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베스트에 있는 양심적병역거부자와 대체복무에 대해
게시물ID : sisa_2768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잡채
추천 : 2
조회수 : 13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12/10 17:54:50


저는 사실 문재인의 "대체복무제"를 보고 정말 문재인을 찍어야 한다고 실감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국민 눈치를 봐야 하는 정치인의 입장에서 극소수에 불과한 병역거부자를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것은, 정말 사회적 약자, 소수를 위한 인권 변호사 문재인의 모습이며 자신의 정치철학에 있어서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 문재인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병역거부자. 베스트에 있는 여호와의 증인 같은 사람도 포함됩니다. 요즘은 여호와의 증인 뿐만 아니라 수많은 종교에서 병역거부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님 중에도 있어서 기사화 된 적이 있었죠. 양심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어감 때문인지 사람들이 따라야 하는 '일반적인 사회의 도덕의 기준'이라고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요.-저도 옛날에 그랬고- 사실 양심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입니다.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의하는 양심의 뜻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자기의' 입니다. 양심이라는 것은 개인적인 것으로, 내가 채식을 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양심적 채식주의자인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육식을 하는 사람이 비양심적이라고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양심은 개인적인 것이니까요.


우리 나라가 민주주의를 정치체제로 채택하고 있는 이상, 개인의 행위의 도덕적 가치관이라는 뜻에서 양심이 가지는 가치는 아주 숭고합니다.  그 양심은 기본적으로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 자유주의의 근간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우리 헌법은 '양심의 자유'를 명시해 개인의 양심을 강력하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어떤 개인이 양심적인 사유에 의해서 병역을 거부한다면, 그 사람에게 양심을 포기하고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달라는 부탁을 할 때는 국가가 저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국가에게 설득할 의무가 있는 것이죠. 그것이 개인과 국가의 바람직한 균형의 모습입니다. 병역을 법적 의무로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그 의무를 이행하고싶지 않다면 너를 전과자로 만들어서 이행하지 않게 해주겠다.-3년 징역을 산 전과자는 병역 면제 대상입니다.-하는 징벌적 성격의 대처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것도 아니며 공포에 의해서 개인의 양심을 탄압하는 모습일 뿐입니다. 국가의 존재목적이 개인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정당성의 측면에서도 굉장히 위태롭죠.


그렇다면 이제 안보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모든 나라가 그렇지만, 휴전 국가인 우리 나라의 경우에 특히나 국방의 문제는 심각한 중요성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양심적병역거부자들이 빠진다고 해서 안보에 위협을 줄까요? 그 사람들, 지금도 병역 이행 안 합니다. 감방 갔다가 전과자가 되어서 병역면제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국방에 있어서 치명적이라 하는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전과자가 되는 게 무서워서 군대에 간 상황입니다. 그들이 군 전력과 사기에 심각한 결함을 만듭니다. 당신은 종교적 이유로 집총을 거부하는 그 사람에게 등을 맡기고 적과 싸울 수 있나요? 전 차라리 그 사람들한테 뒷선으로 빠져서 여자와 아이들을 안전한 곳에 피신시키라고 하겠습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20에서 군의 현대화를 위해 군 병력 총원을 대대적으로 감축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예비군 300만여 명을 150만 명으로 반토막 내어 정예군으로 꾸리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150만 명 안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들어갈 자리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 사람들은 말 그대로 극소수이니까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한다고 해서 결코 안보에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베스트에 있는 여호와의 증인분 글에 달린 댓글들의 분노는 "나는 군대를 갔는데 너는 고작 종교적인 사유로 군대를 빠지겠다고?" 하는 불평등에서 나오는 감정인 것 같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대체복무를 허용해달라는 게 정말 형평성의 문제에 있어서 균형을 해치는 것일까요? 그 사람들 지금 병역 이행 안 합니다. 3년간 옥살이를 하고 전과자가 되어서 예비군 훈련도 안 받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사회 봉사를 맡겨서 병역 이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주는 것이 형평성을 해치는 것인가요?


그런 제도를 만들면 양심을 가장하는 비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비판하실 수도 있습니다. 딱 그러지 않을 만큼 제도를 구축하면 됩니다. 고난이도 사회 서비스를 맡겨 병역 이상으로 힘든 일을 시키면서 그 이상으로 장기간 일하게 하면 됩니다. 예비군 훈련 때마다 똑같이 사회 봉사를 맡기면 됩니다. 개인의 사상은 다를 수밖에 없는데, 양심의 기준이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옥살이를 하고 전과자가 되어서 평생 살아야 하는 운명은 너무 가혹하다는 얘기입니다.


대체복무제는 국가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생산력이 가장 왕성한 20대 3년을 옥살이하며 전과자가 되어서 이후 사회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 청년들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경제적인 보탬을 만들고, 그들로 하여금 고난이도 사회 서비스 분야를 맡겨 사회적 복지까지 증대시킬 수 있는 신의 한 수입니다.

그렇게 좋은 정책이라고 할지라도 휴전 국가에서 병역 거부를 허용한다는 것이 국민 정서에 굉장히 위배되는 것일 텐데, 그것을 대선 전에 발표하는 문재인 후보의 정직함에 박수를 보내고, 그렇게 극소수의 인권을 위해서 정책을 펴는 그 단호하고 굳은 정치신념에 저 같은 소시민은 존경을 표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