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공사 "'막장' 단어 함부로 쓰지마라"
막장은 진지한 삶의 터전…왜곡 말아야
[ 2009-03-03 14:42:09 ]
CBS노컷뉴스 최철 기자
요즘 '도저히 눈 뜨고는 못봐주겠다'는 의미의 '막장'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에 자주 쓰인다. 지난 삼일절 때에는 국회에서 또다시 여야 정치인이 몸싸움을 벌여 '막장 국회'라는 별칭을 얻었고 불륜을 조장하는 드라마는 어김없이 '막장 드라마'라는 말을 달고 다닌다.
그런데 '막장 국회'와 '막장 드라마'에 쓰인 '막장'이라는 말 때문에 속앓이를 단단히 하는 사람이 있다. 조관일 석탄공사 사장은 3일 언론사에 이례적으로 '막장'이라는 용어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호소문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조 사장은 이날 '막장은 희망입니다'라는 글에서 "광산에서 제일 안쪽에 있는 지하의 끝부분을 뜻하는 '막장'이라는 말이 최근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석탄공사 사장으로서 항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막장'은 광석이나 석탄을 채굴하는 광산의 끝부분 작업장이지만 소위 '갈데까지 갔다'는 의미로 곡해돼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
특히 조 사장은 "사람들은 막장을 막다른 곳이라는 점만 생각해 폭력과 불륜 등 갈 데까지 간 TV연속극을 막장드라마라 하고 이종격투기가 난무한 국회를 막장 국회라고 한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2000명의 사원들은 지하 수백미터 막장에서 땀 흘려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 사장은 끝으로 "막장은 폭력과 분륜이 난무하는 곳이 아니라 에너지 자원을 캐내는 숭고한 산업현장이자 진지한 삶의 터전"이라며 "어린 자녀를 포함한 가족들 처지에서 막장 운운하는 소리를 들을 때 얼마나 상심하고 가슴이 아픈지 생각해봤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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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은 희망입니다
요즘 갑자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용어가 있습니다. ‘막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막장 범죄’ ‘막장 드라마’ 운운 하더니 드디어 ‘막장 국회’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문제는 그 ‘막장’이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된다는 점입니다.
묻겠습니다. ‘막장’의 참뜻을 아십니까? 막장이란 말의 일차적 의미는 광산, 특히 석탄광에서 제일 안쪽에 있는 지하의 끝부분을 말합니다. 제일 안쪽이니까 당연히 막힌 곳이고 막다른 곳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막다른 곳’이라는 점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폭력과 불륜 등 갈 데까지 다간 TV연속극을 ‘막장 드라마’라 하고 ‘이종격투기’가 난무한 국회를 ‘막장 국회’라고 합니다.
저는 대한석탄공사의 사장으로서 이에 항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2천여 우리 사원들은 지하 수백 미터의 막장에서 땀 흘려 일하고 있습니다. 민간탄광을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습니다. 본인들은 물론이고 그들의 어린 자녀를 포함한 가족들의 입장에서 ‘막장’운운하는 소리를 들을 때 얼마나 상심하고 가슴이 아픈지 생각해보셨습니까?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실제로 탄광의 막장에 들어가 보시면 압니다. 그곳은 폭력이 난무하는 곳도 아니고 불륜이 있는 곳도 아닙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고온을 잊은 채 땀흘려 일하며 우리나라 유일의 부존 에너지 자원을 캐내는 ‘숭고한’ 산업현장이요 ‘진지한’ 삶의 터전입니다. 그런 현장이 있기에 지금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이 있다고 우리는 자부합니다.
오늘날처럼 부귀영화에 눈이 멀고 호사스러움만 탐하는 세상에서 그 힘든 일을 웃으며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순수하고 성실한 사람인지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막장의 근무환경은 열악합니다. 어둡고 꽉 막혀 있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결코 막다른 곳이 아닙니다. 막혀있다는 것은 뚫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계속 전진해야 하는 희망의 상징입니다. 최일선의 생산직 사원들은 막장을 뚫어 검은 보석 같은 석탄이 쏟아져 나올 때 “착탄(着炭)!”이라고 환호합니다. 그 것은 보람의 환호입니다. 앞으로 더 전진할 수 있다는 도전과 희망의 외침입니다.
이제 숨겨둔 마지막 말을 하겠습니다. 사전을 뒤져서 ‘막장’의 또 다른 의미를 찾아보십시오. ‘막장’이란 단어의 ‘막’은 ‘마지막’, 즉 ‘맏의 막’이란 뜻으로 ‘맏’은 ‘맏이’처럼 ‘첫째, 최고’를 의미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에게 사용되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막장’은 그렇습니다. 희망을 의미하며 최고를 뜻합니다. 그러므로 드라마든 국회이든 간에 희망과 최고의 경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한 함부로 그 말을 사용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국회가 벼랑끝 대치 끝에 극적인 합의를 봐서 국민에게 희망을 줬습니다. 그런 의미에서의 막장국회라면 좋겠습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의 생명이 좌우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날 경제개발의 과정에서 탄광에서 일한 사람들을 모두 합하면 우리나라에는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막장에서 일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그분들의 가슴에 멍이 들지 않도록 부탁합니다. 그렇잖아도 힘들고 어려운 때입니다. 말 한마디, 용어하나라도 남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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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080917 읽어보다..많은것을 생각하게 되어서 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