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학교에 야자에 학원까지 가며 스트레스와 피곤이 극도로 쌓여있었다
시험기간이라 그날따라 학원이 늦게 끝났다
2시쯤 집에 들어와서 씻지도 않고 바로 침대에 누웠다
한참 자고 있는데 발 밑에서 이상한 기분이 들어 정신이 들었다
눈도 안 떠지고 몸도 안 움직이는데 발밑의 느낌은 계속 되었다
누군가 침대 밑으로 잡아당기는 느낌
나는 끌려가지 않기위해 몸에 힘을 주고 버텼다
그럴수록 '무언가'는 내 발목을 더 힘껏 잡아끌었다
결국 난 침대 밑으로 떨어졌다
머리를 바닥에 부딪혀 순간적으로 눈을 떴다
누군가 나를 끌고 가고 있었다
나는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
'무언가'의 존재가 궁금했지만 그걸 확인하는 게 더 두려웠다
문턱에 허리가 덜컥 닿는 느낌이 났다
난 방 밖으로 나온 것이다
눈을 살짝 떠보니 현관문 앞까지 끌려와있었다
엄마를 부르고 싶은데
입술이 움직이지 않았다
본드로 붙인 듯 전혀 떼어지지 않았다
난 숨을 헐떡이며 다시 눈을 살짝 떠보았다
순간 '무언가'가 내 발목을 놓았다
그리고 '쿵'하고 큰 소리가 났다
그 소리와 함께 나는 정신을 잃었다
아침에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밤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정말 무서운 꿈이었어..
하며 눈을 떴다
그런데... 내가 정말 어제 끌려왔던 그대로
현관 앞에 널부러져 자고있었다
발목도 빨갛게 부어올라 시큰시큰 아팠다
엄마에게 어제 집에 도둑 든 거 같다고 얘기했는데
집에는 없어진 것도 없고 밤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내 생애 처음으로 가위를 눌렸던 날이라고 추억하고 있지만
아직도 '무언가'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