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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심야식당을 보고 화가 나서 쓰는 주저리.
게시물ID : drama_274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롯지스킬렛
추천 : 4
조회수 : 86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7/07 13:59:24
이건 드라마 제작피디의 전형적인 무능이며 직무유기,그리고 한국의 식문화에 대한 무식과 고민없음이 만들어낸 폐기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컨셉이 심야 작은 식당의 다정함과 위로였다면 세트를 그 따위로 크게 짓지 말았어야 했다.
컨셉이 일본식 식당이었다면 한정식은 나오지 말았어야지.
컨셉이 한국식 식당이었다면 좌석은 다찌형식으로 만들지 말았어야 했고. 

원판 심야식당에서 나오는 음식들은 모두 '어렵지 않고' '가정에서 먹는 소박한' '정통일식보단 현대화된 가정식'.이 컨셉이다. 간편하게 먹는 버터라이스나 고양이밥.오사카지방의 전통식인 생강튀김.집에서 먹는 소세지볶음.전통적인 일본 가정식 톤지루와 오챠즈케.
심야식당을 보는 일본 사람들은 지친 하루의 끝을 위로하는 작고 아늑한 조명의 식당에서 위안을 얻고 외국인들은 정갈하고 소박하게 잘 포장된 일본문화에 동경을 갖는다. 

이 작가는 단언컨데 한식을 모른다.그러니 일본의 장기인 일식을 곱게 포장하는 법따윈 알 리가 없다.
거친 조폭의 소박한 어릴적 추억을 말하고 싶었다면 당연히 소세지복음같은 '초딩요리' 가 나오는게 옳다.차라리 피카츄를 튀겼으면 박수를 쳐 줄것이다. 가래떡에 굳이 조청을 물리치고 김을 말아먹는 이유가 뭔가. 한국에서 수십년 살면서 저렇게 가래떡 먹는 사람 본 적 없다.
힘들고 배고픈 고학생의 배를 채워주고 힘을 줄만한 음식은 많다. 국밥일 수도 있고 화려하게 이것저것넣은 라면일 수도 있다. 소박한 식당컨셉은 버리고 초장부터 칠첩반상이다.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굳이 한정식을 하고 싶었다면, 밥과 국.그리고 메인인 불고기를 바탕으로 서로를 보안하도록 잘 설계된 반찬을 구성해 한상요리를 만드는게 한식이다.한식의 특징 중 하나가 '한 그릇이 한 요리' 가 아닌 '한 상이 한 요리'인 탓이다. (때문에 해방이전까지 우리나라의 테이블은 서양식 4인 테이블이 아니라 1인1상인 개다리소반이 많았다.) 
이것저것 잔뜩차려놓는다고 다가 아니라는 뜻이다. 일반 가정에서야 기분좋은날 잡채며 전이며 있는대로 상을 차려 멋을 낼 수는 있겠지만 전통과 한식을 생각한다면 하지 말았어야 할 짓이다.피디가 한식에 생각이 없다는 증거다. 

그리고 과로로 쓰러진 학생얼굴에 화사하게 핏기가 도는건 차치하고서 위로한답시고 내 놓은것이 스테이크? ㅋㅋㅋㅋㅋㅋㅋ
'어렵지 않고' '가정에서 먹는 소박한' '정통한식보단 현대화된 가정식'-어느 컨셉에도 맞지 않는다.

요새 쿡방이 인기를 끌면서 어느정도 음식문화에 대한 인기가 올라오고 있다고 느낀다.평생 음식안하던 사람이 재미삼아 한번쯤 백종원식 목살카레를 하기도 하고 정육점에서 백종원세트를 팔기도 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음식 조리에 들이는시간은 oecd국가중 최하위라고한다.
...퇴근을 해야 밥을 하지.

얼마전에 백종원을 깠다고 욕을 먹엇던 황교익씨의 인터뷰의 진짜 요지가 이거다.[ 한국음식이 발전하려면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한국사람들이 요리에 더 돈을 쓸 수있고 시간을 쓸 수있어야 그 국가의 요리경쟁력이 생긴다] - 이게 요지였다.보고 있나 기레기?

진짜 한식이 어땠는지. 한식은 왜 그런 형태를 띄는건지.일본중국과 왜, 뭐가 달랐는지 그러면 그 한식중에 지켜야 할건 무엇이고 버려야 할것은 무엇인지 어떤부분을 어필해야 매력적일지.- 이 모든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세계5대요리가 프랑스,이태리,중국,일본,멕시코라더라. 이 음식들은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위해 무던히 변화해왔고,살아남았다.
흔히 아는 탕수육은 중국전통식이 아니라 중국을 침략한 영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달고 시게 만든 것이다.
일식도 처음부터 지금같은 깔끔한 플레이팅과 정갈함으로 무장하진 않았다.

우리음식은 우리가 먹으면 되지 굳이 세계에 홍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저 그래도 좋다. 하지만 의복,학문,음악, 모든 문화적 트렌드는 세계와 부딪히고 어울려가며 발전한다. 우리것을 우리 안으로 가두려는 노력은 쇄국과 다르지 않다. 아이폰을 보라.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오지않았다면 현재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아직까지 삼성 바다폰을 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먹는것은 민감한 이야기다. 한식이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크게 화를 낸다.우리것이 좋은것이라고. 우리것이 좋은것이란 근거가 무언가. 그 근거를 밝혀야 한다. 제철음식이 왜 좋은지, 향토음식이 왜 좋은지. 더 좋게 하려면.장점을 극대화 하려면 무얼해얄지.

이제 우리도 무조건 무한리필과 푸짐함에 혹할 시대는 지나왔다고 본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1956년에서, 아직 고칠게 많지만 내 입에 들어가는게 무언지 고민할 시대쯤은 되었다는 말이다. 

그래야 비로소. 외국의 대표적인 요식드라마를 가져다가 잡식드라마로 만드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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