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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ARMA [2부-끝의 시작] 2. 절망
게시물ID : readers_276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카스_네팔
추천 : 0
조회수 : 25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02 13:02:38

      [2부-끝의 시작]         


                                                      아카스_네팔



2.절망



나에게로 인연이 되는 이여.
나에게로 꼭 인연이 되는 이여.
이 하늘밑 어디선가 하염없이 하염없이
나만큼만 나에게로 오고 있을 이여.
나는 오늘도 당신을 기다리며 시를 쓰다말고
눈처럼 하얀 향기에 취해
거리의 꽃들이 사람인 줄 알았소.
당신이 혹여 살과 피를 가진 이가 아니라서
내 맘속 허황된 상상이라 하지요.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당신.
그래도 나는 손을 잡아요, 거리를 걸어요.
나하고 비슷한 당신은 인연.
언젠가 연인이 될 아, 기쁜 인연, 당신.
.
.
.
.
.
.
거실 벽 한 귀퉁이 액자에 담겨 걸려 있는 시. 참 오래된 시다.

‘기억을 안고 산다는 것이 이렇게도 고통스러울 줄이야..’

모든 검은 개나리들과 그들의 존재를 믿는 모든 이들에게 경외와 존엄의 상징으로 불리는 그지만, 내 기억 속에는 순진하고 티 없이 맑은 어린 소년, 아니 오랜 친구처럼 남아 있는 존재. 그것은 작년 지리산에 나타났던 그의 모습 때문이었다. 모든 것이 끝나고 나는 그에게 애원했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힘들다.’

마치 사랑하는 여인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듯 표구된 액자의 유리를 닦으며 중얼거리는 날이 잦아졌다.

‘나에게로 인연이 되는 이여...나에게로 꼭 인연이 되는 이여...’

“우리 머리 식히러 어디 갔다 올까?”

그녀가 희미하지만 웃음을 되찾고 다가온 것은 그 일이 있고도 며칠이 지난 뒤였다.

“그래. 가자. 어디로 갈까?”
“가면서 이야기해 줄게.”
“?”

일단 그녀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했기에 나는 군말 없이 동의했다. 애당초 최면 같은 실험을 하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테니 말이다.
며칠 뒤, 우리는 나루에게 몇 일치 사료와 물과 평소엔 주지 않던 간식거리까지 듬뿍 챙겨주고 난 뒤,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녀석은 이게 웬 떡이냐 싶었던지 우리에겐 신경도 쓰지 않았다.
집을 나와서 지하철을 타고 나서야 그녀는 행선지를 말해 주었다.

“강원도로 가보자.”

그리고 우리가 점심 무렵 도착한 목적지는 2월의 겨울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강원도 양양 낙산이었다.

“저기 방파제 끝에서 소주 한 잔 할까?”
“안 춥겠어? 바람도 불고 추울 텐데?”
“컵라면 물 부어서 들고 가지 뭐.”

그렇게 우린 사람 없는 방파제 끄트머리에 앉아 라면박스를 방석삼아 컵라면 안주에 소주를 비우기 시작했다.
바람이 술을 부추겼다.
컵라면 하나는 금방 동이 나고, 소주가 그 뒤를 따랐지만 그마저도 밑창 빠진 듯 사라졌다. 그녀는 낙산사를 올려다보며 감회에 잠긴 표정이었다.

“예전에 여기 와 봤어?”
“아....아니...그런데 그냥 좋다. 당신이랑도 같이 있고. 당신은 와봤지?”
“익숙하지. 그런데...야, 술 떨어졌다. 몇 병 사올까?”
“아니, 한 병만 사와. 컵라면 물 넣어서 한 개랑.”
“아 왜? 슈퍼 겁나 멀어.”
“싫어. 소주 한 병, 컵라면 하나 오케이?”

아마 그날 방파제 초입의 슈퍼 아줌마는 참 웃겼을 것이다. 웬 남자가 대 여섯 번이나 들락거리며 소주 한 병, 물 부은 컵라면 하나씩을 사갔으니. 마치 게으른 여왕과 부지런한 일벌 같아 보이지 않았을까?
그렇게 방파제 끄트머리에 술병이 쌓여갔다. 그녀는 나에게 낙산사에 대해 물었고 나는 작년의 기억 중에 덜 아픈 것들만 조심조심 꺼내서 그녀 앞에 꺼내 놓았다.

“당신...날 정말 사랑해...?”
“그러엄.”
“그 여자보다 더?..”
“아유 왜 그래? 응?......”

갑자기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소주잔을 털다 말고 바라본 그녀의 턱에 굵은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왜 나 같은 사람을 만나서...내가 뭐가 좋다고..”
“왜 그러는 거야?...”

자리를 옮겨 나는 조용히 오랫동안 그녀를 안아 주었다. 찬바람이 자꾸만 가슴으로 불어왔다.
그렇게 그저 말없이 그녀를 내 안에 품고 오랫동안 바람 부는 방파제 끄트머리에 앉아 있었다.
결국 만취한 그녀를 업고 방파제를 나와 민박집에 돌아 온 것은 주위가 어둑해진 뒤였고, 민박집 방문을 열자말자 거의 쓰러지다시피 우린 골아 떨어졌다.

“무슨 잠을 그렇게 오래 자?”

그녀의 얼굴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내 머리는 그녀의 무릎에 얹어져 있었고, 그녀는 얼굴에 가득 미소를 흘리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일찍 일어났네..”
“응. 나 때문에 어제 많이 힘들었지? 이제 가자.”
“벌써? 낙산사도 좀 둘러보고 오후에 가지?”
“벌써 대낮이야. 당신 내일 출근해야 하잖아? 가자...”

그리하여 하루 만에 우리는 다시 서울행 버스를 탔다.
.
.
.
“지금 병원으로 빨리 오셔야겠어요!”

그녀의 직장으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은 것은 다음날 아침이었다.

“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침에 멀쩡하게 나갔는데 병원이라뇨?”

전화 속 상대방은 무척 다급한 듯 숨을 고르면서 말을 이었다.

“제 옆자리라...출근해서 같이 커피 한잔하고 이메일 확인하는데 좀 이상해서 보니까 고개를 푹 숙인 채 정신을 잃었지 뭐에요. 지금 병원 응급실에 있어요. 빨리 오세요!”
“네, 네. 지금 갈게요! 지금 같이 있죠?”
“네, 같이 있긴 한데, 저도 취재 약속이 있어서 오래 있지는 못해요.”

전화속의 목소리가 매우 다급한 걸로 봐서, 사태가 심상치 않은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아침에 멀쩡하게 나간 사람이 정신을 잃었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의식이 없다니!
허겁지겁 잡아탄 택시를 쉴 새 없이 재촉해서 삼십여 분만에 병원에 도착해서 곧장 응급실로 내달렸다. 대학병원 응급실은 항상 만원이었지만, 들어서는 순간 구석 자리에 누워있는 그녀의 모습을 금방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옆에는 아까 전화를 한 사람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안타까운 모습으로 서 있었다.

“좀 전에 뇌파검사까지 했는데 의사 선생님이...”
“뭐라고 하던가요?”
“좀 두고 봐야 알겠대요. 별 이상이 없는 상태라는군요. 그냥, 깊은 수면상태라면서. 다만...”
“?”
“뇌파 변동이 좀 심하다고 하더군요.”
“...”
“의사들도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네요. 뇌졸증도 아니고, 심장에 이상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급성빈혈..그런 것도 아닌데, 어디 딱히 아픈 곳도 없이 정신을 잃었으니...이따가 다시 한 번 보자고 하시던데요.”
“네...알겠습니다...바쁘실 텐데..여긴 이제 제가 있을게요.”
“그럴게요. 저도 옆에 있고 싶은데 오늘 중요한 약속이 잡혀있거든요. 이따가 끝내고 다시 들릴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고맙습니다.”

여자를 보내고 나서, 그녀가 누워있는 침대 옆 의자에 걸터앉았다. 시간은 어느새 정오를 향해 가고 있었다. 출근하고 바로 정신을 잃었다고 했으니, 족히 세 시간 가까이 그녀는 의식불명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다. 나는 마치 잠을 자듯 조용히 누워있는 그녀의 손을 꼬옥 쥐어 주었다.
비로소 시간이 정상적으로 흐르는 것 같았다.
주위 환자가족들의 웅성거림이 점점 멀어졌다.

“누..누구시죠?”
“으...으음..”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게 누군가 말을 거는 소리에 선잠을 깼다.
여자의 목소리였다.
머리를 들어서 목소리의 주인을 찾던 나는 말문이 막혔다.

“누구세요? 여기가 어디에요? 병원 아닌가? 내가 왜 여기 있지? 누구세요?”
“왜 그래? 정신이 좀 들어? 나야 천지.”
“천지? 어...천지? 혹시 오늘 만나기로 한 천지님...아니세요?”
“정신 차려 임마, 나야 나!”

나는 답답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처음 보는 사람처럼 나를 쳐다보는 그녀의 어깨를 흔들어 댔다.

“오늘 오전에 출근했던 거 기억 안나? 너, 출근하자 말자 쓰러져서 여기 실려 왔단 말이야. 충격 때문에 몸이 피곤해서 그럴 거야, 조금 더 쉬어. 좀 더 자.”

하지만, 그녀의 다음 말이 충격적이었다.

“무슨 말이에요? 우리 오늘 저녁에 만나기로 하지 않았나요? 종로3가 지하철역 1번 출구에서 말이에요.”
“뭐?...뭐라구?”
“근데, 왜 여기 있죠? 아저씬 누구에요? 천지님 아니시죠? 아..내가 왜 여기 있지? 가야겠어요. 저 약속 있단 말이에요!”

그녀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려다 말고, 팔에 꽂힌 링거주사를 보고는 화를 버럭 내는 것이었다.

“이게 무슨 짓이에요? 빨리 의사를 불러주세요. 당신,,혹시 나쁜 짓 한 건 아니죠? 빨리요!”
“당신...”
“예? 당신? 빨리 의사 부르세요. 아니, 됐어요!”

그녀는 화를 참지 못하고, 반창고를 거칠게 떼버리고 서슴없이 바늘까지 주욱 뽑아버리는 것이었다.
신발을 고쳐 신고 일어서려는 그녀의 팔목을 엉겁결에 잡았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황당한 일이라 뭐라 상황을 정리할 틈도 없이 얼빠진 사람처럼 본능적으로 행동이 먼저 나갔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팔을 잡은 나를 곁눈으로 보면서 아주 또박또박하게 말을 내 뱉었다.

“이 손 놓지 못해?”

결국 그녀는 당황해서 굳어버린 나를 남겨놓고, 재빠른 걸음으로 뛰다시피 응급실을 빠져 나갔다. 나는 그저 사라지는 그녀를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딴에는 빨리 따라 나섰지만, 더 이상 그녀의 모습을 뒤쫓을 수 없었다. 응급실로 들어오던 관계자와 마주친 것이다.

“환자 보호자 되시죠? 퇴원수속을 하셔야 됩니다.”

퇴원수속은 밟고 약을 받아서 병원을 나온 후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아까처럼 서두르지 않았다. 그녀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병원 문을 나서며, 억지로 옮기던 발걸음을 멈추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부들거리는 손으로 담뱃불을 붙이던 나는 결국 병원 담벼락에 그대로 주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망연자실하게 담벼락에 기대 앉아있는 한 청년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속으로 울음을 삼키길 얼마나 지났을까. 내리쬐는 햇볕에 현기증을 느끼면서 나는 벽을 잡고 겨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휴대폰을 꺼냈다.
이 상황에서 내가 그녀를 만나러 가서는 안 될 것 같았다. 무표정한 얼굴로 전화번호를 눌렀다.

"영훈이냐? 나야..천지. 부탁이 하나 있어. 지금 좀 나와 줄 수 있냐?"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학원에 전화를 한 다음, 당장 출근하라는 원장의 호통을 귓등으로 흘린 채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잠시 후면 영훈이는 내가 준 약봉지를 들고 그녀를 만나고 있을 것이다.
아, 이게 무슨 상황인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거지? 애써 정리해보려 했지만 역부족이다.
아픈 곳 하나 없었던 그녀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도 이상한 일이거니와, 의사도 별 이상이 없다고 하던 그녀가...깨어나자마자 보인 행동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어처구니없지만 그녀의 의식은 - 그녀의 말로 봐서는 - 정확히 작년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날로 돌아가 있었다. 아..이게 도대체 뭐란 말인가! 왜 나에게만 삶은 이렇게 가혹한 것인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 하나가 있었다.

‘최면실험을 한 후부터 뭔가 이상했어. 그리고 그곳을 다녀온 후 정신을 잃었고 깨어나자마자 정확하게 우리가 만난 그날로 돌아갔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온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설마! 
조금 열려 있는 그녀의 방문이 눈에 들어왔다. 몸을 일으켰다. 예전부터 나는 그녀의 방은 되도록이면 들어가지 않았다. 그녀의 개인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최면 실험 후 매일을 눈물로 지냈을 때에도 그녀는 그곳에서 나오지 않았다.
방문을 열었을 때 나루의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녀석은 그 방을 접수라도 한 듯 바닥에 배를 깔고 느긋하게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책상위엔 노트북이 놓여 있었고, 그 옆엔 역시나 일기장이 놓여 있었다. 나는 일기장을 집어 들었다.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펼쳤다. 거기엔 짤막하게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난 이제 내가 누군지 알았다. 그에게 말을 해야 하나....두렵다. ’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생각...생각해보자.
최면실험을 한 직후부터 그녀는 말이 없어졌고 항상 우울한 표정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여행을 제안했고 그곳이 강원도 양양 낙산앞바다 낙산사가 있는 곳, 그리고 그곳에서 했던 말들...무슨 말을 했었지? 곰곰이 기억을 더듬어 갔다. 그래...날 정말 사랑 하냐고 물었었지. 그리고...그 여자보다 더 날 사랑 하냐고 물었어. 그리고 울었지. 그녀는 그 여자를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서...설마?
서서히 심장에서부터 열이 끓어 타오르는 느낌이었다.
설마? 그..럴 리가 없어. 아냐.. 그가 나에게 그럴 이유가 없잖아? 망상이야. 눈에 그녀가 써놓은 구절이 다시 들어왔다.

‘난 이제 내가 누군지 알았다. 그에게 말을 해야 하나....두렵다.’

정말...인가? 정말 그렇게 된 것일까?

“흐흑...!”

어처구니없이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아니...아니야. 그녀는 자살을 포기하고 돌아왔다고 했어! 자살하지 않고서 어떻게..어떻게 그런 일이!'

하지만 다음 순간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생각하나에 절망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만약 그녀가 나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현기증이 몰려와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유독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말하길 꺼려하던 그녀였다. 서서히 하지만 어느새 또렷한 영상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눈물이 흘렀다.

‘이렇게....이렇게까지 해야만 합니까! 내 모든 것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정도로 당신의 노여움은 컸습니까?’

몸을 가눌 수 없었다.
쾅!
키보드 자판이 푹 꺼지며 뭉개졌다. 극심한 두통과 함께 다시 혼란이 밀려왔다.
지금시각 오후 5시, 잠시 후면 영훈과 그녀는 만날 것이다. 그들은 이제 정해진 인연이 아닌, 형벌로 조작된 새로운 인연을 또 살아가겠지. 아니, 그것조차도 이미 준비되었을 수도 있어. 
작년 가을, 
그녀는 날 만나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의 시간으로 다시 가 버린 거야! 하지만, 지금쯤 그녀가 만나야 할 나는 지금 여기에서, 그녀의 곁이 아닌 이 어둑한 방구석에서 삶과 죽음을 셈하며 무너지고 있지 않은가?
그녀는 약봉지를 받아들고 어떤 생각을 할까? 그녀의 지난 기억은 지워졌을 것이기에 오늘 병원에서 만났던 사람이 천지라는 것을 알고 나서 또 얼마나 충격에 빠질 것인가?
나를 모를 때의 기억으로 돌아가 인터넷 문학카페에 글을 쓰는 나름 글쟁이 하나를 만날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을 그녀!
그런 그녀가 지금은... 내 친구를 만나고 있다.
그럼, 난 뭔가?
모든 것을 잃고, 모든 것이 다시 엉망이 되어 버린 난 도대체 뭔가?
갑자기 모니터에 비친 얼굴이 눈에 선하게 잡혀왔다. 그리고, 그 밑에 적혀 있는 그녀의 마지막 일기가 마치 커서처럼 내 눈 앞에 깜빡이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심장이 미어질 듯 조여 왔다. 살이 떨려왔다.
검은 개나리, 당신이 원했던 모습이 이런 것이었나?
고락을 같이했던 동지에게 주는 선물이 기껏 이런 것이었어?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어?
한참을 꼼짝 않고 절망을 씹었다. 그리고 나는 무모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답을 선택했다.

‘좋아. 내가 너를 만나러 가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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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역사 판타지 [카르마 ( The KARMA )] 는 

문피아 일반연재 ( https://blog.munpia.com/akash_nepal )에도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오늘의 유머 '책게시판'에도 올려보려 합니다. 관심가져 주시면 열심히 올려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피드백이 너무나 목말라서라는 건 비밀

문피아 (검색 : 아카스네팔 또는 카르마)에서는 카르마의 '1부 외전'과 기타 허접한 단편들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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