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 남자가 오유를 안볼 가능성이 크겠죠? 하지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고 좀 적으려구요.
그저께 후배들을 만나 한잔하고 놀려고 사당역에서 만났고, 호프집에 가기 위해서 6번출구쪽으로 건너갈때였어요. 지하보도 올라가는 계단이 좀 길죠 거기가... 근데, 중간쯤에 한 여성(빨간옷 입은)이 벽쪽에 기댄채로 전화를 하고 있는데, 왠지 모습이 이상해보였어요. 그 옆엔 머리는 희끗한데 얼굴은 40대 중후반 정도인 아저씨가 마치 아는 사람처럼 말을 걸고 있었죠. 좀 이상하다.... 갸웃거리며 그냥 올라갔는데 자꾸 신경이 쓰이더군요.
코너를 돌아가서 더이상 지하보도쪽이 보이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걱정이 되서 다시 한번 나와봤어요. 남자가 여자를 지하보도 입구까지 부축하고 올라왔더라구요. 후배들한테 뭔가 이상하지 않냐고 물었는데.... 에이.. 별거 아니에요 하더라구요. 잠시 후에 보니... 여자는 비틀거리며 걷고 그 뒤를 그 남자가 바짝 뒤따르고 있었어요. 아시죠? 바로 그 옆은 택시들이 쭈욱 대기하고 있는 곳.... 아마 남자는 여자를 택시에 태울 작정이었던 것 같았어요.
다가가서 남자 어깨를 잡았습니다. 나 : 아저씨.. 이 여자 아세요? 그놈 : 아는 사람인데 왜그러는데요? 나 : 아뇨.. 뭔가 좀 이상한데요.... 나 : 아가씨... 이 남자 알아요? 여자 : 히죽히죽.... (인사불성) 그놈 : 아니, 왜 당신이 상관하고 그래? 나 : 아무리 봐도 아저씨 이상해. 이 여자 모르지?
인도 한가운데서 이러고 있을때... 갑자기 한 남자가 튀어나오더니 그놈 멱살을 잡더군요. 난.. 쟨 또 뭐냐.. 생각했죠. 알고보니 남자친구였어요. 난 그 남자친구란 사람도 믿기 힘들어서... 여자한테 계속 물어봤죠... 남친 맞냐고... 바보같이 웃으면서 맞다고 하더군요. 취중이지만 전화로 대충 들었나봐요.. 누가 껄떡거린다구... 남자친구는 그 놈한테....뭐하려고 이 여자한테 접근했냐고 물어보니까.. 그놈 왈 : 아니.. 술취해서 좀 도와주려고.... 그때 남자친구 말이 압권 : 아니! 술취한 여자가 다 니꺼야??!!!
나도 키가 180이 넘는데, 남친은 나보다 좀 더 크더군요. 멱살을 부여잡고 경찰서를 가자고 하고 난 증인을 서주겠다고 하고.... 그러고 있었죠. 근데 후배들은 빨리 맥주마시자고... 그만하면 됐다고 가자더군요. 남친은 비틀거리는 여자 부축하랴.. 한손에는 그놈 멱살잡으랴... 바쁘더군요. 결국... 그 남자는 밀린 인파속에서 어영부영 사라져버렸어요.
여자는 그 남친한테 막 화를 내더군요. (아마도 전에 크게 싸웠던듯) 그 모습을 보며 맥주 마시러 갔습니다.
여성분들... 연말 연시에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세요. 세상 무섭습니다. 비틀거리다가 같이 택시라도 타고 어디 가면 어쩌려구요? 많이 먹고 싶어도 꼭 친구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