粉) 먹인 얇다란 종이 하나로,
온갖 추예(醜穢)를 가리운 이 시절에
진리의 빛을 볼 수 없나니.
아, 돌아가자.
살과 혼
훈향내 높은 환상의 꿈터를 넘어서
거룩한 해골의 무리
말없이 걷는
칠흑의 하늘, 주토의 거리로 돌아가자
 
 
박종화 시인의 '사의 예찬'입니다.
 
국문학적인 필터를 놓고 중2병적인 필터를 끼고 보세요.....얼마나 중2병틱한 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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