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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의 금액 or 형태를 고민중인 분들께.
게시물ID : love_276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삼억퇴
추천 : 6
조회수 : 1192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7/05/01 23: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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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연애 혹은 그것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에서 많은 여성들, 아니 여성이라고 표현하기에 조금 어렸던 여자아이들은
늘 손편지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것은 직업, 성격, 취향을 막론하고 xx염색체를 가진 그 또래에게는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특징으로, 
그것을 바라지 않는 어린여성의 비율은 마흔을 넘어서도 화장을 하지 않는 여성의 비율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손편지' 이름만 들어도 끔찍하기 그지 없는 그 물건은 금전적인 값어치는 단 1원도 없으면서,
이별 후 처리하기는 가장 골치아픈 물건이다. 그러한 부정적인 요소들을 차처하더라도 그것을 만들어 내는데는 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가
필자, 아니 우리 남자들에게 손편지 세네장을 적어내는 일은, 차라리 며칠 공사판에서 일 하고 돌아와 명품지갑 하나를
선물하는것보다 훨씬 힘들며, 괴롭고, 하고 싶지 않은 영역의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들(xx염색체를 지닌, 20대 대다수, 아래부터는 그들로 통칭하겠다.)은 손편지에 집착하는것일까?
 
왜 "오빠, 편지 한 장 써주는게 그렇게 어려워"? 라고 이야기 하는 것 일까?
그들이 편지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알기 위해서, 첫 번째로 파악해야 하는 것은 연인사이의 선물이 갖는 의미에 대한 정의이다.
선물은 크게 두 가지 분류로 나뉜다.
연인에게 받는 선물.
연인을  제외한 관계에서 받는 선물.
첫 번째로 섹슈얼한 관계에 있지 않지만, 가까운 관계의 사람이 줄 수 있는 선물의 정의는 '필요' 이다.
친구, 가족, 동료 등의 관계에서 선물이 주는 의미는 뭘까?
자동차에서 늘 묘한 냄새를 풍기는 친구에게 방향제를 선물하거나, ​식탐이 많은 친구에게 치킨쿠폰을 보내주는 것.
즉 선물을 받는 객체에게 가장 필요한 무엇인가를 찾아 건네주는 것이 보통의 관계에서 '선물'이 갖는 정의이다.
 
연인 사이의 선물은 이러한 '필요' 와 전혀 다른 방향의 접근이 필요한데, '그들'이 원하는 손편지 역시 이러한 접근에서 보면
매우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4세가 넘으면 만화, 영화, 부모님 등으로 부터 '사랑' 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교육받는다.
사전적 의미의 사랑은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을 뜻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실현과 표현의 수단으로 우리 사회는 '희생'을 내세운다.
한 때 선풍적인 붐을 일으켰던, '웨딩피치' 라는 TV만화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서로 사랑하는 남녀 주인공은 평생을 싱글로
살다가 악마가 된 적에게 전기 고문을 당하면서도 경쟁하듯 끊임없이 서로에게 손을 내민다.
 
그 손만 내밀지 않으면 둘 다 괴롭지 않을 수 있는 순간에도, 고통을 향해 자꾸만 손을 뻗는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사회에서 사랑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이 '희생' 이기 때문이다.
 
자기 희생을 통한 사랑의 증명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방법으로, 여성은 아름다워 보이기 위해 스스로를 기형으로 만드는 코르셋,
전족등의 전통을 만들어왔고(남성의 만족을 위해 강제되었다는 시각을 배제했을 때) 여성을 위해 목숨까지 희생하는 남성을
아름답게 표현한 컨텐츠는 인류 역사에 그 수를 셀 수도 없을만큼 산재해 있다.
 
각설하고, 다시 '손편지'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와, 구구절절 펼쳐놓은 서론을 정리해보자.
'그들' 이 원하는 손편지는 결국 '희생' 이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남성들이 가장 하기 싫고, 어려운 일에 대해 요구하는 것이다.
당신은 나를 위해 이만큼 희생할 수 있지? 라는 질문에 답을 받고 싶은 것이다.
대다수의 남성들이 '손편지' 작성에 즐거움을 느끼는 날이 온다면 그때도 '그들'은 손편지 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요구할까?
절대 아닐것이다.
 
자, 우리는 오늘 '손편지' 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당신의 연인이 당신을 사랑하는가에 대한 통찰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상대가 당신에게 바라는 선물이, 당신의 '희생'인가? 혹은 그녀의 '필요'인가?
연인이 당신에게 바라는 선물이 그녀의 필요라면, 당신은 더 이상 그녀에게 매력적인 존재가 아니다.
단지, '필요'를 충족시켜 줄 제2의 아빠거나 친구일뿐이지.
 
'기왕이면 필요한 선물을 주면 좋지'. 라는 말은 당신 입에서 나올지언정 상대에 입에서 나올 수 없는 문장이다.
당신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 없이 희생하라. 그것은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필요를 위한 그 '무엇인가' 는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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