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온탕에 들어 갔다. 며칠째 변비다. 계속 헛방구만 나오는 상황. 물속에서 방구를 뿡 끼니까 부글거리며 거품이 올라온다. 은근히 재미있고 신기하다.
난 좀 더 크기를 키워 보기로 했다. 속이 무척 안좋아서 별 어려움없이 훨씬 더 큰 버블을 만들수가 있었다. 뿌웅.... 잠잠.... 부글부글...
지금 장의 상태라면 초대형버블도 만들수 있겠는걸. 그래서 난 참고 참고 또 참았다. 슬슬 항문 근처에 기운이 모이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크게 한방 터뜨리고 나가야지 생각하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버블제트의 폭발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 있는 한계시간이 임박했다. 난 정자세를 잡고 수면을 주시했다.
5. 4. 3. 2. 1.... 헉!
왠 아저씨 한 분이 들어오신다. 안돼. 난 순간 최대한으로 억제해 버블을 막았다. 하지만 뭐랄까.. 이미 시위를 떠나 버린 화살같은 느낌? 서서히 밀려 나오는 이 불가피함...
아저씨는 아무것도 모른 채 지긋이 눈을 감고 탕속으로 몸을 푹 담근 채 아... 하는 수온에 감동받은 표정을 짓는다.
이 조용한 시점에서 아주 작은 탕에서 초대형 버블이 엄청난 굉음을 내며 부글거리는 걸 상상해 본다. 안돼.. 난 동네의 전설이 되고 싶지는 않아.. 난 터질듯한 기분을 참으며 탕을 나가기 위해서 일어났다.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어서 빨리!! ㄹㅔ츠ㄱㅓ우!
탕을 나가려던 일어서던 바로 그 순간. 뿡!!!!!!!!!!!!!!!!!!!!!!!!!!!!!!!!!!!!!!! 엄청난 폭발음이었다. 참고 참아왔던. 갑자기 탕안의 모든 손님들이 깜짝 놀랐을 정도니.. 면도기 떨어지고 머리 감다 깜짝 놀라고.. 가까이 탕에 앉아 있던 아저씨는 순간 너무 놀랐는지 얼굴이 물속으로 푹 들어갔다 나왔따. 아저씨는 내가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벌인 도발이라는 듯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온몸에 문신을 새긴 사람을 보는 그런 표정으로..
나도 당황해 탕에 잠시 서 있었따.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전설을 넘어 동네기피대상 1호가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