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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제대하는날 엄청 싸우고 나온썰.TXT
게시물ID : bestofbest_2754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박주현朴珠鉉
추천 : 126
조회수 : 17985회
댓글수 : 34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10/22 21:06:29
원본글 작성시간 : 2016/10/21 11:02:50


1999년 11월 6일 전역일당시의 일인데,..

나는 97년 7월 7일 해군입대하고 동해 최전방에서 배타다가 육상발령이 났음.
군생활은 28개월했지만, 대부분의 군생활은 육상근무를 인사행정병으로 근무했음.
해군은 인사/행정병이라는 보직이 없기에 갑판수병이나 전산병에서 머리좋은 엘리트들만
착출되었음. 원래 내가 있던 부대에서는 인사행정병을 하는애들의 학벌이 대략 좋았음. 
국립대 법대생,고대,외대,중대 애들을 뽑았는데,... 난 왜 뽑혔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인사담당관이 일 딱부러지게 잘하게 생겼다고 뽑혔음.

워낙 일을 깔끔하게 처리 마무리를 했던터라, 수병,하사관, 장교들과도 잘지냈음.

그렇게 개 말년까지 있을때 전역이 2달 남은상태에서 새로운 인사장교와 행정관을 
사무실에 받았는데,. 인사장교의 경우 이름은 잘 생각이 나질 않지만 나를 불러서

중위 : 저기..박주현수병이요..
나 : 네.. 중위님

중위 : 군대.. 언제오셨어요?
나 : 97년 7월 7일에 왔습니다.

중위 : 아.. 그럼 나보다 일찍오셨네..
나 : 아.. 그렇습니까?

중위 : 다름이 아니고, 제대 얼마 안남으셨으니, 그냥 조용히 무탈하게 쉬다가 가세요.. 
나 : 네.. 알겠습니다. 


중위 : 그리고, 다음달부터는 내무반에서 안내려오셔두되요..
나 : 네..감사합니다.


원래, 내가 근무했던 군함이나 육상부대에서는 문관이라고하여 전역 한달전에는 대부분의 일을 열외시켜주었고, 전역 일주일인지 보름전인지부터는 전역교육을 다녔다. 현충사도 갔다오고.. 여기저기 다녔던걸로 기억하는데,... 우리 행정관은 새로와서 뭐가 불만인지 중위가 열외하라고했는데도 제대하기 전날까지 사무실에 내려와서 일을 하라고했다.


제대 5일을 남겨두고 내무반에서 동기들과있는데,  행정관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행정관 : 너 이새끼야 왜 사무실 안와? 내가 갈까? 너 영창갈래?
나 : 인사과장님이 쉬라고하셨는데요?

행정관 : 그게 어딨어? 내가 지금 차 끌고 갈테니까 너 기다려!

이러기에 " 그냥 내가 내려가겠슴돠" 하고 내려갔는데, 사무실에 있던 인사처장도 인사과장도 "왜 내려왔지?" 라는 표정이였지만, 짬밥이 많은 행정관(원사)이 뭐라고하자 분위기가 희안하게 돌아갔고 나는 그냥 인사과장에게 "아무말하지마세요.."라는 눈치만 줬다.

그리고 묵묵히 제대하기 전날까지 인사행정업무를 봤다. 전역증도 내가 동기들것 다 만들어서 나눠주었다..ㅋㅋㅋㅋㅋ 

전역당일이 되었고, 전날 내무반에서 밤새 잠도 못잔채 아..이제 제대구나 생각이 되었다. 난생 처음 입어본 개구리복이 얼마나 어색하던지.. 흰명찰을 달고 병장계급자 위에 개구리마크를 달고 사무실로 내려가니, 부사관이며 장교들이 얼마나 축하해주던지.. 동기녀석과 사무실 인행처장님한테 전역신고를하고, 인사과장에게도 해주고 별로 좋아하지않던 행정관에게도 전역신고를 해야했는데, 이때 일이 터져버렸다.


나 : 필승 신고합니다. 해상병 413기 병장 박주현/朴珠鉉, 동 김ㅇㅇ은... 1999년 11월..
행정관 : 이새끼야 누가 제대하래?


나 : ...
행정관 : 니가 임마 제대로 업무 인수인계를 밑에 새끼들한테 안했으니 제대하지말고 일주일 더 있다가 가 이새끼야..

나 : 아우씨,,, 행정관.. 내가 댁새끼요?
행정관 : 뭐???

나 : 내가 댁새끼냐고.. 어따대고 이새끼 저새끼하소?
행정관 : 이 싸가지 없는 새끼가..


서로 멱살 잡을찰라에 장교들은 행정관 말리고 부사관들은 나를 말리며, 나를 끌고 문서수발소로 갔다. 완전 우울한 모드로 인사담당인 중사와 하사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 : 아니 씨발.. 내가 일병달고 여기와서 19개월정도를 밤새도록 일하고 오늘 제대해서 나가는건 우중사님도 다 아시잖아요? 뭐? 이새끼야? 씨발 일주일뒤에 가 이새끼야?? 너무한거 아닙니까? 


중사와 하사들은 차마 얼굴을 들지 못한채 


"아..주현아 우리가 다 미안하다.. 대신 사과할테니까 너무 신경쓰지말고...."

나 : 아니, 우중사님이 저한테 미안할게 뭐있습니까.. 그동안 형님처럼 잘해주셨는데.. 휴..
중사 : 아..나도 참 마음이 그렇네..ㅠ.ㅜ


아무튼 그날 나한테 잘해준 중사와 하사한테 전역신고를 하려고했더니, 행정관한테도 안했고 자기들한테는 안하고 가도된다고해서 총장님과 차한잔 마시고 후임들 헹가레 받고 나왔던 기억이 있네염..

그런 몹쓸 인간도 지금은 제대하고 연금받고 땡땡거리면서 잘 살겠쥬?


한 20년되가는데 아직도 빡치네요 ㄷㄷㄷ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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