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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_276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바티니
추천 : 12
조회수 : 886회
댓글수 : 37개
등록시간 : 2017/04/30 23:53:02
간단히 드라이브라도 할까 해서 여자친구에게 드라이브 제안을 했다. 여자친구는 흔쾌히 내 제안을 받아들이고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여자친구가 보고 있던 옷은 몸매가 드러나는 옷이었다. 갑자기 내 머리 속에서는 두 가지의 생각이 서로 세력 다툼을 했다.
 
'몸매 드러나는 옷 입지 말라고 해.' vs '다른 사람 옷에 함부로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
 
내 원래 사고 방식은 후자에 가깝다. 아무리 여자친구라도 옷 입는 것에 함부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엄연히 잘못된 행동이라고 늘 생각했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근데 이상하게 오늘은 왠지 전자쪽으로 생각이 기울었다. 난 여자친구에게 말했다.
 
"저기...... 미안한데 옷 너무 몸매가 드러나서..... 다른 옷.... 그.... 입으면 안 될까?"
 
여자친구는 내 말을 듣더니 웃으며 말했다. "오이구, 많이 섭섭했쪄? 오구오구."하면서 내 궁디를 팡팡. "오빠 변했네. 그런 말도 할 줄 알고."
 
여자친구는 내 볼을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하고 씻으러 들어갔다. 난 그 시간을 잠시 피파온라인을 하면서 보냈는데 뭔가 미안했다.
 
여자친구의 사고방식을 내 마음대로 통제했다는 그 미안함이 꽤 컸다. 왜 하필 골은 왜 안 들어가는지.
 
여자친구가 머리를 다 말리고 옷을 다 갈아 입었을 때 나가기 전 난 여자친구를 안아주며 미안하다고 했다. 함부로 내 마음대로 옷에 이래라
 
저래라 해서 미안하다고.
 
그러나 여자친구의 대답은 의외였다. "솔직히 옷 가지고 뭐라 안 했으면 내가 서운할 뻔 했어. 내 몸매는 오빠한테만 보여줄라고. 히히."
 
그러면서 내 볼을 만지작만지막거렸다. "앞으로 옷에 많이 참견해 주세용.^^"하며 뽀뽀를 해줬다.
 
"오빠가 이런 거 참견해주고 요청해주니까 오히려 더 사랑받는 것 같아. 자유방임주의였던 사람이 바뀌니까 되게 좋네. 히히."
 
미안함은 어느새 줄어들었고 여자친구의 말에 그저 사르르 녹았다.  시동을 결며 여자친구를 바라봤다. 여자친구는 날 바라보며
 
웃었다. 나도 함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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