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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저주를 빌고
게시물ID : readers_276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1
조회수 : 22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07 01: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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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기어코 기름 짜내듯 창자를 끌어안으며 마른 장작에 불을 붙여도 어둠은 밝히지 않을 거라고


그 파도는 세월 속 실종된 이들의 살결이여

다시 따듯한 품으로 못 돌아올 거라고


선인장은 말라 죽지 않는단 편견 속에서 그 무더위를 누구도 함께한 적 없으니

생전 그토록 갈증 난 물 한 방울조차 적셔질 일 모르게 건조한 애도를 받을 거라고


창백한 박제일 뿐인 지구본은 타락하지 않을 거 같았지만 게으름이 먼지를 사육할 거라고


하루 남은 시계를 보며 일 초를 주마등으로 쪼개

천일로 살고 싶어도 주삿바늘은 못 피할 거라고


그런 아픈 세상을 가득 담아,

거라고 또 거라고 간절하게 저주를 빕니다.


하늘이 그럽디다, 험한 말로 너의 슬픔을 시험 마라고


그럼 대답합니다, 제 소원은 이뤄진 적 없잖습니까

단 한 번도 이뤄진 적 없어서

신이시여, 당신을 증오했고 모두 잃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아픈 소원을 빕니다

말하는 대로 아픈 세상이 될 수 없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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