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北, 영변 핵시설 10년전 이미 필요없어져”
[동아일보 2007-02-21 02:58:00]
[동아일보]
황장엽(사진) 전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가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조치에 따른 보상으로 중유 100만 t을 받기로 한 영변 핵시설은 10년 전에 이미 필요 없어진 시설이었다고 자유북한방송을 통해 19일 밝혔다.
황 전 비서는 “사실 흑연로로 (추출)하는 플루토늄은 쓸데가 없다고 군수공업담당비서에게서 내가 직접 들었다. 그전만 해도 나보고 자꾸 ‘국제담당비서가 좀 어떻게 플루토늄을 더 사올 수 없냐’고 하다가 ‘이제 필요 없다. 이제 완전히 우라늄 235로 (핵무기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그게 1996년이다. 벌써 10년이 지났다. 다 거기서 얼마든지 만들고 남을 만큼 가지고 있다. 그것을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미국의소리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사실을 말한 바 있다.
또 “기술적인 문제에서 보면, 그들이 지금 핵 동결 시킨다고 말하는 것도 과거 영변 지구의 플루토늄으로 하던 것, 흑연로로 하던 것을 동결한다는 말일 뿐, 아예 농축우라늄을 갖고 파키스탄과 하던 것은 지금도 부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이 초기에는 영변 흑연감속로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하려다가 1996년 이전에 파키스탄과 손잡고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로 방향을 바꾸었다는 뜻.
황 전 비서의 발언이 사실인 경우 상당한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폐기시설에 불과한 영변 핵시설 불능화를 내걸고 국제시세로 3270여억 원에 해당하는 중유 100만 t과 북-미, 북-일 수교협상을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 여기에 한국과 국제사회가 지원할 막대한 인도주의 지원까지 고려하면 북한이 얻는 정치 및 경제적 이득은 더욱 커진다.
주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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