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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영원히 모를 줄 알았어요.
게시물ID : love_274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면암
추천 : 8
조회수 : 80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4/28 14:39:42
제게 사랑은, 보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무엇인 줄 알았어요.

아름다운 여성을 보아도,
여러번 이야기 나누고, 경험을 공유해도,
저의 심장이 뛰질 않았어요.
물론 잠깐의 두근거림은 있었어요.
그러나 두세번의 만남 이후 두근거림은 첫만남의 설렘이었을 뿐이란 걸 깨달았어요.
만남의 설렘은 사랑이 아닌 즐거움으로 향했거든요.
뒤돌면 아쉬움은 남지만 즐거움의 단절에서 나온 것이었어요.

그렇게 몇번의 설렘과 그만큼의 평이함이 반복되었고, 제게 사랑은 공감과 이해의 영역에 머물렀어요.
감정과 경험에 대한 기대는 접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은은하게 녀석이 문을 두드리고, 어느새 마음 한켠에 자리합니다.
이 감정도 흘러갈 줄 알았지만, 마음도 머리도 그렇지 않다고 오늘까지 대답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맑은 눈을 바라보면 제 마음에 따스함이 서립니다.
그녀의 입가에 맺힌 미소를 볼 때면 그 호선을 따라 제 마음이 오르내립니다.
그녀의 보드라운 목소리를 들을 때면 제 마음의 평안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느꼈어요.
이 감정은 사랑이라고요.

무수히 부정당했고, 포기한 그 감정이, 억지가 아니라 진정으로, 남몰래 다가왔다는 사실을요.

어떻게 해야할지 저는 모르겠어요.
생소한, 또는 어색한 이 마음.
갈피를 잡지 못하겠어요.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를 무수히 들었고,
그 사람들의 고민을 잘 해결해주었어요.
그래서 저는 유연하게 나아갈 줄 알았지만,
감정은 듣는 것이 아닌 느끼는 것이란 사실을 외면했나봐요.

사실 이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요.
조심스럽게, 천천히 말이지요.
그러나..
이 감정을 숨기고 싶어요.
사실 제가 사랑하기엔 많은 고개를 넘어야해요.
경제력이 가장 낮은 고개에요.
군대는 그 다음 낮은 고개에요.
사실 함께, 같이 사랑에 나아갈 자신이 없어요..
제가 익명성이라는 가면을 써도 밝히기 어려운, 그런 환경 속에 살아가거든요.
그 환경은 저에게 사랑에 대한 의도적 거리감, 어찌보면 트라우마 같은 무엇을 안겼어요.
거의 모두를 극복했지만, 한줄기 두려움은 남아있어요.

언젠가 이런 고민을 하리라 생각했어요.
정말 많이 아플 거라고도 예상했어요.
두근거릴 때마다 상상했는데, 오늘처럼 아프고 슬픈 적은 없었어요.

ㅎㅎㅎ
멋쩍은 웃음으로 이 순간을 벗어나보려구요.
제 넋두리 들어줘서 고마워요.
사실 제가 주변인들의 의지처라, 제 고민을 말할 곳이 없어요.

여하튼, 고마워요. 모두.

당신의 행복을 기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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