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문화의 산실 - 격투게임 부분]
너무 유명한 스트리트 파이터와 킹오파, 철권, 버파는 제외.
(근데 이걸 빼니 반이 줄어든 것 같은...)
<뱀파이어 세이버>
캡콤의 명작 격투 게임 뱀파이어 시리즈 중 세번째로 출시된 게임.
드미트리 막시모프 유저로서 열광적이진 않았지만 가끔 하던 격겜의 자리가 꽉 찼을 때 했던 게임이다.
사스콰치가 사기캐였다...
동화와 전설, 괴담 속 캐릭터를 비틀어 낸 캐릭터 설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세번째 사진에 리리스(우측)를 조지려는 저 빨간망토 여캐의 설정은 진짜 충격적이다.
이 게임에 출연한 여캐들은 2015년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모리건, 레이레이, 펠리시아 등)
(모리건 앤슬랜드 - 서큐버스)
(펠리시아 - 캣우먼)
(레이레이 - 강시)
(모리건 플레이 영상)
<엑스맨 VS 스트리트 파이터>
격투게임에 크로스오버를 실현시킨 게임은 킹 오브 파이터즈 였지만
캡콤은 아예 만화 캐릭터와 크로스오버를 실현시켰다.
그리고 한 명이 쓰러져야 다음 캐릭터로 바뀌는 클래식 킹오파와 달리 게임 도중 태그가 가능했다.
나의 주캐는 사이클롭스였다. 역시 파동승룡의 강캐...
하지만 이중 점프와 공중 가드 등 적응이 안되어 그다지 오래 플레이하지는 못했다.
들여놓은 오락실이 많지도 않았고...
캡콤만의 독특한 시스템은 이후 SNK 류와 캡콤 류로 갈리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SNK의 인기가 압도적이었지만, 캡콤은 정말 매력적인 게임을 생산하는 회사이다.
(지금은 옛 영광을 재현하기 힘들게 되었지만...)
<사무라이 쇼다운 시리즈>
<사무라이 쇼다운 1>
<사무라이 쇼다운 2 - 진정한 인기몰이의 시작>
<사무라이 스피리츠 4 아마쿠사강림>
<사무라이 쇼다운 5(사무라이 스피리츠 제로)>
중간에 3편이나 이후 시리즈도 있지만 아마 한국에서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위 4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전의 맨주먹 격투에서 무기를 사용하는 컨셉으로 제작된 SNK의 간판 격투게임.
또한 콤보 시스템이 다른 게임과는 굉장히 다르다. 없는 건 아닌데 그저 그렇다.
거의 단발기 위주의 수싸움이고 강베기 한번이면 에너지 반이 날아가는 후덜덜한 게임이기도 하다.
무기파괴 시스템의 도입도 독특한 요소. 2편까지 국딩들은 하오마루나 닌자 형제를 플레이했다.
후에는 카자마 카즈키와 소게츠가 인기가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나코루루라는 격겜 전설로 남을 캐릭터를 탄생시켰지만, 원래는 죽는 스토리인데 살려내기 위해 게임 스토리 전체를 꼬아버렸다.
마마하하와 퍼피라는 두 동물 캐릭터도 인기가 많았다.
그리고 이오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악한 라이벌 캐릭터 키바가미 겐쥬로
나의 주캐이기도 했다.
(나코루루)
이밖에 수많은 캐릭터들이 있다.
(사무라이 쇼다운 2 하오마루 플레이 영상)
(사무라이 쇼다운 4 카자마 소게츠 플레이 영상)
<사립 저스티스 학원 시리즈>
캡콥의 정신나간 격겜 컨셉의 절정을 찍었던 게임.
당시 버파와 철권을 필두로 시작되었던 3D게임 열풍에 한 축을 담당했다.
이 격투게임은 학교가 무대이다. 따라서 등장 캐릭터도 다 학생이고 선생이다.
그래서 학생이 선생을 패는(...) 게임으로 뉴스에까지 나왔던 전설의 게임이다.
하지만 그건 심한 오바고, 그냥 캐릭터설정을 그렇게 잡은 격투게임일 뿐이다.
이 또한 많이 플레이해본 게임은 아니지만, 나의 주캐는 시마즈 히데오라는 국어선생님이었다.
류와 같은 파동승룡 캐릭터라 다루기가 편했다.
(두번째 이미지 맨 왼쪽에 책을 읽는 선생님이다)
이 냥반 웃긴게 옷은 양장인데 어깨에 철 보호대를 하고 있다.
캡콤의 디자인 센스를 엿볼 수 있는 대목.
(플레이스테이션판 사립 저스티스 학원 플레이 영상)
(이건 2편 플레이 영상)
<용호의 권 시리즈>
지금은 SNK 간판 게임인 킹오파에서 개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그들의 첫 출연은 심히 비장하기 그지 없었다.
사우스 타운라는 심플한 이름의 동네의 악당 미스터 빅으로부터 여동생 유리 사카자키를 구출하는
눈물이 앞을 가리는 인간승리 스토리.
그런데 그 여동생은 지금 따귀를 날리고 상대방을 지져밟는 아이로 성장했다.
이 게임의 인상적인 요소는 다섯가지. 기 모으기 시스템, 가드불능 초필살기의 도입, 화면에 줌인 줌아웃.
얼음깨기와 맥주병 목 날리기 보너스 게임.
초필살기는 당시 국딩들 사이에 '지랄권'이라 불릴 정도로 큰 임팩트를 남겼다.
그리고 마지막은... 바로 옷 찢어지기 시스템이었다.
킹의 옷이 찢어질 때 열광한 초딩들이 많았다.
3편이 완전 지대 폭망하면서 더 이상 시리즈는 이어나갈 수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아랑전설과 함께 킹오파에 꾸준히 출연하며 인지도는 이어나가고 있다.
(용호의 권 1 플레이 영상)
<월드 히어로즈 시리즈>
어떻게 보면 위의 뱀파이어 세이버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 게임이다.
세상의 유명인물들을 모아 격투를 펼친다는 컨셉으로 잠시 흥했던 바로 그 게임.
학교 앞 문방구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관대한 국딩들조차 2류로 취급했던 게임이었다.
하지만 게임은 그럭저럭 할 만했고(사실 당시 격투 게임은 워낙 비슷비슷해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다)
캐릭터의 이펙트들이 커서 시원시원한 맛이 있었다.
한조는 여기서도 나온다... 그 밖에 라스푸틴이나, 김용이라는 이소룡 짝퉁 캐릭터도 있었다.
격겜 세계의 지나가는 한 페이지로만 남는 게임.
(2편 플레이 영상)
<호혈사 일족 시리즈>
표지만 보면 호러 게임인 것 같지만 실상은 철저히 개그스러운 개그 컨셉의 격겜.
1편에서는 저 표지의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이런 파격적인 게임이 또 나올 수 있을까.
게다가 잡기로 상대 캐릭터에 뽀뽀를 하면 아리따운 처녀로 변신하는 요상한 게임.
더 요상한 건 저 많은 캐릭터가 다 하나의 일족이라는 것
인디언도 나오고 미국인에 스님에 다 나오는데 일족의 당수를 차지하기 위해 싸운다는
인간의 추론능력을 상실해야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 라인을 가진 게임이다.
이 게임 캐릭터들은 정의 구현, 선의 실천 이런 거 없다. 다 욕망이 들끓어오르는
이상한 사람들뿐이다.
특히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는 바로 진념이라는 이름의 스님.
성능도 매우 좋았고 장풍도 두 개에다가 좋은 기술들이 많아 국딩의 1순위 캐릭터였다.
할머니는 다들 기피했다... 2편에서는 선택도 안되고... 한창 홍콩할매귀신이 유행할 때였는데...
3편은 캐릭터의 노출때문에 수입이 안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시리즈는 못해봤지만...
가장 인상깊은 캐릭터는 마법소녀 컨셉의 캐릭터인데, 성격이 심히 속물이라는
정신나간 센스를 자랑하는 캐릭터였다.
(가장 최신작 호혈사일족 선조공양 오프닝, 처음엔 괜찮다가 뒤로 갈수록 뭔가 이상해진다)
(호혈사 일족 1편 플레이 영상)
그리고 그 밖에....
<소울 엣지, 소울 칼리버 시리즈>
(엄밀히 말해 90년대 게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드래곤볼Z 초무투전>
드래곤볼 열풍 덕 뿐만이 아니라 게임 자체도 정말 재미있었다.
(초무투전 2 플레이 영상)
이제는 동네 오락실이 많이 없어졌다. 어린 시절에는 지하 오락실 찾아가는 게 방과후 일상이었는데
바다이야기 사태와 PC방의 중흥 이후 오락실들은 큰 타격을 입었고, 그나마 요새는 철권만 들여놓는 듯하다.
격투게임 자체가 사실 사람을 많이 가리는 게임이다.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밸런스는 잘 맞추었다는 소리를 듣는 게임이 드물며,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해온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의 격차는 너무 커져 신규 유저가 잘 하려들지 않는 게임이다.
옛날에 오락실 업주들은 회전율이 빠르다는 이유로 많이 들여놨었는데...
이제 그 시절은 다 가고 철권과 스파만이 명맥을 유지하는 것 같다.
이번에 영상이 공개된 킹오파는 여러가지 의미로 충격적이기도 했고...
그래도 어린 시절에는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격투게임이 있어서 즐거웠다.
그리고 격투게임은 캐릭터 문화의 산실이기도 했다.
게임 자체가 스토리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단선적이다 보니
이래저래 캐릭터에 설정들을 붙이기 시작했고 그런 것들이 2차 창작으로 이어져 캐릭터 문화를 흥하게 했다.
하지만 그것도 한철, 앞으로 격겜의 미래가 그렇게 밝아보이지는 않는다.
94년 1편부터 해왔던 철권도 접은지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명맥이 이어나가길 기대해본다.
기판 위에다 동전을 올려놓고 순번을 기다리던 시절이 가끔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