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롬에서 대공위시대가 벌어지면서 드디어 막장의 길을 열게 되었는데 그 단초가 된 게 바로 프리드리히 2세 이후 후사가 끊겨 버렸다는 거네요. 프리드리히 2세 하면 아주 대단한 황제였죠. 시칠리아에 머물면서 아주 방대한 영토를 일궈 냈고, 아랍문화와 비잔틴 문화를 향유하면서 문화 전성시대를 연 왕이더군요. 헌데 이 왕이 죽고 나서 남은 후사가 그만 끊겨 버리고 만 겁니다. 마지막 호헨슈타우펜 왕조의 마지막 황제라 할 수 있는 콘란딘이 그만 패사하고 다른 서자들 역시 단명하면서 후사가 끊겨 버린 거죠.
이렇게 되자 대영주들이 분권화에 성공하게 되어
제국도 아니고 로마도 아니며 신성하지도 않다는 모습이 되어 버리고 만 거죠.
프랑스도 한때 그럴 뻔한 일이 있었더군요.
부르고뉴 용담공 샤를은 부르고뉴공에 머물지 않고 왕의 자리에 오를 야심으로 끊임없이 공국을 키워 나가 거의 목표에 다다를 뻔 했죠. 이게 만약 성공했으면 지금의 거대한 프랑스는 없었을 겁니다. 헌데 그보다 더 행운인 것은 위그 카페가 개창한 카페 왕조가 비록 초창기에는 힘도 없는 상태였지만 왕조의 후사만은 면면히 이어져 나갔다는 겁니다. 동프랑크왕국처럼 대가 끊겨 제후들이 선거를 통해 황제를 새로 선출할 일 자체가 었었던 거죠. 카페 왕조는 방계인 발루아 왕조나 부르봉 왕조를 통해 거의 18세기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죠. 거의 천년 이상 이어진 대단한 왕조가 아니겠습니까?
프리드리히 2세의 후사가 조금 더 장성하고 강력한 군주여서 계속 후사가 끊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동프랑크 왕국이 서프랑크 왕국보다는 더 크고 강하지 않습니까?
유럽사의 주도권을 쥔 주체가 달라지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