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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마음..
게시물ID : freeboard_2271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chk
추천 : 1
조회수 : 20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6/12/22 04:06:42
퇴근하자 마자 피곤한 몸이지만 너무나 죄송스럽고 감사한 마음에..
늦은 시간이라 다른 사람들에겐 말 못 하고 이렇게 오유분 들에게나마 지금 제 마음을 말하고 싶어
부족한 글 이지만 몇자 적어 봅니다.

저는 M방송국에서 연출을 맡고 있는 24살 청년입니다.

저희집은 광주에 있지만 집안 사정상 동생과 저는 서울에 어머님은 구리에 아버님은 마산에 계십니다.

동생은 전문대를 졸업하고 요리사로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고 저는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어머님은 고깃집에서, 아버님은 공사장에서 일하시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만은 않은 대한민국의 가정입니다.

저번달 아버님께서 오셔서 추운날 잠도 못자고 일하면 감기 걸리신다며 입던 잠바를 건네주고 가셨는데
부족한 집안 살림에 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저는 등록금이라도 모아 보려는 마음에 옷 한벌 제대로 사입지도 못하고 있던 형편이라 주시는 옷을 말 없이 건네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겨울 옷이라곤 아버님께서주신 유행지난 잠바 하나지만 정말 따뜻하게 잘 입고 있었습니다.

직업의 특성상 밖에서 지내는 날이 더 많았기에 옷 차림에 신경쓰는 다른 친구들처럼 저는 그런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습니다.

가지고 다니는 가방에는 대본과 양말 칫솔과 치약과 세면도구가 전부 이니까요..

그리고 오늘..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동생과 제가 사는 자취방에 오셨습니다.

몇달만에 온 가족이 모이는 자리였지만 저는 막바지 촬영 때문에 3일동안 철야를 하느라 집에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죄송한 마음 뿐이었습니다... 나이란걸 먹어가면서 부모님이 정말 보고 싶다라고 느낀 순간이었지만 살아가기위해 어쩔 수 없는 몸부림이 저를 잡고 놓아주질 않았습니다..

이틀동안 촬영 중간 중간 틈틈히 전화통화를 하는게 다 였습니다..

그렇게 부모님께서 다시 내려가시고 저는 지금 퇴근하고 속상한 마음에 집앞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한잔 하고 들어왔습니다.

제 방에 들어와 불을 키는데 처음 보는 까만 잠바와 모니터위에 올려져 있는 천원짜리 4장과 오천원짜리 2장.. 그리고 메모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아들아 부모가 너한테 해 줄 수 있는게 정말 없구나.. 동생 말이 니가 겨울 옷이 없어 아빠가 주고간 잠바 하나만 입고 다닌다는 말을 들었다. 너는 상관없다고 했다지만 보는 부모의 마음은 정말 미안하구나.
넉넉하게 준비하지 못해 시장에서 잠바 하나 사서 두고 간다. 이 돈은 시간날때 니가 먹고싶다고 하던 족발이라도 하나 사서 먹으렴. 다른 아이들처럼 이것저것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아들아.'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눈에서 눈물이 멈추질 않습니다.

자신들도 힘들텐데.. 먹고 싶은거 못 먹고 입고 싶은거 못 입으실텐데..

효도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아들을 위해서 주머니에 있는 돈 다 털어 잠바와 용돈을 주고 가신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하니 너무 죄송스럽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니고 재미 없는 글일 수도 있지만..
지금 이런 제 마음을 혼자 담아두기엔 너무나 감동스럽고 벅차오르는 마음을 주체 할 수 없어 이렇게 오유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오유분들.. 부모님께 정말 효도 합시다.. 세상 사람 어느 누구도 부모님보다 저를 생각해주시는 분이 없다는걸 24해.. 느즈막하게 다시 한번 느껴 봅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신 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추운 겨울날 모두 감기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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